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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6일 14시 38분 등록
고객을 감동 시키는 법 3- 불평하는 고객을 반드시 내 팬으로 끌어들여라
교원, 7월 2008

일하다 보면 가장 미운 사람이 내 일에 불평을 토해내는 사람들일 것이다. 더욱이 성의를 다해 꽤 열심히 일했는데도 이런저런 꼬투리를 잡아내 찌푸린 얼굴로 무례하게 혹은 조근조근 조여오면 정이 뚝 떨어져 이 일 그만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고객이라는 이유로 폭군처럼 무례한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때는 고든 베둔 같은 사람이 그리워질지도 모른다. 항공업계에는 한때 컨티넨털 항공사의 CEO 고든 베둔에 대한 일화가 떠돌았다. 어느 승객이 탑승도중 승무원에게 무례하게 구는 것을 목격한 베둔은 그 승객에게 비행기값을 물어 보았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그만큼의 현금을 꺼내 건넨 다음 그를 비행기에서 내 쫒았다. 물론 이 이야기는 실화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이메일로 퍼트렸다. 그들은 베둔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사람을 위해서는 싸움을 불사하는 보스로 알려져 있었다. 직업인으로서 우리가 아무리 베둔과 같은 지원을 얻고 싶어해도 베둔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듯이 고객의 불평이 아무리 듣기 싫어도 고객에게 맞고함을 질러 댈 수는 없다.

불평에 짓눌려 불평을 두려워하지마라. 그대신 불평을 즐겨라. 왜냐하면 이렇게 될 때 우리는 직업인으로서 한 차원 높게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하며 나는 불평에 익숙해지기 위해 애썼다. 다른 사람에게 불평을 털어놓게 할 때 마다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불평은 내 일을 개선하는 가장 확실한 안내자였다. 그리고 내 상사에게 왜 이 프로세스를 당장 손 봐야하는지에 대한 가장 확실한 근거였다. 경영혁신실에서 일하면서 나는 회사의 고객만족 지표 중에서 불평 건수를 줄이는 목표를 없애 버렸다. 오히려 더 많은 불평이 더 쉽게 흘러 들어 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나쁜 것은 불평 건수가 늘은 것이 아니라 들어온 불평이 해결되지 않고 방치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불평의 해결에 치중했던 기억이 있다.

고객의 불평은 좋은 것이다. 나는 이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고객의 불평이 비즈니스를 돕는 훌륭한 조언인 중요한 이유를 들어보자.

1. 비즈니스의 목적은 고객을 돕는 것이다. 고객 스스로 자신이 받고 싶어하는 서비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해주니 고마운 일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또 시장의 욕구조사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을 낭비했을까 ?

2. 고객 역시 불평을 말하기를 싫어한다. 생각해 보라. 불평을 하기 위해서는 담당자를 찾아내야하고, 불쾌한 경험을 몇 번이고 반복하여 토로해야 하고, 시간을 낭비해야하고, 때때로 소리질러야하고 싸워야할 지도 모른다. 그런 부정적인 제약을 뚫고 기업에게 가장 생생한 경험을 전해주는 불평고객이야 말로 깎듯이 모셔야하는 회사 최고의 자산 중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3. 고객만족의 비즈니스적인 정의는 무엇인가 ? 그것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2년전 80 포인트였던 만족도지수가 작년에 85포인트로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 어림없는 일이다. 고객만족도 조사상의 지표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저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 둔 관리지표에 불과하다. 진정한 고객만족의 비즈니스적 정의는 단 한가지다. 재구매율이 바로 그것이다. '다시 찾아 오는 고객' 만이 고객만족의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만족한 고객이 다시 우리를 찾아 올 확률보다 불평을 가진 고객을 만족시켰을 때 그 고객이 다시 우리를 찾아 올 확률이 훨씬 높다. 불평이 해소되어 좋은 경험으로 전환되는 순간 우리는 평생 고객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4. 불평이 잘 해결되어 평생고객이 된 고객들은 자신이 겪은 이 특별한 체험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어한다. 이 사람들이 결국 당신이 한 훌륭한 서비스에 박수를 쳐 주고, 격려해주는 팬이 되는 것이다. 이때 당신을 대신해서 다른 이들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추천인으로서의 역할조차 수행하게 된다.

불평은 모호하지 않다. 확실하고 구체적이다. 불평을 받았을 때, 당장 해결책이 난감하여 어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불평을 받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불평에 접근해 들어갈까 ?

