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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3일 07시 09분 등록


청년들을 잘못 키우고 있어
오직 복종하게 만들어
사슬로 묶어두지
밥으로 묶고 관계로 묶고
권위로 묶어
이빨이 다 빠지고 발톱도 없어 
늙은 동물로 순치되었어
안전한 우리에서 서로 싸울 뿐
밥만 먹여주면 어디든 좋아

청춘은 호랑이로 변하는 때야
자기를 발견해야해
세상을 향해 씨뻘겋게 울부짖어야해
삶의 의지로
이빨과 발톱을 쑥쑥 만들어 내야해

2009237823761.png

선생을 찾아가면
스승은 강요하고
젊은 것은 강요를 좇아가지
거기서 그치면 안돼
시키는대로 하기를 그만하고
제멋대로 해보는거야
스승에게 배운 모든 기법을 던져버리는거야
그러면 외로워져
비로소 맹수가 되는 것이지

그러나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신출내기는 아니야
스승의 기법을 녹여
변용된 순수를 가지고 있어
힘이 뻗치는 젊은 맹수
외로워야 범이 되지  
모든 외로운 젊음은 호랑이
들개처럼 떼로 몰려 다니지 않아 

(역시 캠벨을 활용한 습작)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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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9.02.03 20:13:20 *.157.123.232
그래서 범은 혼자서 어슬렁 거리나 보다. 히히히

나는 범이다. 어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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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2009.02.03 22:56:29 *.109.116.18
캠벨을 활용한 습작 시리즈 정말 멋집니다.

*****************************
살아있는 것들

살아있는 것들을 먹어야
산다
모가지를 댕강 잘라버린
대파에서 다시 움이 터오고
검은 보자기를 덮어 놓은 콩 뿌리가 돋아난다
현미 한 알 한 알 다시 생명이 되고
겨우내 죽은 듯 소리도 없이
고구마에서 감자에서 싹이 돋았다

나는 죽은 듯 소리도 없이 살아있는 목숨
겨우내 숨막히는 집안에서
죽지 않고 생명을 키우는 것들.
살아있었구나
살아있는 것들을 먹어
나도 살아야지

(*^^* 부끄럽네요ㅎㅎ
요즈음 집에서 콩나물도 키우고
대파도 화분에 심어 두고 베어 먹고 그러다가 문득
싹이 나지 않는 콩나물 콩, 닭이 되지 못하는 달걀
이런 것들 생각도 나고
그러다 캠벨 생각도 났습니다)

캠벨을 활용한 습작 시들 정말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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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9.02.04 04:01:33 *.160.33.149
시의 모양으로 다시 해석하다 보면 그의 책을 여러 번 다시 씹어 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자유로운 영혼은 정말 멋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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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픔씨
2009.02.04 04:32:22 *.222.40.55
저도 이 시가 좋아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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썽이리
2009.02.04 09:08:38 *.48.246.10
흥분되는데요. 구쌤이 책을 구상하실 때 느끼시는 그 기분이 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죽은 신화학자의 살아있는 싯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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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4 13:57:05 *.148.137.244
아,, 너무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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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9.02.05 14:13:45 *.190.122.154
스승은 넘어서야 할 그 무엇...

후학이 선학을 뛰어넘을 때만이 선학으로서 보람이 있고 후학으로서의 할 바를 다한 것이며, 이로써 학문은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요. 여기에 진정한 선학다움이 있는 것이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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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4 14:24:46 *.150.248.46

스승을 죽이고,

그 위에 올라서는 이가

진정 스승을 빛내는 제자가 아닐까?

https://youtu.be/0IzlhHz6U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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