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구본형

개인과

/

/

  • 구본형
  • 조회 수 7527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8년 8월 26일 14시 41분 등록
리더십 에센스, 필 도라도 , 해냄,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일을 해 낼 수 있을까 ?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성과를 만들어 내도록 이끄는 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미국의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장군이 언젠가 이런 경험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미군 전차병은 소련군이 훈련시 연습하는 포탄의 열배를 소진했다. 비용이 어마어마했다. 탱크에서 포탄을 발사할 때 그 종류에 따라 200-1000 달러의 세금이 들어갔다. 훈련에 영향을 주지 않고 비용을 줄여야했다. 그래서 전차병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이 쏴야 능숙해지는 지 알아보기로 했다. 포탄소비를 줄이고 전차병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안된 비디오 시뮬레이션 훈련장비와 실제 사격 연습의 양을 부대 별로 달리해 성과를 측정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어느 기갑부대는 포탄을 가장 많이 받고, 다른 부대는 중간 쯤 받고 또 다른 부대는 가장 적은 연습탄을 받는 대신 시뮬레이션 훈련 시간을 늘였다. 그리고 주 사격장에 모여 똑 같은 수의 포탄을 가지고 누가 우수한지 경합을 벌렸다. 결과는 훈련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었다. 최고의 성과를 낸 기갑부대는 최고의 지휘관이 이끄는 부대였다. 좋은 지휘관은 어느 환경 속에서나 부하들이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이끌었다, 시뮬레이션 기법을 만들어 톡톡히 성과를 보았지만, 그들이 깨달은 것은 훌륭한 지휘자가 성공의 핵심이며 리더십이 바로 경영학의 진수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훌륭한 리더는 어떻게 최고의 성과를 얻어내는가하는 점이다. 이 점은 어떤 사람이 진정한 리더인가 라는 질문과 무관하지 않다. 영웅과 수퍼맨은 우리의 진정한 리더가 아니다. 적어도 최고의 리더는 아니라는 것이다. 영웅 리더의 문제는 그가 나타나면 조직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웅이 늘 행동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그가 나타나기 전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그저 '그'가 나타나 구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경영학자인 짐 콜린스는 '구성원들의 관심이 현실보다 리더에게 더 쏠려 있을 때, 조직의 평범함, 아니 그 이하를 벗어 나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학자인 스콧 피츠제럴드는 더 극적으로 이렇게 표현한다.
"내게 영웅을 보여다오. 내가 비극을 말해줄테니"
영웅과 수퍼맨은 카리스마와 단호함으로 적을 쳐부수고 우리를 영도하지만 우리를 무력화 시키고 쉽게 독선과 아집에 빠지기 쉽다. 독선에 빠진 사람은 반드시 권력과 영향력의 확대를 추구한다. 그래서 조직의 꼭대기에는 어느 곳 보다도 독선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영웅과 수퍼맨이 리더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그들이 나타나 모든 사람들의 고민을 영화에서처럼 단숨에 처리해주는 통쾌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 보다 더 현실적이고 훌륭한 리더는 구성원들과 함께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그들은 영웅도 수퍼맨도 아니다. 성숙한 리더의 결정적이고 차별적인 공통성은 본인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전해준다. 링컨이 극장에서 암살 되던 날 그의 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 그날 그의 주머니 속의 내용물들은 작은 상자에 담겨 보관되어 있다. 그 안에는 긁힌 안경, 돈 몇푼, 주머니칼, 조심스럽게 접힌 신문조각이 들어있다.

그 신문 조각에는 링컨이 날마다 벌어지는 전투 속에서 양 진영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매일 늦은 밤까지 홀로 백악관에 앉아 고민했다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기자는 전쟁을 끝내고 국가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링컨의 목표라고 적고 있었다. 이 작고 애처러운 종이 한 장이 링컨처럼 위대한 인물을 지탱하게 해준 열쇠였던 것이다. 이것은 아이러니다. 그러나 공인이 되어 그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이 끊임없이 해야 할 일은 훌륭한 공인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스스로 자기를 부추겨 세우는 일이었다. 링컨만큼 국민에게 귀를 기울인 대통령은 없었다. 전쟁 직후의 어려움 속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탄원 했다. 사열장에서 링컨을 본 한 병사는 '링컨의 얼굴에 극심한 정신적 감성적 긴장의 흔적이 가득했다'라고 표현 했다. 그는 책상에 앉아 있지 않았다. 형제끼리의 끔찍한 전쟁으로 두려움과 절망과 인간애와 희망을 동시에 느끼는 병사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았다.

여기서 우리는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법칙하나를 얻게 된다. 먼저 관심을 보내라. 우리는 '관심의 경제' 속에 살고 있다. 이론물리학자인 마이클 골드하버는 '경제학은 희소성과 가치에 관한 학문이다. 그런데 정보와 지식은 넘쳐흐른다. 반면 관심은 희소한 자원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실상 관심의 경제 속에 살고 있다' 고 말한다. 리더는 바로 이 점을 터득해야한다.

그러면 리더는 관심을 통해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 관심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진무하고 토닥거려주는 것으로 만족할까 ? 그렇지 않다. 훌륭한 리더는 관심을 통해 구성원들을 하나의 작은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들어 준다. 리츠 칼튼 호텔의 창립자인 호스트 슐츠는 이 과정을 극적으로 구현해 낸 인물중의 하나다. 그는 새 호텔을 개장할 때마다, 직원 오리엔테이션을 직접 주관했다. 지금 까지 45개의 호텔에서 그렇게 했다. 그는 모든 직원들, 보조웨이터, 객실 담당자, 룸서비스 요리사까지 신입사원들을 모두 불러 일렬로 세워 놓고 가장 중요한 질문 하나를 던졌다.

