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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님께서 20089161515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전 그냥 이렇게 공부하다 성적맞춰 대학가서 취직하고 그런 일상적이고 무의미한 삶을 살고 싶지
않답니다. 짧게, 혹은 화려하지 않게 살더라도 정말 제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제가 제 모든 것을 받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안나양, 기특한 고민을 하고 있군요. 자신에 대해 이토록 애쓰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이네요. 내 아이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덧 글을 달아보아요.

안나양의 이야기가 십분 이해는 되지만 짧은 삶을 살게 되더라도 자기다운 삶을 찾아 모두걸기를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어쩐지 약간은 염려스럽기도 하군요. 아직은 그럴 수밖에는 없기도 하겠지만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이런 말들을 나도 했었지요. 하루를 살아도 제대로 살고 싶다고. 하지만 지금 마흔 중반의 나이에도 그런 날은 쉽게 오지 않더군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인생이란 그리 만만한 하루살이가 정녕 아니랍니다. 또한 날마다 열정적으로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자고나면 일상이 펼쳐지고 배가 고프지 않아도 식사를 하며 누구나가 다니는 학교에 가는 매일 매일 무심히 행해지는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답니다. 언뜻은 똑같은 모양인 것 같지만 그리고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속내를 찬찬히 살펴보면 생활도, 환경도, 성적도, 취미도, 외모도, 꿈도, 개인사도, 생각도, 성향도, 태도나 습관도, 일처리 방식도 다 다른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지금 안나양이 해야할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이런 일상들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거나 분명한 의식을 가지고 몰두해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겠네요.

자신의 일을 찾기 위해 이렇게 상담을 하는 것도 방법이겠고, 읽을 만한 좋은 책들을 선정해서 탐구해나가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때 정작 또 알아야 할 것이 있군요.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봉착하지 않을 수 없지요. 먼저는 안나양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해보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살면 좋겠다고 하는 것이 그동안의 생활에 암암리에 배어있을 테니까요. 가족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든 환경적으로 느꼈든 선생님이나 친구 혹은 책을 통해서 생각해 본 것이든 자신은 이러이러한 것들을 좋아하고, 해보고 싶고, 하면 좋겠다고 하는 설계나 환상, 꿈 같은 것이 있을 거예요. 그것들을 찾아 적성과 흥미와 관심사와 잘 하는 것들을 연구해 보는 것이지요. 의외로 사소한 것들에 자신의 장기와 적성이 묻혀 있을 수도 있고요. 예를 들어 어떤 것을 하는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게 시간이 훌쩍 가버리곤 한다면 그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일 수 있어요.

그리고 정작 그러한 것들이 본인과 잘 어울리는 일인지, 직접 해보면 또 어떨지, 그 단계까지 오르는데 절차는 무엇이고 잘 견딜 수 있을 것인지 등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어려서는 누구나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고 마땅히 그러할 것 같지만 성인이 되면 대게가 보통의 생활을 영위하며 살아가게 되지요. 그것은 그들이 다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만큼 삶의 반경이 넓지 않고 깊지 못하다는 증거일 거예요. 그래서 실행은 없이 생각에 머물러 지내거나 무심히 잘 하겠지 방치하며 살다가는 간혹 실제에 부딪혀 어? 이게 아니구나, 혹은 못하겠네, 또는 생각보다 재미있네 등 여러 반응으로 나타나게 되겠지요. 잘 맞아 떨어지면 별 무리 없이 계획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겠지만 한 번 삐끗 어긋나기 시작하면 다른 일로 바꿔 이것 저것을 하는 사이 시간이란 놈이 훌쩍 세월을 잡아 먹기도 하지요. 그래서 쉽게 일상을 다른 일로 치환시켜 나가기가 힘들어 지고 차일피일 하다보면 매양 그 밥에 그 나물처럼 그럭저럭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랍니다. 그게 남의 일이 아니예요. 불과 5~6년 안에 안나양의 코 앞에 닥칠 현실적인 일이기도 해요. 아직은 너무 어이가 없고 두렵겠지요?

