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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25일 13시 32분 등록
우리는 나아질 수 있다 - 아니타 루시아 로딕 ( Anita Lucia Roddick)

(KBS 제 3방송 '일자리를 찾습니다' 10월 12 일 방송분)

" 회사를 만들어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내가 경영대학원을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보디샵의 창업자인 아니타 로딕은 이렇게 말한다. 경영자들은 '기업이 하는 일은 사업'이라고 규정한다. 주주를 기쁘게 해 주어야하고 많이 팔고 많이 벌어야한다. 그러나 경영대학원을 나온 적이 없는 아니타는 기업의 역할을 아주 엉뚱하게 정의한다. 기업의 일은 조직을 활력으로 가득차게하고 숨가쁘게 흥분시키는 것이며,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이며, 사회의 선을 구현하는 힘의 주체여야한다는 것이다. 주주의 이익은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니타 로딕은 34살이 되던 해인 1976년 영국의 작은 항구인 브라이튼의 골목길에 재활용 프라스틱 용기에 담긴 15가지 화장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열었다. 남편이 남아메리카에서 말을 타고 여행하고 있는 동안 그녀는 홀로 빈방을 지키게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시작한 가게였다. 20년이 지난 후 '바디샵'은 약 50 개국에 1500개의 매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회와 환경 문제의 개척자라는 별칭을 얻게된 이 기업은 유엔산하기관에서 조사한 보고서에 의하면 1996년 1997년 2년 연속 환경 분야의 1위에 오르게 되었다. 겨우 6천 5백달러로 시작한 바디샵은 이제 브랜드 파우어 세계 30대 기업에 끼게 되었다.

그녀는 사업을 통해 세상을 조금씩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한 번은 자신을 버리고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카톨릭 신자이다. 그녀가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는 사람은 테레사 수녀이다. 자신의 일생을 어떤 일에 헌신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카톨릭 신자지만 조직화된 기독교를 싫어한다. 껍데기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기존의 질서에 저항하고 소비사회 속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내려고 한다. 화장품 회사를 경영하지만 아름다운 미인들을 광고에 등장 시키지 않으며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멕시코나 남아메리카의 원주민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새로운 화장품과 욕실 용품의 원료를 찾아 내는 자신의 모습, 그 원료를 자신의 몸에 직접 실험하는 모습을 담은 비데오들이 홍보용 광고가 된다. 그녀는 일상 속에 의미를 부여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로맨티스트이다. 사람들이 보디샵에서 립스틱 하나를 살 때, 그들은 환경보호에 참여하고 있다는 양심도 함께 사도록 만들어 준다.

한때 교사이기도 했던 아니타 로딕은 자유로운 1960대의 히피였다. 자아실현이라는 쾌락주의적 요소를 증오하는 보수주의자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세상의 그림자들에 대한 저항을 통해 세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은 전혀 공익과 배치되지 않는 다는 것을 그녀는 증명해 주고 있다. 그녀는 아름다운 집과 화려한 정원에 살고 있지만, 돈이 자신을 타락시킬까봐 무척 걱정한다고 한다. 그녀는 프로레타리아의 역할을 이해하고 있으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잊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그녀는 현재의 경제계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불평한다. 지나치게 남성적이라고 말한다. 감정을 표현하지도 않고 칭찬하거나 껴안고 입을 맞추지도 않는다고 툴툴거린다. 지도적 위치에 있는 여성들이 당연히 남성화되어가는 것도 마음에 안든다. 그녀는 자신이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며 여성적인 면을 간직하려고 애쓴다고 한다. 성적인 균형과 긴장이 기업 속에도 따뜻한 감정이 흐르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녀는 만지고 느끼고 맛 보고 냄새맡는 것을 좋아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 눈을 뜨면 아, 아직 내가 살아있구나 . 또 하루가 주어졌구나. 아, 감사합니다 라는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마지막이라는 느낌 , 아침마다 또 하루를 선물 받았다는 느낌으로 살아가는 이 조그만 여자에게는 삶이 곧 열정이다.
IP *.208.14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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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8 12:20:46 *.214.107.65

스스로의 길을 찾아 떠나고,

그 길 위의 고난과 역경을 넘어

훌륭하게 그 정점에 도달한 그녀의 용기를 응원한다.


프로필 이미지
2018.02.04 10:40:41 *.212.217.154

바디숍과 창업자 아니타 로딕의 흥망성쇠.

새로운 비지니스의 기준을 만들고 개척한 

바디숍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

그가 걸어간 길은 지난 1980대와 90년대를 관통하여

기업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하지만, 아니타로딕이 죽고난 이후,

그녀가 아끼고 주장했던 정신은 죽어버린 것일까?

바디샵은 자연친화적이고 공정한 기업모델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 하다.


그리고 지금은 80,90년대 바디샵이 차지했던 가치를

러쉬LUSH라는 브랜드에게 내어 주었다.


러쉬는 바디샵 초반의 화장품을 납품하던 기업으로 성장하여

지금은 바디샵에 이어 친환경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더 크게 성장한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내가 지금 우러러보고 있는 그 대상도,

언젠가는 쇠락할 수 있고

지금은 보잘것 없이 보이는 나의 조직도

10년 20년 후에는

업계 최고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본질을 놓치지 말고 가자.

결코 못 오를 산은 없다.

쫄지말고 계속해서 전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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