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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7일 08시 14분 등록


운명

운명은
발을 걸지 않는다
뜻있는 자의 멱살을 잡아 채
진창에 빠뜨리지 않고
오히려
빛처럼 앞서 가
길을 열어준다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은
태만을 방기한 죄
방심하여 깨어나지 않는 것은
살아있음을 버리는 것이니
먼저 자기를 구하지 않고 
남을 구할 수 없다

어두운 열정을 극복하고
야만에 굴복하지 않을 힘이 있으니
깊은 곳에서
소리쳐 부르는
열정을 운명의 안내자로 믿고 따르되
멈춰설 곳을 지나쳐서는 안된다

젊은이가
세상을 내 것처럼 살 지 못하면
이미 늙은 것이고
때가 되어 세상을 양보하지 못하면
노욕이 우리를 더럽히는 것이니

그대 어깨의 무거운 짐을 벗기고
삶이 그대를 놓아줄 때 까지
운명이라는
떨림을 놓쳐서는 안된다
     (- 캠벨을 기리며) 200911781342961.png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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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9.01.17 11:11:00 *.160.33.149
내가 사는 이곳은 높다. 산에 내린 눈은 잘 녹지 않는다. 도로에 내린 눈이 다 녹아 흔적 없어져도
산에 내린 눈은 아직 눈이 올 때 내린 눈처럼 살아있다. 생각의 눈이 내린다. 세상을 다르게 덮어 버리는 흰눈같은 생각의 눈이 내린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살고 싶은 대로 살아도 죽지 않는구나. 글이 쓰고 싶을 때 글을 쓰고 책이 보고 싶을 때 책을 읽고 낮잠이 눈을 감기면 스르르 퍼져 잔다. 차를 마시고 싶으면 차를 마시고 노래가 듣고 싶으면 노래를 듣는다. 뜨거운 차 한잔을 후후 불며 마실 때, '땡'하고 문자 하나가 날아 들었다. 사랑하는 나의 선생님, 어깨를 기댄 골짜기 숲의 향기가 납니다.

맑은 공기가 그리워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신발을 신고 산으로 간다. 눈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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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7 22:47:40 *.129.78.32
삶이 나를 놓아줄때까지..
구본형 선생님의 마흔세살에 다시 시작하다를 읽으며
마흔 둘,
저의 나이는 변화를 꾀하기에 구선생님보다 한 살 더 어리니
희망적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슬몃 웃기도 합니다.
텔레비전을 없애고
거실을 서재로 둔갑을 시켜놓고
쇼파에 앉아 너무 즐거운 미소를 띄우니
작은딸아이가 뭐가 그리 좋으냐고 묻습니다.
'앉아서 책이 꽂힌 책장만 보고 있어도 이렇게 흐뭇한데
텔레비젼 보는 시간대신에 책읽을 시간이 늘어났으니 이 얼마나 좋으냐고'했더니
딸아이가 벌꺽 화를 냅니다.
좋아하는 tv프로그램 볼 수 없어 자기는 너무 슬프고 속상한데 엄마는 웃는다며 말입니다.

그런데
텔레비젼을 없애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화를 벌컥 내던 아이도 어느새 적응을 하였습니다.
텔레비젼을 없애면
아이들은 특히나 유행어에 민감한 시기인지라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 당할 수도 있다는
지인의 조심스러운 지적에
내심 걱정도 했었는데
아이들과 대화도 늘어나고
책읽을 시간도
신문읽을 시간도
음악을 들을 시간도 늘어나서 정말 유익합니다.

아마도 앞으로는 구선생님 보러 더 많이 놀러올 시간이 주어질것 같습니다.

선생님과 동시대에 살고 있음이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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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2009.01.17 22:55:21 *.155.44.104
기축년 새해에는 나를 일으키고 단련하는 좋은 책들과 더불어
이렇듯 짧지만 강렬하게 가슴을 울리고 의미를 깨닫게 하는
시 들도 많이 접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벌써 몇 개 책상위에 적어놓고 외우고 있는중인데..
선생님이 지으신 글이라 그런지 더욱 소중합니다
좋은글 가슴에 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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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6 12:55:38 *.212.217.154

운명이라는 떨림을 따라 세상을 바꾸려는 터무니없는 소망으로,

오늘하루 내 안의 욕망을 탐해봅니다.

찌릿찌릿한 그 울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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