그러나 그러한 경험을 일일이 다 해볼 수 없으니까 혹은 그러면 너무 늦으니까 가장 쉬운 방법으로 근사해 보이는 사람들의 선택을 따라하게 되고는 하지요. 대게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만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좋은 위치와 환경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수도 없이 들어왔을 테지요. 그런데 이때 그 외양으로만 느껴지는 겉모습의 근사함에 반하기만 한다면 결코 득이 되지 못하거나 아무것도 내 것으로 이룰 수가 없겠지요. 그와 같이 하고 되려면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구체적인 실행에 옮겼던가를 알고 그대로 해야만 하겠지요. 보통은 한마디로 성적이라고 말하지만 이때 사실은 그들의 생활상의 패턴과 태도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지요. 예를 들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반드시 하루 1시간은 꼭 영어 공부를 한다든지 하는 일관성과 체계 같은 것. 그렇게 하면 잘 하지 못할 리가 없겠지요? 그리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것 등 일 수 있겠네요.

대상의 구체성을 떠나서 단기간에 본인에게 적합한 천직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아 그러다 보면 시간이 흘러가고 우선 당장에는 그냥 대충 만족하며 살아가는 일보다 훨씬 더 어려울지 몰라요. 어른들은 시도 때도 없이 말씀 하시죠.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지금 네게 주어진 것부터 잘해라. 네가 할 것은 공부고 성적을 잘 올려놓는 것이 중요하며 그래야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 또 강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시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심금을 울려주지 못하고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삶에 대해 실상을 체험으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약간 이상적이고 낙천적인 생각으로 하늘에서 감이 입에 떨어져주기를 바라는 조금은 안이한 생각을 품고 있기 때문일지 몰라요. 공부는 필요에 의하기보다 흥미를 느껴야 가속도가 붙는데 그 요소를 어떻게 북돋을 수 있을까를 선생님과는 성적과 관찰을 통해, 또 가족과는 습관과 태도를 통해 그리고 자연스럽게 시나브로 체득된 일상을 통해, 그리고 스스로의 경험과 탐구심 혹은 관심등을 통하거나, 친구와 가까운 또래들에게 자신의 특징에 대해 허심탄회한 느낌과 정보를 나누어 보면서 찾아 볼 수 있겠네요. 한 번 동원해 보세요.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고 반성의 계기도 될 테니까요. 흥미롭지 않나요?

나의 경험으로는 뭐니뭐니 해도 자신이 스스로가 애정을 가지고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요. 본인 만큼 본인을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부모님을 제외하면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부모님도 정작 자녀들의 속마음을 다 이해하실 수야 없지요. 가족이란 이럴 때는 흉허물을 너무 잘 알아서 고무시키고 장려하는 격려와 용기를 주기보다 냉정하고 엄격하기 이를 데 없기도 하지요. 왜냐하면 그것이 현실을 직시하게 해 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제까지의 우리 의식구조와 문화적인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러니 액면 그대로만 들을 것이 아니라 잘 헤아려서 알아들어야 하는 면도 있어요. 더러는 아닌 것을 너무 과장해서 칭찬해 주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지요.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과 상담자가 서로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은 이러한 의사소통이 원할이 되느냐가 관건이 되겠지요. 그러니 안나양도 자신과 이야기가 잘 통하는 책이든 사람이든 친구든 선생님이든을 만나서 진솔한 내면 이야기와 진로 상담을 할 수 있게 되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테니 고려해 보기 바래요.

