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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17일 22시 44분 등록
직장 행복의 조건, 보령, 2006년 1월


직장 생활이 시들하면 인생의 2/3 이상이 시들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신나는 직장은 축복이다. 문제는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요즘 어때 ? 그저 그래. 직장인이 뻔하지 뭐.’ 이런 대화는 거리나 까페의 어디서나 듣는 일상적 언어다.

만일 ‘요즘 어때 ? ’라는 질문에 대하여 ‘직장이 좋아 죽겠어’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특이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금방 호기심과 질투의 대상이 된다. 행복이 부족한 곳, 그곳이 바로 직장이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직장이 우리에게 가장 즐거운 놀이터가 되어 주면 안되는 것일까 ? 돈도 받고 매일 떼지어 어울려 놀기도 하는 그런 멋진 곳일 수는 없을까 ?

일이 못 견디게 좋으려면 적어도 네 가지 감정이 느껴져야 한다. 첫째는 스스로 유능하다고 느껴야 한다. 즉 일에 대한 능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만일 일을 잘 처리할 기술과 능력이 부족한 경우 능력 부적응(competence misfit)이 발생한다. 기업의 짐이 되고 개인 생활 역시 어렵게 된다.

둘째는 그 일을 즐긴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을 즐기지 못하면 즐김 부적응( enjoyment misfit)이 생겨 일에 대한 내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혐오감과 스트레스에 빠지게 된다.

셋째는 일의 내용과 자신의 도덕적 가치가 일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조차 그 효능을 믿지 못하는 건강식품을 팔게 되면 그 일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도덕적 부적응 (moral misfit)이라고 부른다.

특히 한국 사람들의 경우는 여기에 하나 더 넣어 두어야 한다. 나는 그것을 관계부적응 ( relationship misfit) 이라고 부른다. 함께 일하는 상사나 동료로부터 적절한 인정과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정서적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때 직장은 썰렁한 일터이며, 일은 품삯일 뿐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직장 생활의 재미에 푹 빠지지 못하는 이유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 내에서 사람들이 자신에게 적합하지 못한 직무를 떠 맞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 사람들은 외적 보상에 민감하다. 금전과 지위 그리고 조직 속에서 가지는 상대적 권력은 언제나 매력적인 보상이고 유혹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선택하기 보다는 보상이 큰일을 선호하게 된다. 일에 대한 성취가 크면 외적 보상과 인정은 크지만 스스로에 대해서는 자신답지 않은 이질성에 시달리게 되고 개인 생활은 고통스럽게 된다.

 대부분의 조직은 사람을 새로운 자리에 보내게 될 때 그 자리에 적합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직원이 그 일을 좋아하는 지 혹은 그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제안을 받는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즐거운 일도 아니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때가 많다.

‘보다 나은 경력 개발’의 일환으로 권유되지만 개인은 상사의 권유를 거절하기 어려운 압박감에 시달린다. 거절했을 때의 불이익에 두려워하고, 믿을 수 없는 ‘훌륭한 기회’에 대한 막연한 희망 때문에 결국 받아들이지만 결국 부적응자가 되어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 보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일과 자신과의 어울림을 평가할 수 있는 자기평가가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직장인들의 경우, 스스로 어떤 일에 어울리는 지를 알기 위해 다양한 일과 자신을 조율해 볼 기회를 가지지 못한데서 연유된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일을 해보는 탐색과정이 중요하지만, 맹목적으로 이루어 져서는 곤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이들의 경력 속에 나타나는 시행착오의 단계를 성공적으로 지도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렇게 하여 직장인은 뻔히 예상되는 불행 속으로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고 걸어들어 간다. 그래서 직장 생활이 그렇게 빛나고 행복한 것이 못되는 것이다. 경영자가 행복한 직원을 만들고 행복한 직원을 통해 행복한 고객을 만들어 냄으로써 훌륭한 성과를 이루려면 다음과 같은 일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첫째는 일에 대한 긍지를 존중해주어야 한다. 노력과 승진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반면 직무에 대한 긍지와 성실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관행과 보상제도는 장기적으로 역효과를 초래한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최고가 되려는 야심만만한 사람들은 야망이 지나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조직에서 야심적이고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소수면 족하다. 오히려 직무와 조화를 이룰 수 있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적절한 보상을 원하는 다수가 필요하다. 이들은 조직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것 보다는 자신의 일을 즐기고, 기대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인력을 배치할 때, 그들의 능력뿐 아니라 일에 대한 관심과 만족도 그리고 그 일에 대하여 도덕적인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 지도 고려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길게 보면 이것이 바로 부적응자를 양산함으로써 직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건강한 접근법이다.

둘째는 관리자가 업무 외에 직원들의 관심사를 알아내고, 이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적극 할용하여 개인적 꿈이 일과 함께 잘 성취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배려와 멘토링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을 가지고 평가하는 대신 그 사람이 이루어 놓은 업무의 질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초점경영(tipping point management )과 마찬가지로 사소한 일들에 시간이 부서져 내리는 것을 막고, 부가가치가 높은 중요한 일들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런 평가 시스템은 일에 대한 몰입도를 증가시켜 줄 것이고, 개인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해 준다.

중요한 점은 직장에서의 생활이 재미있고 만족스러워야 직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기업이 현실적인 것 이상으로 이상적이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즐거운 현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영자가 결국 승리할 것이다.


IP *.116.34.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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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3 16:30:13 *.212.217.154

즐겁게 일하며 그 열매를 함께공유하는

건강한 조직!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인 그런 회사를 만들고

장기적으로 조직을 유지 성장하는 

승리하는 경영자.

만들어 가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7.08.24 15:48:23 *.212.217.154

즐거운 일터를 만들어

승리하는 경영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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