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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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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8일 13시 57분 등록
안녕하세요?

예전에 구본형선생님이 쓰신 책들 읽고 받았던 감명들을 떠올리며

이렇게 상담 부탁드려요 ㅜㅜ

저는 27살 여자구요. 세달 전에 교통사고가 나서 인대 수술 받고 지금은

집에서 요양 중이에요. 목발짚고 다니구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데 시간을 너무 허비해서요.

전에 서울에서 혼자 살때는 저의 이런 성격을 잘 알아서 일부로 TV도 없애고

컴퓨터도 없었는데 지금 시골집에 내려와서는 완전 무방비네요.

밤마다 '내일은 영어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글쓰기도 연습하고 해야지'

하고 내가 왜이러나 자책만 하고 다음날 아침이 되면 정규방송에 케이블에

이것 저것 돌려보다 인터넷하고 게임하고 금방 하루가 끝나고.

매일 이짓을 반복하고 있어요. 이동하기가 편하면 도서관이라도 가겠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구요. 물론 다 맘먹기 나름인건 알지만 머리로만 알고

실천하질 않네요. 집으로 내려와서 완전 현실감각도 없어진 것 같고

앞으로 내가 뭘 해야할지 그냥 이렇게 편하게 살아도 되나 싶어서 많이

불안하네요. 좋은 조언 부탁드려요.

IP *.106.6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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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7.09.19 10:52:12 *.128.229.23
그냥 실컷 놀아 보세요. 인생을 살며 지금같은 휴가는 다시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촛점을 가지고 노는 것이 좋겠군요. TV 를 무작정 돌리는 것 보다는 주제별로 가세요. 예를들면 이번 기회에 보고 싶은 몯근 영화를 다 본다거나, 아리랑으로으로 시작하여 아리랑으로 하루를 끝내세요. 그러다 지치면 책을 보세요.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올해 번역된 책 중 최고의 책 중의 하나랍니다.

쉴때 푹 쉬세요. 쉬어야 할 때 일을 생각하고 일을 하면 쉴때를 그리워 하게 마련이지만 지금은 별 수 없이 쉬어야 하는 강제 휴가니 느긋하게 보내세요. 그대신 산지 사방으로 흩어쓰지 말고 시간을 하나에 몰아 쓰도록 하세요. 몰아쓰면 그게 바로 성과와 직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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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2007.09.20 18:18:36 *.106.63.109
구본형선생님이 직접..^^ 좋은 답변 감사드려요. 근데 제가 세달 동안 너무 푹 쉰것 같은데...^^;; 누구보다 제 자신을 잘 알기에 이런 제가 더 실망스러워요. 나중에 분명히 엄청 후회할 걸 알거든요. 27년동안 늘 이렇게 변명만 하고 잔머리만 굴려서 해놓은것 하나 없이 빚만 있는데. 아직도 철이 덜 들었나봐요. 그게 고민이에요.
10년 가까이 막연하게 하고 싶어한 일이 있어요. 의사다 변호사다 이렇게 딱 떨어지는 일이 아니여서 그냥 막연하게 국제정치나 외교쪽에 관심이 많이 가는데 아직 제대로 그쪽 공부를 해보질 않아서 지금은 정말 내가 원해서 하고 싶어하는 건지 겉멋만 든 허상인지 분간이 안되요. 더군다나 10년이나 꿈꿔오면서 기본적으로 영어도 어느 정도 마스터하고 꾸준히 책이라도 읽으면서 내공을 쌓을수도 있었는데 이 핑계 저 핑계로 해놓은게 하나도 없어요. 되든 안되든 미친듯이 해볼수도 있을텐데 시동이 안걸리네요. 인생에 있어서 지금 엄청 중요한 분기점에 서있는것 같아요. 그냥 적당히 일하다 결혼해서 살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더군다나 그 이유가 저의 게으름 때문이라면요.
정말 말만 그럴듯하죠? 10년 동안 제 일기장에는 늘 이런 핑계와 후회, 다짐, 자책들로 가득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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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9.21 07:02:37 *.70.72.121
후후...
그래도 가장 중요한 목숨을 잘 보전하시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고민하고 있잖아요. 비슷한 또래의 귀자님의 오천만의 꿈에 올려진 최근 글을 읽어보시고, 나름대로의 계획과 반성을 모색해 보심은 어떨런지요.

우리는 서로에게 배우고 나누는 친구이자 스승이니까요. 우선 발목의 인대가 잘 낫길 바라며, 어차피 당분간은 활동적인 일보다는 사색하며 앞날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설계해 보심이 유익할 것 같군요.

사람이 늘 그래요. 무엇을 하려고 하면 막히는 것 같고, 막상 시간이나 여건이 주어지면 정작 생각해 왔던 것들을 까먹거나 안하게 되지요.
가을도 깊어가고 다시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애달아 하는 건강한 그대 모습이 좋아보여요. 하지만 이것을 30대, 40대에 가서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말도 안 되는 끔찍한 일이지요? 그래요, 그런데 또 시간이란 놈이 그렇게 빨리 속절없이 지나가 버리기도 하지요. 그러니 지금 그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바로 실행에 옮겨보도록 하세요. 이 참에 독서를 왕창 해보시는 것도 좋고요, 남은 20대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를 모조리 글로 풀어서 정리해 보는 것 등. 생각하기에 따라 할 일이 아주 부지기수로 무진장 많걸랑요. 그동안에 상처가 아물고 내면은 깊어질 수 있을 거에요. 이만하면 불편하게 된 다리에게 잠시 고마움을 전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미 벌어진 일에 힘빼기보다 이를 계기로 새로운 경험과 지혜를 짜보시면 어떨까 그리고 우리 함께 이런 고민들을 해나가며 자신들의 소중한 경험들을 나누면 또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에 충분할 거에요. 쾌유를 빌게요. 은숙님,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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