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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4일 11시 32분 등록
고객을 감동 시키는 법 1 - 서비스의 수혜자, 그들을 사로 잡아라
2008년 5월 14일, 교원,

고객이란 무엇인가? 비즈니스의 전부다. 고객을 가지고 있으면 이미 경영자이며, 고객은 없고 일만 있으면 위태로운 월급쟁이다. 월급쟁이는 그 운명을 관리자의 선처에 맡기고,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직업인은 그 운명을 고객에게 건다. 부지런한 월급쟁이는 월급과 승진을 위해서 일하고, 좋은 직업인은 고객의 만족과 감동을 위해 일한다.

월급쟁이는 왜 초라한가 ? 팬 fan 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한 일에 박수를 쳐주고, 환호하고, 침이 마르게 나를 칭찬해주고, 다른 사람에게 나를 선전해 주는 내 서비스의 마니아 mania 가 없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하지만 늘 상사의 지시와 명령에 시달리고 나의 주도성을 상실한 월급쟁이로서의 나는 시시하다. 나는 없고 해야 할 일만 잔뜩 가지고 있는 당나귀, 늙은 기색만 보이면 씩씩한 젊은 당나귀로 순식간에 대체되는 운명, 이것이 월급쟁의의 상징이다. 너무 심한 표현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른 더 좋은 표현이 있다면 찾아보라. 내 생각엔 월급쟁이의 핵심은 그 운명이 다른 사람의 손에 쥐어진 의존성이다.

반면, 자신의 비즈니스를 가지고 있는 직업인은 이미 경영자다. 독립했든 회사에 적을 두고 있든 그들이 어디에 속해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성과를 내고 고객을 감동시킨다. 이 점이 핵심이다. 좋은 비즈니스맨은 ‘감동한 고객’이라는 팬과 마니아를 가지고 있다. 팬과 마니아를 가지고 있는 사람, 그것이 바로 스타다. 고객의 환호와 충성심으로 스타가 되면, 그들은 더 이상 초라한 월급쟁이가 아니다. 일에 시달리는 월급쟁이에서 팬과 마니아를 가지고 있는 전문직업인으로 전환하는 것, 이것이 직장인의 혁명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중요한 고객이란 누구인가 ? 시장에 존재하는 고객만 고객이 아니다. 회사의 내부에도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래서 내부고객과 외부고객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내 생각에 그렇게 우스운 표현은 없는 것 같다. 그런 표현은 피상적인 것이며 비본질적이다. 고객이 어디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본질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고객이 어디 있던 그게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 고객의 본질은 바로 ‘서비스의 수혜자’라는 점이다. 내 서비스의 수혜자 그것이 바로 고객이다. 따라서 고객은 내 일의 목적이다. 나는 왜 일하는가 ? ‘내 고객에게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비즈니스맨이다. 나는 왜 일하는가 ? 라는 질문에 ‘먹고 살기 위해서’, ‘월급날을 위해서’, 라고 말한다면 그것이 바로 초라한 월급쟁이인 것이다. 그들에게 일은 품삯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삶은 지루하고 시시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 자신에게 물어보자. 내가 출근하여 매일 하고 있는 내 일의 수혜자는 누구인가 ? 영업사원에게는 시장에 존재하는 바로 그 고객들일 것이고, 일정한 매출과 수익을 요구하는 회사가 바로 고객일 것이다. 인사부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좋은 근무환경을 바라거나 좀 더 좋은 복리후생을 요구하는 모든 직원이 바로 고객일 것이다. 나는 내 서비스의 수혜자인 고객을 위해 일하는가 ? 아니면 내게 회사의 이름으로 일을 맡긴 상사를 위해 일하는가 ? 고객은 없고 상사만 의식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은 월급쟁이다. 그러나 내가 맡은 일의 고객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그의 직무와 직책이 무엇이든 훌륭한 직업인이며 유능한 비즈니스맨이다. 잭 웰치는 GE를 개혁할 때, 이 점에 유의했다. ‘자신의 상사를 향하여 해바라기처럼 머리가 돌아가지만 고객을 향해서는 엉덩이를 돌려 대고 있는 조직’, 그것이 바로 당시의 GE였고, 그런 GE를 고객중심적인 기업으로 재창조해 내는 것이 개혁과 혁신의 본질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선언했다. 그 과업에 많은 성취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그는 여러 약점에도 불구하고 20 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누가 내 고객, 즉 내 일의 수혜자인지 알았다면, 나의 모든 초점은 고객 중심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이 작업을 위해 가장 먼저해야할 일은 내가 하는 일을 나 중심에서 고객의 기대 중심으로 전환하는 언어적 재편의 단행이다. 이런 뜻이다. 업무 분장표나 업무 기술서에는 대부분 직원들이 해야 할 일들로 빼곡이 채워져 있다. 만일 교육 담당자라면 아마 이렇게 쓰여 있을 것이다.
1. 일 년에 두 번 전 직원을 위해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
2. 전직원 대상으로 1인 10 시간 년 간 교육을 실시할 것.... 그리고 계속 해야할 리스트들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내가 할 일 위주로 표현된 것이지 교육 서비스의 수혜자인 고객의 관점으로 기술된 것이 아니다. 이 직무 기술서의 내용을 고객관점으로 다시 표현 한다면 아마 이렇게 정리될 것 같다.