첫째는 깊은 관심가지고 들어라. 우리는 '관심의 경제' 속에 살고 있다. 이론 물리학자인 마이클 골드하버가 다음과 같은 말을 했을 때 나는 깊이 공감했다. "경제학은 희소성과 가치에 관한 학문이다. 그런데 정보와 지식은 넘쳐흐른다. 반면 관심은 희소한 자원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실상 관심의 경제 속에 살고 있다". 그렇다. 불평의 80%는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잘 들어 주기만 해도 해결된다. 고객은 우리의 실패와 실수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다.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만 잘해도 그들은 스스로 알아서 해결할 태도가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주는 것 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고객이 말하게 하고 우리는 공감하며 듣자. 그러면 그것으로 이미 치유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서비스는 인간적인 것이다. 그것은 관계의 문제다.

둘째는 관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해결 요령은 우선순위를 높혀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불평의 해결을 모든 일 보다 더 우선적으로 높여 두어야한다. 누군가 불평이 있어 해당 회사에 전화를 했다. 여러번 전화를 했지만 불통되었다. 고객은 더 열이 나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그는 고객에게 모두 중요한 회의 중이니 나중에 전화하라 했다. 고객이 전화에 호통을 친다. "고객보다 더 중요한 회의가 도대체 뭐야 ?" 그렇다. 고객보다 더 중요한 회의는 없다. 세계 최고의 회사들 중의 하나인 IBM을 1990 년대 초반에 생사의 기로에 서게 했던 원인을 한마디로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치 않고 '고객에 대한 오만'이라고 말하고 싶다. 최우선적으로 즉각 대응하라.

셋째는 고객의 불평을 개인화하라. 문제는 같더라도 사람마다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찮고 불쾌해서 빨리 잊으려는 일을 이 특별한 고객은 당신에게 전화하여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절대로 짜증스럽게 생각하지 마라. 평생고객을 만들어 낼 절호의 기회라고 여겨라. 당신의 팬과 매니어가 생겨나는 순간이다. 따라서 불평을 처리하는 개인적 프로세스를 개발해두는 것이 좋다. 회사차원의 불평해소 프로세스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것은 아웃 라인에 지나지 않는다. 고객의 불평은 개별화 되어 있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에 보완적인 개인적 프로세스를 만들어 두는 것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좋다. 자, 함께 머리 속에 그려보자. 씩씩거리는 고객이 나와 연결되었다---> 관심을 가지고 경청한다 --> 나는 공감한다. 고객은 내가 자신의 편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 고객이 원하는 기대수준이 무엇인지 알아낸다 ---> 가능한 몇 가지의 단계별 해결 옵션을 제시한다 ---> 해결책에 대한 동의를 얻어 낸다 ---> 고객의 불평을 최고의 우선 순위로 높혀 실행한다 ---> 결과를 즉시 고객에게 알려준다 --> 불평이 해결된 고객들을 별도 관리하여 좋은 일이 있을 때 마다 관계를 증진한다--> 한 달에 한 사람 정도는 내 팬과 매니어로 만들어 낸다 ---> 미리 불평의 요소들을 제거하여 최고의 서비스가 되게 한다.

나는 최근에 불평의 요소가 될 뻔한 일을 기회의 요소로 만들어낸 기분 좋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얼마 전 갑자기 맹장 수술을 하게 되었다. 긴급히 몇 개의 약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작업을 마쳤다. 일정을 조정하면서 가장 큰 숙제는 사흘 후에 있을 강연 하나였다. 나는 이 약속은 지키고 싶었다. 한 회사의 간부 전체가 참석하는 자리였고, 다른 강사를 추천해 주기도 어려운 주제였다. 몸이 아파 갈 수 없으니 이해는 하겠지만 당황스러울 것이다. 나는 모험을 하기로 했다. 맹장수술을 이제 간단한 시술이 되었지만 환자에게 일주일 정도는 꽤 고통스러운 회복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강연장에 도착한 나는 불편했고 목소리는 갈라졌다. 나는 고객들에게 오늘이 내 강연 인생중 가장 인상적인 무대라고 말했다. 수술한 사실을 알리고 훌륭한 강연이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했다. 경청해 주고 종종 소리가 갈라지더라도 이해해 주기를 요청했다. 100분 동안 나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강연에 몰입했다. 나는 최선을 다했고 그들은 훌륭한 청중이 되어 주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고마워하며 헤어졌다. 나는 한 회사의 사장과 간부들 전원을 내 팬으로 만들 수 있었다.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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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7 13:50:14 *.143.63.210

불만스러운 고객을 만족시켜 팬으로 만드는 과정은 마치

안티를 감동시켜 팬으로 만드는 과정과 비슷한듯 합니다.


반드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감정적으로 고객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거에요.


프로필 이미지
2019.01.04 01:57:37 *.212.217.154

우리는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과

고객 팬덤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


단순한 상품과 서비스는 그 가치가 산술적이지만,

팬을가진 그것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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