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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일 15시 53분 등록

결국 이렇게 사람들에게 고민을 풀어놓고 맙니다.

제게는 5~6년 사귀어온 남자친구가 한 사람 있습니다.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착하기도 하고, 삶에 대한 넘치는 열정보다는 일상을 이끌어가는 성실함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 일이나, 저의 생각도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대부분 이해해 주는 편 입니다.

문제는 제 자신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저희 만남을 강하게 반대해 오셨습니다. 당신들의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였습니다. 사회적 지위, 경제력이 저보다 낮은게 문제였습니다.

남자친구를 보시지 않고 반대하실 때에는, 헤어질 이유가 공감되지 않아서 계속 만남을 지속해 왔었으나, 보신 후에도 반대하실때에는 저도 많이 갈등스러웠고,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은 별로 행복할 것 같지 않아서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후에도 가끔 만났습니다. 감정이 나빠져서 헤어진 것이 아니다 보니 그렇게 되더군요.

그러다가 부모님이 모든일에는 때가 있다고..하시면서 제가 정 그사람이 좋다면, 결혼을 허락한다고 하십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저는 그 동안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경제적인 것도 둘이 함께하면 큰 문제 안될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려고 보니, 다른 사람의 케이스들하고 비교가 많이 됩니다. 제가 왜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해야 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제가 이상한거겠지요.

무엇보다, 제가 그런 비교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게 되어버렸습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겠지만, 제가 좀 덜 스트레스 받을 만한 조건의 사람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면, 이별을 결심(?) 합니다.

그러다가도, 이렇게 저랑 잘 맞고, 좋은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면 결혼을 결심(?) 합니다.

그 동안 너무 좋은게 좋은거라고..생각해 온게 문제일까요..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좀더 현실적인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만났어야 하는걸까요..

사람이 좋은 것 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을까요..


제 문제는 무조건 제가 대접 받으려고 한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어려움도 감당하기 싫어라 하는 것 같아요. 이런 제 심리 상태에 대해 혹시 조언을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항상 차려진 밥상, 어긋남이 없는 미래..이런걸 바라고 있네요.

나이(33), 사회적 지위(?) 에 걸맞지 않게 마음이 자라지 못해서 창피하네요..

그래도 저에게 조언 부탁드려봅니다.

감사합니다.


IP *.122.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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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자
2008.10.01 17:05:21 *.163.171.19
결혼을 앞두고 흔히들 가질 수 있는 고민인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며 궁금했던 것은 부모님께서 반대하셨고 본인께서도 종종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이별을 결심할 정도로 조건이 그다지 좋지 않은 사람에게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 다시금 결혼을 결심하게 하시는가였습니다.

사실 결혼 전에 봐왔던 좋은 모습이 결혼 후에도 계속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그렇다고 조건 좋은 사람 만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자신에게 결혼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져 보셨으면 합니다.
혹은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결혼생활이란 어떤 것일까 하는 질문도 좋겠구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원하시나요? 아니면 능력있는 남자를 만나 물질적인 여유를 누리며 삶을 즐기는 모습에 끌리시는지요. 물론 전혀 다른 모습을 그려보실 수도 있을 겁니다.

자신에게 많이 질문하고 그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강조를 드린다면 중요한 것은 '솔직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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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란
2008.10.03 15:28:50 *.143.170.4
고민이 잘 해결되지 않을때,,,현재의 시점에서 고민하던걸 잠깐 멈추고,,죽음의 시점으로 나를 끌고가서 곰곰히 생각해보면,,,종종 후회없는 원칙을 발견하곤 합니다...

"과거 그때 그 시점에 어떤 결정을 했어야 후회가 없었을까~~~" 하고 말이죠~~^^

좋은 결과 얻으시기 바라구요,,,,끝으로 제가 생각하는 결혼관은,,,,
"평생 도와주고 싶은 사람을 만나서,,그사람의 꿈과 비젼과 행복한 성장을 위해,함께 늙어가며 옆에서 도와주는것입니다~~" 상대방도 나에 대해서 그런 생각이라면,,무조건(다른 조건없이) 평생귀인이겠지요,,,,^^

받으려고 하니까 계산이 복잡해집니다,,,주려고 하면 나만 잘하면 되는거지요~~^^ 문제의 핵심은 "이사람을 평생 도와주고 싶은가?" 하는것이겠지요~~ 3평강공주님3~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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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10.04 01:16:18 *.131.127.69
저의 생각으로는 님이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기혼자 님의 말씀처럼 결혼을 왜 할려고 하는지를 생각하여 보시고 선택을 하셔야겠군요

