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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25일 07시 30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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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해냈다
- 프랜드십 리더십으로 강한 조직을 만드는 법,

CJ, 2008년 9월 16일

두 사람 중 누가 더 훌륭한 리더일까 ? 한 사람은 영웅이다. 사람들이 온갖 문제에 시달릴 때 짱 하고 나타나 단박에 문제를 풀어 주고 우리를 새로운 대안 속으로 데려가는 사람이다. 어려울 때 마다 우리는 그의 출현을 손꼽아 기다린다. 또 한 사람은 있는 지 없는지도 잘 모르는 리더다. 그는 늘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우리의 힘으로 풀도록 만든다. 애를 쓰고 땀을 흘리고 고생을 하여 새로운 해답에 이르게 되면, 우리는 외친다. "우리가 해냈다". 그가 한 일은 우리가 그 일을 해 낼 수 있도록 도운 것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뿐 아니라 스스로 품격을 높이도록 만든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의 저자인 짐 콜린스는 영웅적인 리더를 다섯 가지 수준의 리더 중에서 2 순위인 레벨 4의 자리에 놓아두었다. 가장 훌륭한 리더, 즉 레벨 5 리더는 바로 '우리가 함께 해냈다' 라고 외치게 하는 리더라고 역설한다. 영웅적인 리더를 겸손한 리더의 밑에 놓은 이유가 매우 설득력이 있다. 영웅적 리더는 홀로 조직을 구함으로 조직의 다른 구성원들을 무능력한 사람들로 만들게 되지만, 겸손한 리더는 자신이 떠나도 그 조직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키워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위대한 조직의 구성원은 구원을 기다리지 않는다. 스스로 구원할 뿐이다. 나는 조직원이 함께 힘을 모아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을 프랜드십 경영이라 부르고 싶다.

프랜드십 경영의 진수를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주) 미국을 방문한 사람이 여러 지역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몇 사람이 부상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그때 그 지역 주민의 반응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조금 과장하여 각 지역 주민들의 반응을 정리해 보자.

* 버먼트 주 : 이 지역의 주민들은 서로 방해하는 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한다. 부상자의 삶에 개입하지 않기 위해서 하던 일을 하고, 부상자들 역시 사고 현장에 그대로 누워 있다.

* 플로리다 주 : 사람들은 사고 현장에 둘러서서 눈물을 흘리면 부상자를 위로하고 그런 일이 일어나 참으로 유감이라고 말한다

* 뉴욕 주 : 주변 사람들과 부상자들이 서로 소리를 지르면 잘잘못을 따지고 있다

* 캘리포니아 주 : 경찰이 의료진과 첨단 장비 그리고 부상자의 정신적 충격을 돌볼 공중 정신과 의사와 함께 사고 현장에 도착한다

* 아이오와 주 :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할 때는 이미 인근 주민이 부상자를 자신의 차로 태워 인근 병원에 후송하고 나머지 주민들은 사고 현장을 청소하고 있다.

당신이라면 어느 주에서 살고 싶은가 ? 각각 장단점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아이오와 주민들의 방식이 마음에 든다. 아이오와 주 같은 반응이 바로 프랜드십 리더십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름만 그럴 듯하게 지어 부른다고 새로운 이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개념과 수단이 함께 제공될 때 현장에서 작동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프랜드십 리더십이 하나의 기업문화로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어떤 핵심 요소들이 필요할까 ? 프랜드십 경영의 요체를 다음과 같이 정의될 수 있다.

다르기 때문에 무한한 하모니를 창조할 수 있다.

"우리는 군대가 아니다. 모두 한 목소리로 군가를 제창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르다. 그러므로 심포니가 가능한 것이다. 다르다는 것, 그것이 우리를 위대한 융합이 가능한 집단으로 만든다. 다르다는 것을 서로의 강점으로 인정하고 그것을 창조력과 생명력으로 인식한다." 이것이 프랜드십 경영의 기본 철학이다. 서로의 존재와 강점에 대한 인정을 위와 아래 그리고 수평적인 관계의 기본으로 삼는다. 다름을 고차원적인 조화로 이끌어 냄으로써 웅장한 심포니로 전환시킨다. 다름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다.

프랜드십 경영이 이루어 지려면 상사는 명령하고 지시하는 관리자여서는 안된다. 상사는 리더이고 지휘자여야한다. 팀원들은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지만 지휘자에게서 눈을 떼어서는 안된다. 눈을 떼는 순간 팀의 조화는 깨어지고 홀로 독주하게 된다. 누군가 홀로 독주할 때 팀은 사라지고 화음도 사라지고 관객도 떠나게 된다. 열정이 무대를 지배하게 하라. 그러나 화음을 지켜라.

