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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9일 05시 29분 등록

    혁신의 본질은 차별화다.   남이 안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를 따라해서 같아짐으로써 혁신을 이루는 법은 없다. 그것은 모방하여 추종하는 것이다. 한때 벤치마킹이 혁신을 위한 도구로 각광을 받은 적이 있었다. 누군가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나 기업을 모방함으로써 나아질 수 있다면 그것 역시 훌륭한 배움이고 혁신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아니다. 그것은 혁신이 아니다. 왜냐하면 차별화가 아니라 동질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서 맨 처음 고객서비스의 일환으로 마일리지 제도를 고안한 것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이었다. 그러자 많은 항공사들이 다투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에 결국은 다 같아져 아무런 차별화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이 제도를 통해 항공사의 수익구조만 나빠지게 되었다.    반면 이와는 반대의 길을 걸은 항공사도 있다.  2000년 초 처음 취항한 젯불루jetBlue는 기존 항공사의 관행을 깨고, 기내식을 없애고, 비즈니스석 같은 특별석을 제거했다. 붐빈 공항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공항을 선택했다. 부수적인 것들을 없애는 대신 차별적인 대안을 보완했다. 좌석마다 가죽시트를 장착했고, 자리마다 개인용 TV를 갖추었다. 그리고 쿠키를 제공했다.  결국 젯불루는 '모든 좌석이 평등한 인터넷 민주주의 같은 매력'을 지닌 할인항공사로 차별화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또 많은 저가 항공사들이 이 모델을 따르기 시작했다.   추종이 혁신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 추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혁신의 언어에 비추어 보면, 남과 같아진다는 것은 치욕이다. 남과 다르다는 것이 혁신의 핵심이기 때문에 만일 변하지 않음으로 차별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모든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오히려 혁신이 될 수 있다.  예를들어 버켄스턱 BIRKENSTOCK은 1774년 독일에서 생산된 이래 아직도 몇몇 히트 상품들은 고유한 디자인을 지켜오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못난, 그리고 가장 유행이 뒤떨어진 중세 수도승의 신발 같지만 여전히 버켄스턱은 시장에서 제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DSC00213.JPG

( 소피아 사원,   보는 순간 내 가슴은 뛰었다.   거기서  밖에는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래됨의 위대함이여.  터키, 이스탄불)

 

 

   생각의 혁신을 통해 차별화를 만들어 내려면 몇 가지 혁신의 원칙을 존중하고 지켜가는 것이 현명하다.    첫 번 째 원칙은 답보다는 질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답에 이르려는 노력은 이렇게 변화무쌍한 시대에는 허망한 것이다. 설사 좋은 답을 안다하더라도 이미 알려진 답으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도달할 수 없다. 반면 질문은 늘 흥미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특별한 2%의 시선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한 새로운 면을 발견해 낸다. 숨어있어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것, 이것이 혁신의 흥미로움이며 생상성이다.

 

   두 번째 원칙은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가 경쟁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에게는 엉뚱하게 들릴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경쟁은 결국 우리를 비슷하게 끌고 간다. 기업들이 담합을 한 것도 아니고 사전 합의에 이른 것도 아니지만 경쟁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유사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경쟁이 생기는 경우란 결국 참여한 기업들이 모두 하나의 방향으로 몰려가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레드오션의 마인드다. 치러야할 댓가에 비하면 도토리 키재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진정한 혁신 기업은 예전에 없던 독창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즉, 새로운 고객 수요를 창출하는 불루 오션의 창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혁신의 세 번째 원칙은 인간적이 되라는 것이다. 이 말 역시 웬 엉뚱한 제안인가 생각할지 모르겠다.    인간은 복잡한 동물이다. 전전두엽 pre frontal cortex 의 이성이 자기를 주장하는가 하면 변연계의 감성이 아무 근거없이 무언가에 꽂히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요즈음에는 심장이 생각한다는 주장이 꽤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인간은 뇌로 생각하지만, 심장 역시 제 2의 뇌로 머리와는 별도로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의 내면은 바다 속과 같아 서로 다른 것을 주장하는 무수한 생물들로 가득하다.   우리가 누구의 편을 드느냐에 따라 우리의 자아가 결정된다.   이런 수많은 내면 주장들의 상충과 조화를 통해 새로운 생각의 조합이 창조된다.

 

 

  창의성이란 결국 연결되지 않는 것들을 연결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우리가 무수한 생각의 조합을 시도할 때 훌륭한 혁신 아이디어에 다다를 수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혁신을 해 낼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역사가 증명해 왔다. 이 단순한 사실을 잊지 말고, 내면의 무수한 대립과 조율 과정을 창조성의 원천으로 십분 활용하라는 것이다.

 

 

   혁신의 목표는 앞선 누군가를 닮아가는 것이 아니다.   추종과 모방이 우리를 나아지게 한다하더라도 그것을 혁신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혁신의 목표는 분명하다.    유일하고 차별적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외로운 것이고, 위험한 것이라도 말이다.   혁신은 모험이며 가능성인 것이다.

 

(효성을 위한 원고,  생각의 혁명, 2월 중순)

IP *.128.229.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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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3 22:11:10 *.75.12.25

네 공감사는 글 잘 읽었습니다. 실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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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4 23:33:02 *.233.153.18

 3 가지 혁신의 원칙, 첫째, 원칙은 답보다는 질문에 집중.. 질문은 늘 흥미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특별한 2%의 시선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한 새로운 면을 발견해 낸다. 숨어있어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것, 이것이 혁신의 흥미로움이며 생상성이다.

 

  두 번째 원칙,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    세 번째 원칙, 인간적이 되라는 것. 전전두엽의 이성이 자기를 주장하는가 하면 변연계의 감성이 아무 근거없이 무언가에 꽂히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요즈음에는 심장이 생각한다는 주장이 꽤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심장 역시 제 2의 뇌로 머리와는 별도로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의 내면은 바다 속과 같아 서로 다른 것을 주장하는 무수한 생물들로 가득하다.   우리가 누구의 편을 드느냐에 따라 우리의 자아가 결정된다.   이런 수많은 내면 주장들의 상충과 조화를 통해 새로운 생각의 조합이 창조된다.  

  창의성이란 결국 연결되지 않는 것들을 연결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우리가 무수한 생각의 조합을 시도할 때 훌륭한 혁신 아이디어에 다다를 수 있다... 내면의 무수한 대립과 조율 과정을 창조성의 원천으로 십분 활용... 

 혁신의 목표는 분명하다.  유일하고 차별적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외로운 것이고, 위험한 것이라도 말이다.   혁신은 모험이며 가능성인 것이다.

 

 

 

참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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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6 17:31:18 *.212.217.154

다름을 위한 다름이 아닌,

스스로의 욕망을 쫒는과정에서 생기는 작은 차이.

그 차이를 고치려 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다듬어 가기.

그 작은 차이가 자라나 커다란 나무가 되게

관심과 사랑으로 가꾸어 나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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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4 23:41:35 *.139.108.175

혁신은, 다름의 원인이 아닌.

그 결과이다.


내면의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을때,

우리는 또 다른 모험으로 가는 지도를 찾게 되는 것.


그 목소리를 따라

영웅의 여정으로의 응답이

바로 다름의 시작이다.


그럼으로 나는,

오직 내면의 목소리만을 따라 가리라.

그곳에 영광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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