"이 호텔에서 나와 여러분 중 누가 더 중요한 사람입니까 ? "
"여러분입니다. 내가 월요일에 출근하지 않아도 아무도 모릅니다. 누구도 신경쓰지 않아요. 그러나 여러분이 출근하지 않으면 손님들에게 음식을 줄 수 없습니다. 침대도 정돈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저 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동안 슐츠는 3명의 총지배인을 해고했다고 고백한다. 그 중의 한 명은 슐츠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접시닦이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시켜야 합니까 ? "
접시닦이는 그럴 가치가 없단 말인가 ? 얼마나 오만한 말인가 ? 나는 이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면을 상상해 보았다. 어쩌면 사회의 밑바닥에서 시시한 일을 한다고 여길지도 모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종업원들이 자부심을 수여받는 졸업식 같아 보였다. 이런 종업원들로 가득한 호텔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내공이 든든한 리더는 자신이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조직 전체가 움직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 영웅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 사회는 영웅이 사라지면 결국 무기력에 빠져 또 다른 영웅이 나타나기를 기다리지만 진정한 리더는 자신이 사라지더라도 그 사회가 쇠퇴하거나 몰락하지 않도록 그 구성원들을 작은 리더로서 훌륭히 훈련시켜 놓는 것이다. 짐 콜린스는 약간 유치하지만 재미있는 표현으로 이런 성숙하고 겸손한 진정한 리더를 'Level 5' 리더로 부르는 대신 영웅과 수퍼맨들은 그 밑에 두어 한끝 낮은 'level 4'의 리더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얇다. 얇은 책 속에 터질 듯이 많은 메시지를 담아 두었다. 대충 읽으면 건질게 없어 보인다. 그러나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영양만점이다. 필독의 책이다. 단 작게 넣고 건더기가 남지않을 만큼 오래 씹어 넘기는 것이 독서 포인트다.
IP *.160.33.149

프로필 이미지
정명윤
2008.08.29 10:05:40 *.199.250.121
눈물이 납니다~~~~^^ 눈물이 납니다~~~~, 행복한 눈물이 납니다......,금방울고 눈물을 훔쳤습니다. 나는 선생님을 닮지 못하지만 닮으려고 애써 볼람니다. 나는 나라는 사람을 이끄는 리더 입니다. 나를 훌륭하게 이끌려면 이 글을 곱씹으며 되새김질을 열심히 해야 겠습니다. 오늘 행복하고 멋진 눈물을 흘리게 해준 구본형 선생님께 멀리 제주에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9.07.07 15:14:10 *.212.217.154

리더가 조직의 전부입니다.

좋은 리더를 기를 수 있는 사회가

곧 건강한 사회입니다.


좋은 리더들이 훌륭히 자라날 수 있는 사회를 그려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9.07.18 18:39:14 *.212.217.154

좋은 리더에 정답이 있을까요?


상황과 시대와 환경에 따라

때로는 좋은 리더가

정 반대의 리더가 되기도 합니다.


적절한 역할의 리더가

알맞는  자리에 있어야 하는것,

그것 또한 리더십의 하나이겠지요.


제 자리에 맞게

스스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되돌아 봅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3 서양이 동양을 찾는 이유 - 노자의 무위 철학 세번 째 이야기 [2] [8] 구본형 2008.10.30 10242
362 자연스러운 마음이 사라지니 예의가 생기고 예의가 사라지니 합리적 사고가 생겼다 [7] 구본형 2008.10.24 9124
361 전문가의 뜻을 세우고 절실하게 추구하라 [10] 구본형 2008.10.19 9197
360 누구나 칭찬을 좋아한다 file [3] 구본형 2008.10.12 6902
359 세상에 그린카드를 띄워라 - 나를 바꾸는 기술 한가지 [2] 구본형 2008.10.06 8229
358 우리가 함께 해냈다 - 프랜드십 경영 file [4] 구본형 2008.09.25 10922
357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딜레마를 즐겨라 -노자의 무위경영 첫번 째 이야기 file [5] [1] 구본형 2008.09.17 12093
356 문이 열려 있는 곳, 내가 당당해지는 곳으로 가라 [8] 구본형 2008.09.05 10684
355 자기경영은 자신에 대한 주술이다 file [5] 구본형 2008.09.02 10724
354 사람을 믿지 못하면 그 말을 쓸 수 없다 [3] 구본형 2008.08.26 8047
353 제국의 미래 [3] 구본형 2008.08.26 6745
352 물리학자와 함께 떠나는 몸속 기 여행, [2] 구본형 2008.08.26 7250
351 언제 회사를 떠나야 하나 ? - 자기진단기준 [5] 구본형 2008.08.26 22962
» 리더십 에센스 [3] 구본형 2008.08.26 7527
349 고객을 감동 시키는 법 3- 불평하는 고객을 반드시 내 팬으로 끌어들여라 [2] 구본형 2008.08.26 7004
348 상사가 공을 이루게 하라 [9] 구본형 2008.07.19 9929
347 NO 라고 말하는 법 [4] 구본형 2008.07.19 8224
346 목적을 합치는 법 [3] 구본형 2008.07.19 7079
345 한비자, 권력의 기술 [3] 구본형 2008.06.14 9974
344 서비스의 수혜자, 그들을 사로 잡아라 [5] 구본형 2008.06.14 68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