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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님께서 20076240541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꿈꿰 No.6님,

저는 백수된 입장으로, 자신을 찾고 있는 사람으로, 제 경우를 말씀드릴까합니다. 어떤 분인지 한번 뵙고 싶네요.

저는 지난 9월말에 회사를 그만두고 여지껏 백수입니다. 자발적 백수라고 하고 싶네요. 회사를 그만둘 당시, 그만두지 않을 이유도 많고, 그만둘 이유도 많았습니다. 그 이유들이야 별 것 아니 것들이었지만, 어찌보면 가장 큰 이유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상황을 단순화시키기 위해 이유들을 적어보고는 그만둘 이유가 몇개 더 많다고 그만두어 버렸습니다. 그만둘 이유를 더 많이 찾은 것을 보면, 제가 그것을 더 원했기 때문이다라고 해버렸습니다.

저는 저에게 안식년(7년마다 한해씩 쉬는 것)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1년을 놀 작정을 했는데, 지금 9월째인데, 1년 놀 자금을 다 써버렸습니다. 헤헤헤. 그래도 마음은 편합니다. (저는 아직 딸린 식구가 없습니다. 홀가분하지요.) 아직도 덜 논 기분입니다. 제대로 찐하게 여행을 못해보았습니다. 호남의 들판을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돌며 천천히 즐기고 싶습니다. 한곳에 며칠씩 머물면서 너른 들판을 보고 싶습니다.

저는 행동보다는 생각이 많은 편이라, '절박함'이란 잘 생기지도 않고, 생겼다가도 다시 머리 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뒤섞여서 뭔가를 잘 만들어내지도 않더군요. 아직 그만큼 차오를 때가 아닌가보다 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유형의 사람에겐 마지막 순간이 와서 꼭 둘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순간에야 그 절박함이 다가오는 게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썻던 방법이 양쪽의 리스트를 적어보고는 그냥 많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었긴 하지만요.

3기 연구원 지원해서 지금 공부중인데, 거기서 좋은 방법 하나 얻어 소개합니다.
첫번째 모임에서 자신의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에게 하는 5분의 연설을 준비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그것을 준비하는 동안, 여러가지를 돌아보게 되었고, 제 과거와 미래를 단순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죽음의 그 순간에까지도 아쉬운 것은 무엇인지가 지금 살아있는 내가 할 일을 가르쳐 주었고, 남겨질 가족들에게는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다보니 그동안 못해준 것들만 생각나고.... 그랬습니다. 5분 동안에 할 말이다 보니 길게 이것저것 말 할 것 없이, 오직 한가지 밖에 안 떠오르더군요.
이 연설문 쓰기는 자신을 탐색하는 데 좋은 방법 같습니다.

온전히 자신과 재미나게 노시고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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