1. 나(=고객)는 일 년에 10시간의 전문성 강화*1 교육을 받았다. 이 교육은 내가 전문가를 위한 자격증 취득*2 에 도움을 주었고, 가장 빨리 현업의 업무를 파악*3 하는 데 기여했고, 창의적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는 많은 아이디어*4 를 제공했다.

이 새로운 직무기술 속에는 교육을 받는 직원, 즉 고객의 기대 수준(고딕체로 쓰여진 4 가지)이 수혜자의 입장에서 명료하게 명시되어 있다. 10시간의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교육을 통해 창조되는 혜택, 즉 고객 입장에서의 수혜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다. 내가 직장에 다닐 때, 나는 내 직무 기술서를 모두 이렇게 다시 써 상사와 협의했다. 일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겼다. 그러자 내가 왜 그 일을 하는 지,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 일해야 고객이 바라는 것을 줄 수 있는 지 명쾌하게 알 수 있었다. 이런 직무기술 방식은 당시 IBM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역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본사 부회장까지 이 방식이 추천되기도 했다.

실질적으로 이렇게 하여 나는 하는 일의 의미를 묻게 되었고, 일을 끝마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의 혜택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 비로소 상사의 명령과 지시를 따르는 의존적 존재에서부터 내 일을 내가 알아 찾아 하고, 결과를 고객에게 묻는 스스로의 자율경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상사를 보는 관점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그를 위해 그가 시키는 일을 했지만, 나중에는 그 역시 내가 고객을 위해 일하는 것을 지원하고 돕는 나의 스폰서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우리 팀은 비로소 고객의 만족과 감동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 조직이 될 수 있었다.

고객 중심의 기업은 슬로건과 이벤트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이 일상을 통해 매일 하는 그 작업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 분야에서 서비스 제공의 관점을 ‘위에서 부여받아 끝내야 할 일’ 로부터, ‘고객의 기대를 충족 시켜 주지 않으면 끝날 수 없는 서비스’로 인식하는데서 부터 출발한다. 지금 자신의 업무 분장표나 직무 기술서를 꺼내 보자. 그리고 고객의 관점에서 내게 기대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기술해 두자. 새로운 관점은 관성화되어 메너리즘에 빠진 나의 일상을 깨운다. 나는 이것을 직장인의 갈릴레오나 코페르니쿠스적 관점 전환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천동성을 지동설로 바꾸었다. 관점 혁명이 이루어 진 것이다. 그것이 인류의 진보를 만들어 냈듯 우리는 더 이상 무력하고 시시한 월급쟁이가 아니라 팬과 마니아의 격려 속에서 차별적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훌륭한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한다.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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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윤
2008.06.16 11:51:03 *.199.250.121
언젠가 읽었던 "열광하는 팬"이 생각나게 하는군요~~. 오늘은 나를 찾아오는 고객을 웃게 해 주어야 겠군요..., 아니 늘~그렇게........, 이곳 제주에는 비가 내립니다. 이번주 내내 비가 내린다고 하네요~. 비 날씨가 계속되지만 마음만은 뽀송뽀송하게 해 드려야 겠습니다... 내 사랑하는 고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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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연
2008.07.08 15:58:06 *.77.134.89
음.. 아쉽게도 저는 시시하고 답답하기만 했었던 월급장이였나 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다니긴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그 일이 계속 발생되는게 싫어서일 뿐, 내 서비스의 수혜자를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즉, 일의 주체자는 여전히 "나"일 뿐이고 내가 편하기 위해 일을 한 것입니다. 소장님의 글을 읽고나서 똑같은 현상이라 할찌라도 그 속에 무겁게 누르고 있는 본질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실천할 때에 바로 경영자마인드를 갖춘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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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2008.08.17 21:38:03 *.33.208.209
고객의 의미...
정확히 안다고 했는데 이제 더 명확해 졌습니다..
구본형 선생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IBM 의 조직문화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직장동료들과 고객의 의미를 공유하기 위해서 어찌해야 할까요?

그러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데..
쉽지않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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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4 18:00:20 *.212.217.154

많은부분 동의하지만,

현대 대부분의 이익집단 본질이

'아래서 부터의 착취' 라는 생각으로 바라본다면, 조금 불편하게 해석됩니다.

기득권이 현체제를 유지하려는 달콤한 당근 같은 것들로 보이네요,

물론 선생님의 말하신 핵심은 그것이 아니겠지만,

강신주의 표현으로 '자발적 노예'인 월급쟁이가

자신이 노예가 아님을 스스로 속이는? 그런 얃은 수가 될 수도 있지 않을지요?

그런식으로 바라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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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7 11:55:57 *.212.217.154

몇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글을 읽고 씁니다.

조직문화에서 조직원들을 다독이고 조직역량을 강화시키려는 노력은

지난 몇십년간 고도로 정교해지고, 세련되 졌습니다.

'자기개발서' 분야 또한 그러했지요,

조직의 경영진의 입맛에, 

혹은 주주자본주의시장원리에 따른 원리에 맞게 성장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 조직되고 의도적인 '자기개발'시장의 발전과 한계속에서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은 의도된 시장요구와는 다른 온기가 있습니다.

그것이 선생님의 글이, 생각이, 말씀이 가진 힘이겠지요.


더 넓고 높이 볼 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꾸준히 앞을향해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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