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 이용
  • 조회 수 3373
  • 댓글 수 4
  • 추천 수 0
2008년 7월 17일 11시 06분 등록
오늘도 늦은 아침에 깨어질 것 같은 머리를 일으켜 일어나서 화장실도 뛰어갔다 왔습니다. 조금은 우울한 기분과 함께요. 그러나 그 우울함의 정도는 많이 옅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써니님, 거암님, 백산님, 햇빛처럼님...많은 분들의 조언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제 삶에도 조금씩 안개가 걷히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 동안 혼자서 대면하기에도 아니 생각하는 것 조차도 두렵고 부끄러웠떤 저의 어린 시절, 지난 기억들과 대면했습니다. 때로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때로는 죄책감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런 경험이었지만 후련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꿈을 꾸었습니다. 어린 날 새엄마에게 학대받는 저를 외면하셨던 아버지에 대한 꿈이었습니다. 어린 날 아버지가 많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철이 들기 시작했던 시절, 제가 엄마라고 부르던 사람이 친엄마가 아니고 새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새엄마의 모든 행동들이-저를 학대하는 모든 행동들-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는 친아버지인데 왜 제가 학대받는 저를 보호해 주시지 않는지...때로는 새엄마 편에서 저를 더 혼내기까지 하신 것을요. 아버지도 제게는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싫었구요. 그런데 그 날 밤 꿈에서 저는 두려워서 말도 잘 못 붙였던 아버지께 저의 한풀이를 하고 혼자서 소리치며 어딘가로 뛰어가는 행동을 했습니다. 정말 후련하고 통쾌한 기분을 느끼면서 잠에서 깨었습니다.

스스로 그렇게 의식하고 생각을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자주 마음이 가벼워지고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 제가 부끄럽다고 느꼈던 일들이 전혀 부끄럽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자주 겪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정리해야 할 많은 일들이 남아 있습니다. 저의 직업과 관련된 부분들, 그리고 부채와 관련된 부분들,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인간관계와 관련된 부분들 등등...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풀어 나가려고 하지만 아직은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도 하고 머릿 속이 복잡해지곤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 속 실체없는 두려움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그냥 무작정 견디어 내던 저의 지난 날을 이제는 반복하지 않으려구요...
IP *.253.238.119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8.07.17 12:10:32 *.36.210.11
우선 한결 가뿐해진 님의 글에 반가움 전합니다. 그렇게나마 꿈 속에서 무언의 잠재의식과 한판 벌인 것에 대해 축하드립니다. 아마도 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하는 우주의 섭리가 깃들였으리라고 보여집니다.

평범한 일상 가운데서 어느 한 문제를 결정하는 일이라면이야 빠른 판단과 결단에 의한 실행이 좋겠지요. 하지만 이미 한 사람의 개인사에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습관과 환경이라는 부분이 내재한 일상 생활이란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보니 이것 저것 얽히고 설키는 부분이 많아 쉽고 간단하게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기가 다소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우선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일의 선후를 가려 판단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상황에 따라 걱정을 하면서도 쉬어도 되는 경우가 있고 우선 당장에 그 일부터 처리해 나가지 않으면 안돼는 긴박한 경우가 있습니다. 여러 모로 마음이 복잡하고 심경이 어지러울 것이 이해가 됩니다만 우선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해결의 실마리와 모색을 간구하여 가장 최적의 합당한 방안을 찾아나가야 하리라고 보여집니다. 하다못해 날품이라도 팔겠다고 하는 강력한 정신력으로 몸과 마음을 단단히 무장하여 잘 헤쳐나가기를 바랍니다.

님께서 걱정한 대로라면 이것 저것 보고 듣고 망설이고 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사력을 다해 이 상황을 뚫고 나가겠다고 하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의 일념으로 당장에 가장 급한 일부터 해결해 놓으신 후 자신을 되돌아 보아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일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예상치 않게 부딪히는 상황들과 함께 울고 웃고 부대끼다 보면 생각지도 않게 얻어지는 생생한 경험이라는 것이 생겨나고 그러한 가운에 체득되는 경험만이 자신에게 가장 절실하고 위대한 깨달음을 동반하며 자원과 자산으로 남겨질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고는 맨날 고민해 보았자 공염불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그러니 모쪼록 우선에 본인의 직업과 직장의 능률에 대해 그리고 부채에 대해 차근히 잘 대처해 나갈 계획을 세우시고 전력을 다해 몰입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러고 나면 다소 여유가 생기고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확장된 자신과의 담담한 대면을 해 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더운 여름 고생하시네요. 하지만 사람 사는 게 별건가요. 저도 그렇고 다 고만 고만한 가운데 노력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쪼록 보다 나은 일상으로 강력한 출발을 기원합니다. 자신감과 환한 미소를 띠우며 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념을 가지고 새롭게 출발 합시다. 아자!!!
프로필 이미지
거암
2008.07.17 14:13:07 *.244.220.254
"삶의 어두움을 견디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고통 역시 개인의 몫이다. 각자에게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있고 나눌 수 없다.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지고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 친구들끼리 나눌 수 있는 것은 짐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혼자 그 긴 길을 갈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짐을 각자 지고 함께 가는 것이다. 외로움은 함께 있으면 훨씬 낫다." <마흔세살에 다시 시작하다> 중에서

이용님!
하루를 시작으로, 새롭게 한 걸음 디딥시다. ^^ 화이팅!
프로필 이미지
햇빛처럼
2008.07.17 14:35:03 *.169.188.175
이용님..

치유의 여정은 항상 밝음이 아니라 어두웠다가 밝기도 한다는 것을 몸소 느끼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마음이 하루 아침에 바뀌어서 어둠이 물러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엷어지고 밝은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함을 충분히 만끽하시기를 바랍니다.

다른 분들 만큼 생각이 깊지 못해서 얼마전에 다시 읽은 사부님의 글을 님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실컷 돌아다니며 마음껏 보고 싶었다.

아름다운 산과 강 그리고 바다와 햇빛이 “가슴에 역력해지면”
거기 가 닿으리라고 믿었다.
“마음속에 넘쳐나면 그 때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생각했다”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이 서구적 배움의 방법이라면
‘느끼는 만큼 알게 되는’ 접근법이 동양의 그것이다.
자연 속에서 시간을 넘어 내가 만나고 싶은 것은
이미 이곳을 살다간 사람들의 안으로 쌓여 ‘넘쳐나는 마음’이다.
그들의 이야기로부터 나의 이야기로 바뀌어 가는 변곡점에 내가 있고 싶다.
그때 생각은 없어지고, 마음만 남을 것이다.

구본형 - 떠남과 만남 중에서..

무엇이든 마음에 넘쳐나면 그것이 무엇인지 아시게 될 것입니다.

차면 넘친다..차야 넘친다..제가 입에 달고 다니는 소리중에 하나지요. 님도 차곡 차곡 채워가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08.07.18 01:42:56 *.131.127.87

꿈은 인간의 현실적인 문제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칼 융은 그것을 공시성 이라고 말합니다.


님의 꿈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부터의 해방를 의미합니다.

두 번 다시 가위눌리는 꿈은 꾸지 않을 겁니다.

운명이 바뀌는 순간입니다.

확신하건대 새 삶에 축복이 있을 겁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