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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2일 14시 38분 등록

사재혁.jpg사재혁.jpg

자아경영은 자신에 대한 주술이다,  
2008년 8월

역도 선수가 바벨을 들어 올릴 때, 카메라는 늘 선수의 얼굴을 클로즈업시킨다. 나는 그 얼굴을 보는 것을 즐긴다. 운명 앞에 선 사람의 얼굴이 아마 그럴 것이다. 입으로 스스로에게 주술을 거는 모습을 볼 때 마다, 나는 자기 경영이란 바로 저런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자신의 속에서 가장 힘센 것을 끄집어내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는 모습, 그래도 엄습하는 두려움 앞에서 자기 보다 더 큰 것에 의지하여 그 두려움에 맞서려는 모습, 그것이 바로 자기 경영이다. 자기경영은 그래서 자신에게 거는 주술이다.

그러나 자기 암시와 주술만으로 효험을 보기는 어렵다.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사재혁은 하루에 5만 kg을 들었다고 한다. 두꺼비 기름에 고양이 눈물과 지네 다리를 섞어 만든 마법의 묘약이 효험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산 하나를 들어 올리는 연습과 훈련이 바로 주술의 효험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 역시 자기 경영의 진수를 말해주는 것이다. 훈련이 역도 선수의 몸을 역도 선수답게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경영은 끊임없는 매일 훈련을 통해 정신적 근육을 키워가는 것이다.

자기경영은 세 가지를 확보해야한다. 첫째는 인생이라는 올림픽 경기에서 내가 출전해야할 종목을 결정해야한다. 가장 잘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종목, 그것 때문에 내가 빛날 수 있는 가장 나다운 종목은 무엇일까 ? 이것이 핵심 질문이다. 의외로 이것을 알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다행이 우리는 직장에서 이것도 해 보고 저것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때 마다 그 일과 나의 어울림을 꼼꼼히 따져 보면서,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과제들을 찾아가야한다. 그러다 만일 '이 일이다' 싶은 것이 나타나면 그 일에 나를 걸면 된다. 종종 중년이 넘어서도 천직을 찾지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모색의 노력을 그쳐서는 안된다. 나도 마흔 세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나를 걸만한 일을 찾았다.

두 번째 자기경영의 요체는 훈련이다. 일단 가장 나다운 종목을 발견하면 땀을 흘려야한다. 땀은 매일 흘려야 약발이 받게 되어있다. 연습이 습관이 되어야 매일 할 수 있고 매일 해야 선수가 될 수 있다. 매일 연습하지 않는 수영선수가 출전할 수 없고, 매일 바벨을 들어 올리지 않은 선수가 가슴에 자기 이름을 달고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것과 같다. 학문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식의 깊이는 궁둥이 살'이라는 말이 있다. 어디서든 오래 끈기있게 매일 자기를 훈련한 사람들만이 영광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 길게 보아 인생은 그래서 공평한 것이고 살만한 것이다.

자기 경영의 세 번째 요체는 운이다. 운이 좋을 수도 있고 운이 나쁠 수도 있다. 역도선수 배도영은 다리에 쥐가 나서 경기를 계속할 수 없었다. 그가 넘어져서도 바벨을 놓치 못했던 장면은 우리를 안타깝게 했다. 유도 선수 왕기춘은 결승전에서 단 13초 만에 얼떨결에 한판패를 당하고 말았다. 모두 아쉬운 장면들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경기의 속성이다. 오늘 내게 일어난 불운, 그것이 나의 눈물이라면, 내일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행운 그것은 내 인생의 웃음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불운이 일어나도 내일 다시 바벨을 들어야 하고, 행운을 걸머지었다 하더라도 내일 다시 바벨을 들어야 한다. 인생이라는 올림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자세, 그것이 바로 자기경영이다.

인생전체를 기획할 때는 영원히 살 것처럼 긴 안목으로 다가서고, 실천을 할 때는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치열하게 매달려야한다. 그리고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언어로 주술을 걸어야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을 위한 주술. '내 꽃도 한 번은 필 것이다' 지금이어도 좋고 몇 년 뒤여도 좋다. 죽기 전 까지 누구든 한 번은 그 시상대 한 가운데 설 수 있을 것이다.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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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환
2008.09.02 17:15:49 *.34.17.28
이미지와 함께 보니, 사부님의 글이 더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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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9.03 11:17:24 *.36.210.42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을 위한 주술. '내 꽃도 한 번은 필 것이다' 지금이어도 좋고 몇 년 뒤여도 좋다. 죽기 전 까지 누구든 한 번은 그 시상대 한 가운데 설 수 있을 것이다."

"Great Dream, Inspiring Friends"

네. 조금씩 더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서로의 꿈과 바람이 이루어지길 나누고 돕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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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진
2008.10.22 23:43:27 *.10.156.94
인생전체를 기획할 때는 영원히 살 것처럼 긴 안목으로 다가서고, 실천을 할 때는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치열하게 매달려야한다
이문구 정말 좋네요..


저만의 주술을 소개하자면 ....

지금까지 잘~ 해왔다. 지금 잘~ 하고있다. 앞으로 잘~할수있다. 잘해야한다.

힘들때 크게 몇번 외치면 힘이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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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8 10:36:35 *.212.217.154

어제,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연이어서 있었습니다.

오랬동안 준비한 업무가 첫번째 결실을 맺었습니다.

매우 흥분했었고,

이내, 저의 노트북에 그만 커피를 쏟고 말았지요 :)

허둥지둥대며 가까스로 노트북 전원을 빼고,

뒤집어서 휴지로 닦아내며 허둥지둥 대었습니다.


일련을 일들이 과연 우연이었을까요???

문득 이런 생각을 했어요,

신을 믿지는 않지만,

그런 존제가 나에게 말하는구나,

서두르지 말라고,

허둥대지 말고, 늘 가던 길로 가라고.


오늘은 어제의 허둥거림을 뒤로 하고,

다시 다음의 도전을 위해 걷던 길을 걸어가겠지요 :)


오늘의 글이 제 마음을 달래어 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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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5 11:02:51 *.212.217.154

저에게 선생님의 글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쉼 입니다.


작은 실패와 작은 성공 속에서

쉽게 좌절하지 않고,

주어진것을 당연히 여기지 않을수 있게

저를 다독여주는 쉼터이지요.


오늘도 잠시 쉬어서 한숨 돌리고,

저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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