그리고 무엇이든 어떻게든 자신에 대한 탐구로 선택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달려들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그 구체성이 예를 들어 대학은 어떻게 갈 것인지, 아니면 취업을 할 것인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의 대가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무엇을 차곡차곡 거시적이고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터득해 나가야 할 것인지, 그렇게 하려면 자신의 일과과 어떻게 재편되어야 하고 하루의 공부량이나 운동 혹은 취미 탐색에 대한 시간으로 얼만큼의 시간을 할애하며 노력을 집중해 나갈 것인지 등등을 집약적으로 몰두해 나가야 안나양이 이토록 고민하며 애타게 찾고 있는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받쳐서 자기다운 삶으로 우뚝 성장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그 일들이 여러 가지 경우의 수와 직간접적인 경험 가운데 선택 되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10년 이상을 몰두하지 않으면 스스로가 재능에 대한 차별성을 감지 할 수 없을지 몰라요. 왜냐하면 세상에는 안나양 뿐만이 아니라 여타의 많은 사람들이 거의 비슷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마라톤 경주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거든요. 누가 가장 오래 버티어 완주를 하고 그것을 더욱 자기것으로 사랑하고 아끼고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사회적 가치와 인정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것을 우리는 객관적인 능력 혹은 재능이라고 일컫기도 하는 것이구요. 일테면 안나양은 탐구심이 있어. 그리고 그 재능은 글쓰기야 라고 한다면 그것이 보다 객관성을 띠고 인정을 받으려면 그 계통으로 전통이 있는 어느 분야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고 통과해 인정을 받게되면 그로 인해 인지도와 명성을 높여나가게 되면서 자연적으로 여러 곳에서 글에 대한 원고 청탁이 들어오고 강연을 하게 되고 바쁘게 활동하게 되겠지요. 물론 부도 축적이 될 테고요.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관문을 통과해 내야만 하는 것이지요. 지금으로서는 그래서 한마디로 공부가 될 수밖에는 없을 거에요. 그 중에서도 영어를 잘 하면 좋아요. 영어를 못하면 성장에 한계가 생겨요. 크게 성장 하고 싶다면 영어를 우리말처럼 쉽게 할 수 있어야 하지요. 입에 달토록 말이예요. 그것은 무엇을 하든 필수 요소가 되어요. 미용사가 되든 소설가가 되든 빵을 굽든 제대로 자기 목소리와 타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면 소통을 할 줄 알아야 하니까요. 그래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 하고 안나양이 말하는 멋지게 한껏 기꺼이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되어 줄 거예요.

혹시 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상담코너에 가면 여러 가지 각종 적성검사랄지 성격검사 등등을 활용해서 타당성을 접근해 볼 수도 있을 거예요.

의욕과 순간적 열정으로 서둘러 생각하고 조급히 대처하기보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과 같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장인정신도 필요하답니다. 여러 일들을 경험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들의 연결성을 생각하며 하나로 집중시켜나갈 방안도 항시 구체적으로 모색해 나가야만 흩어지지 않고 공염불이 되지 않아요. 그건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고 돈을 모으거나 계획한 일들을 성취시킬 때도 별 차이가 없이 마찬가지로 통용이 되지요.

어린 그대에게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을까요? 왜 일이 그토록 중요하다고 생각했을까요? 이제는 이 모든 생각들을 떠나 생활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은 일 자체의 즐거움과 보수 뿐만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고 위안하며 안정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이 주는 행복감이 크게 우리 인생을 좌지우지 하는 세대에 살고 있기도 하고요.

끝으로 다시 간추려 볼께요. 나는 지금 안나양에게 영어 공부 열심히 하기와 자신에 대해 알기 그리고 사소한 것들에서부터 자신의 취미와 특성 관심사 등을 찾아보라는 것, 정해지거나 느낌이 오면 구체적으로 되도록 오래 뿌리가 뽑힐 때까지 달려들 작심을 하고 덤벼들어봐야 기술이든, 경험이든, 특기든, 장기든, 능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답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거라는 것 잊지 말고요. 마음의 성원으로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그대의 사색에 이 코너가 즐거운 산책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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