저의 생각은 그저 그러한 선택을 하시는데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
사람은 항상 가진 것, 주어진 것보다 갖지 못한 것,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갖고 싶은 것 더 많은 것을 욕심내어서 가지고 있는 것마저 잃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을 통해서 부족하거나 갖고 싶은 것을 이루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님은 자신을 열심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며 성실함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저로서도 결혼하느냐 안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생각과 태도로 결혼을 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혼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당히 많은 여성들이 결혼을 가족의 보호로부터 남편의 보호로 전환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자식으로서는 별다른 책임과 의무없이 보호 받을 수 있지만 아내로서는 상당한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아버지도 엄마도 그리고 오빠도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남편이라는 가족이외의 타인과의 생활은 자신의 역할이 타인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를 생각해야합니다. 사람마다 아내나 남편에게 거는 기대와 역할이 다르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기대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과 자신에게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는 살면서 변화 할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존중, 책임, 보호, 그리고 지식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기술처럼 노력해서 갈고 닦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모든 면이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라 어떤 한 두가지의 만족스러움을 통해 나머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들을 해결하거나 견디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한 두가지의 만족이 사랑이나 경제적 안정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외에도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과 취향이나 어떤 특질때문 일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한 두가지의 만족이 두 사람 사이에서 오래동안 지속될 수 있기위해서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고 유대를 강화해주는 희망이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살아가는 것은 이성적인 것이 아니라 보다 더 감성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여야 합니다. 자신의 감성을 잘 이해하고(내가 그를 사랑하는가?) 사랑하는 이의 감성을 이해(그는 나를 왜 사랑하는가?)하고 그리고 감정들을 잘 관리하고 표현하여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함께 하는, 또는 돕고 싶은 희망과 목표(경제적인 안정이나 이루고 싶은 꿈)를 위한 동기화로 활용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동정이나 배려가 아닙니다. 안일과 만족도 아닙니다.
그래서 사랑에 대해 생각할 때는 이성적인 판단이나 노력에 앞서 보다 감성적인 끌림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면 그것은 의지로 만들어지지 않기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정서적인 끌림이 있다고 하더라도 부족한 나머지 것들은 이성적인 판단과 노력을 통해서 보완하고 개선해 나아가야만 합니다.
삶이란 복잡하고 모순에 차 있습니다. 그 와중에서 잃거나 잊기도 하고 또는 소홀히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을 시작하는데는 감성이 필요하지만 사랑을 지키는데 이성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하나 봅니다.
오래동안 사랑받기 위해서는 성실과 진실함을 통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준비가 되어 있다면 결혼하시고 만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때를 기다리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선택하시면 그 길에 매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 눈 파시지 마시고 ...
왜냐면 세상의 모든 길은 한 곳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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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8 14:58:23 *.98.66.50
참 좋은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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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핑
2008.10.07 13:05:08 *.128.113.67
지금 곁에 있는 분과 결혼을 하시면 분명 지금의 고민들이 원하든 원치않든 붉어져 나와서 위기 아닌 위기가 생깁니다. 그때되면..왜 내가 이사람하고 결혼했을까..그냥 부모님이 반대할 때 다른 사람하고 결혼할 걸...하는 생각이 드실겁니다...물론 아닐수도 있구요..더 행복해질 수도 있죠..

그러나, 이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하고 결혼한다고 해서 다른 고민이나 위기가 오지 않는건 아니라는 것이죠..

중요한 건 마음가짐 같아요. 사람만 좋다고 결혼이 모두 행복한 건 아닙니다.
상대방의 마음보다도 본인이 스스로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상황이와도 결정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보다는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더 절실합니다.

제가 보기엔 지금의 그 고민은 결혼전 여성분들이 많이 겪는 고민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중심만 잡고 있으면 절대 넘어지지 않습니다.

"항상 차려진 밥상, 어긋남이 없는 미래..이런걸 바라고 있네요."라는 문구....

모든 여성분들이 바라는 마음일겁니다.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면 되는거죠....생각대로 하면되구~~~라는 광고도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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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08.10.07 19:02:53 *.160.150.52
어긋남이 없는 미래를 원하는 완벽한 성격의 소유자일수록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인것 같습니다.
게다가 결혼은 인생최대의 선택문제이기도 하지요.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을 자세히 보세요.
그사람 안에있는 빛나는 아름다움이 있는지 말입니다.
사람을 대하는 따뜻함 . 자신의 삶에 대한 성실함.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때 긍정적인 마음.
님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

그런 사람이면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만약 님이 조건좋은 다른 사람을 소개받으면
외양적 조건은 낳아보여도 그런 빛나는 아름다움이 존재하는지 파악하기도 어렵답니다.
대강 조건 맞으니 마음정해서 결혼해야 한다면, 그렇담 그만큼 행복하기 어려울지도 몰라요.

남 보이기에 좋은것이 중요한지
진정 내가 행복한것이 중요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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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009.08.07 18:12:07 *.122.170.6

이 글을 올린지 열달이 다 되어 가나봅니다.
저는 결국 이 남자분과 결혼을 했습니다.
좋은 님들의 여러 조언들 감사합니다. 제가 저의 생각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셨습니다. 
삶이 여기서 새로 시작되지는 않지만, 모습을 바꿔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아무리 연애를 오래 했어도, 결혼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준비와 노력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다행스럽고, 행복한 것은.. 제 남편은 제가 지난 8년간 알았던 것 보다 더 좋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저 또한 이 사람이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다시한번 조언을 남겨주신 님들, 우리 글을 읽어주신 님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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