상처가 치유되기 전까지는 너무 빨리 용서를 약속하지 마라

조직 안에는 여러 사람이 모여 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성격과 기질이 다르다. 다름이 힘이지만 다름은 또한 오해와 갈등을 만들어 내기 쉽다. 평범한 우리는 종종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한다. 즉 나와 다르면 틀렸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잠시 우리들의 대화를 들어 보면 분명해진다. 무의식적으로 다름을 틀림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 사람 나와 틀려. 우리는 성격이 틀려. 우리는 서로 틀린 생각을 가지고 있어' 라고 말한다. 그렇다. 다름을 다름으로 받아들이려면 틀림을 받아들일 만큼 열려있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관용이다. 그리고 틀림을 받아들이는 것이 용서다. 다름이 우리가 인정할 수 없는 선을 넘어 조화를 깨뜨리게 될 때, 누군가 독주하게 되어 나의 영역을 넘어서고, 개인과 팀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 우리는 다시 재통합의 치유과정을 거쳐야한다. 마치 갈라진 살이 합쳐 제 살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쉽게 용서해서는 안된다. '괜찮아, 그 정도야 뭘' 이라고 쉽게 말하지 마라. 용서는 용서를 견딜 수 있을 만큼 상처가 치유된 다음에나 가능한 것이다. 오해가 생기고 갈등이 생기면 쉽게 봉합하려하면 안된다. 상처는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쉬운 용서는 재발을 만들어 내고, 그때는 다시 좋은 동료가 되기 어렵다. 따라서 그 일 그 행동 그 말이 나에게 어떻게 쓰라린 상처였는지 상대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진심을 가지고 비난이 아닌 고백으로 내 느낌과 고통을 전하고, 상대가 이해하고 조심하고 배려하게 만들어야 서로 신뢰가 깊어지게 된다. 이것이 오해와 실수를 학습과 교훈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이다.

일에서 밀리면 관계에서 비굴해 지기 쉽다

프랜드십 리더십은 자신의 역할은 누구보다 더 잘해 내야한다는 원칙 위에 서 있다. 그 분야의 전문가여야한다. 첼로가 약하거나 콘트라베이스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오케스트라의 질은 깊지 못하다. 최고의 성과를 내는 팀이 되기 어렵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매일 애쓰고 훈련해야한다. 학습이 필요한 이유다. 누구든 관계에서 당당해 지려면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자기를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영역을 지키지 못하면 의존하게 되고 일방적으로 의존적인 관계로는 프랜드십 경영은 불가능하다. 프랜드십 경영은 쌍방 의존적이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으로서는 독립적이어야한다. 가장 독립적인 사람들이 서로 의존할 때 최상의 하모니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기억하라. 협업과 팀의 성과를 이야기 할 때 최고의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음악은 곧 어울림이기 때문이다. 고품격처세술의 대가인 공자가 왜 그렇게 음악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는지 생각해 보라. 바로 개인과 조직이 만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바로 음악이기 때문이다. 메시지는 간단하다. 일에서 밀리지 마라. 그러면 관계에서 비굴해지고 팀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없다.

경영환경이 좋지 않다. 미국 5개 투자 은행 중 3개가 서브모기지 관련 유동성 위기로 사라졌다. 투자은행 서열 4위인 리먼 브라더스는 파산신고를 했고, 3위인 메릴린치는 BOA에 합병되었다. 그린스펀은 '한 세기에 한번 일을 법한 일'이라고 우려를 나타낸다. 미국의 금융 위기가 세계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고 한국 역시 글로벌 시스템의 일부로서 어떤 일이 어떻게 연쇄적으로 발생할지 모른다. 그러나 경영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경영을 해야한다. 그것이 경영자의 운명이다. 그리고 직원은 경영자의 영원한 파트너다. 어떤 경우든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가 새로운 기회로 도약할 수 있어야 위대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 때다. 가장 창조적이고 가장 유연하고 가장 서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때다. 프랜드십 리더십은 이런 요구에 가장 잘 부응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자. 그리고 서로 최상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자. 그리하여 최고의 연주였다고 말하자.

(*주) 이 사례는 제임스 마치 James G. March의 '문학에서 배우는 리더의 통찰력' On Leadership 에서 정리해 가져왔다.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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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
2008.09.25 15:26:56 *.160.150.17
사진이 아주 보기 좋습니다.
인간이 할수 있는 가장 행복한 모습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자유와 행복의 냄새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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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8 13:01:45 *.41.140.132
사진도 보기좋고 요새 제가 서있는 입장에서의 고민이랑 너무 맞아떨어져 빠르게 읽어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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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3 08:44:41 *.160.80.20

프랜드십 리더십.

친구같은 경영.

언듯, 우리나라의 문화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상명하복의 군대문화의 잔재가 남아있는, 

아직 6,70년대의 문화를 그리워하는,

조직의 유령들이 남아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더이상 그런식의 커뮤니케이션방식은 통용되기 힘들겠지요.

서열과 직급의 위계에서 나오는 리더십이 아닌,

동료애와 사랑, 관용, 헌신에서 나오는 리더십이 

다가오는 세상을 지배할 것임을 알고있습니다.

그 세상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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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 18:19:35 *.212.217.154

조직원이 서로의 강점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조직,

그 핵심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있겠지요.


사람사이의 관계가 진실되어

돈 이상의 가치를 이끌어 내는 조직이

많은 어려움을 넘어

영속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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