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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6일 11시 24분 등록


 
세상에 그린카드를 띄워라 - 나를 바꾸는 기술 한가지

로템, 2008. 9월 23

"삶은 풀어야할 문제가 아니라 생기를 불어 넣어야할 비밀이다" 토마스 머튼 신부의 말이다. 나는 동감한다. 하루가 문제투성이고, 그 문제를 풀다 지쳐 퇴근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이렇게 물을 것이다. "이봐요, 수도자 양반, 당신은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풀어야할 문제로 가득하다오. 돈을 벌어야 하고, 사춘기 아들의 침묵을 깨뜨려야하고, 상사가 시키는 일을 해야 하고, 이리저리 꼬인 상황을 해결해야 한단 말입니다. 그게 내 일이예요" 그러면 이 수도자는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렇겠지요. 그러나 번 돈을 아껴 쓰고 아들을 가르치려만 들지 말고 함께 놀아 친구가 되어 주고, 상사가 시키기 전에 내일처럼 먼저하고, 꼬인 상황을 풀다 보면 더 지혜로워 질겁니다." 그렇다. 끌려 다니는 삶은 얼마나 고달픈가.

나는 내 하루를 풍요롭게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모험과 실험을 해 보았는데, 그 중에 꽤 쓸 만한 것들이 많이 있다. 특히 써 볼만한 기술 하나를 오늘 소개해 보겠다. 나는 이것을 '그린카드'라고 부른다. 이건 누군가 주위에서 감동적인 일을 하면 그것을 나의 버전으로 수용하여 재생산하는 방법이다. 일종의 벤치마킹인데, 그 방법이 간단하고 창조적이다. 특히 자신의 경우에 맞게 변형된 것이기 때문에 돌연 감탄이 나를 무찔러 들어오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린카드를 적을 때는 크게 3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기록하는 것이 좋다. 첫 번 째 부분은 벌어진 객관적 상황 그대로를 적는 것이다. 언제 누가 보더라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도록 상황 자체를 설명하는 것이다. 감정적 평가를 삼가고 그저 일어난 일 자체를 적어보자. 예를 들어 '7월 16일 상사가 나를 방으로 불렀다. 그리고 환희 웃으며 내게 작은 선물 봉투를 전해 주었다. 내 아이 돌날 선물이라고 했다. 나는 올해 회사 사람을 위해 돌잔치를 하지 않았지만 그는 작년에 내가 아이를 낳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렇게 적어두는 것이다.

두 번 째 부분은 이 행위를 가장 잘 특징지을 수 있는 핵심적 개념을 적어 두자. 이 경우 '관심과 배려' 라는 단어가 상사의 행위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개념일 것이다. 이 두 개의 단어는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기도 하다. 첫 번 째 부분과 연결하면 우리는 구체적인 상황과 그 상황이 어떻게 나를 상사와 긍정적으로 연결시켜 그에 대한 신뢰를 강화 시켰는지 분명하게 알게 해 준다. 다시 말해 구체적 이야기가 관심과 배려라는 추상적 개념에 살을 더해 주고, 다시 그 추상적 개념은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게 됨에 따라 누구나 '관심과 배려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라는 싱싱한 그림을 그리게 도와준다.

세 번 째 부분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나에게 적용할 수 있을까' 라는 대목이다. 좋은 배움은 그 자체로 종결되지 않고, 나를 통해 확산 되어야 한다. 이 이야기가 훌륭한 교훈으로 남으려면 이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어떻게 이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전환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한다. 예를 들어 당장 내 부하 직원들의 특기할 만한 가족 사항을 알아두어 꼭 필요할 때, 상사가 내게 했던 것처럼 축하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더 나아가 '관심과 배려'라는 개념에 어울리는 다른 창의적 상황을 만들어 냄으로써 부하 직원을 감동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부하 직원들의 결혼기념일을 모두 적어 두었다가 그 날은 급한 일만 마치고 오후에 일찍 퇴근하여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 줄 수도 있다. 이것은 어쩌면 당신 부서만의 보기 좋은 관행으로 정착할 지도 모른다.

지금 까지 설명한 것을 카드의 형태로 보여 주면 가음과 같다.

그린카드의 예

신뢰를 강화시킨 이야기

7월 16일 상사가 나를 방으로 불렀다. 그리고 환희 웃으며 내게 작은 선물 봉투를 전해 주었다. 내 아이 돌날 선물이라고 했다. 나는 올해 회사 사람을 위해 돌잔치를 하지 않았지만 그는 작년에 내가 아이를 낳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핵심 개념

관심과 배려

어떻게 나에게 적용할 수 있을까 ?

*1. 부하 직원들의 결혼기념일을 모두 적어 두자. 그 날은 급한 일만 마치고 오후에 일찍 퇴근하여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자.

* 2. 한 달에 한 번 가장 성과가 좋은 부하 직원 하나를 선출하여 그 일을 더욱 잘 하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자.

이 카드를 보면 '상사가 한 일 ---> 핵심 개념 ---> 나에게 응용할 일'로 넘어 오면서 한 감동적 사건이 핵심개념으로 응축되고 그것이 다양한 버전으로 다시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베껴 오되 진화시킨다' 이것이 그린카드의 원칙이다.

변화는 종종 우리를 쑥스럽게 한다. 다른 행동을 하면 과거의 나와 같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스꽝스럽고 유별난 기분도 든다. 그러나 유동과 변화가 바로 인간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다. 씨앗이 자라 열매가 되는 과정은 자연의 가장 흔한 일 중의 하나다. 변화하지 않는다면 씨앗이 싹이 트고 잎이 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말해야한다. '어제와 같으면 이미 죽은 것이다' 세상은 스승이고, 우리는 늘 배워 스스로를 바꾼다. 주위를 둘러보자. 나를 가르친 세상에게 고마운 그린카드를 띄우자. 그리고 내가 받은 감동이 누군가의 감동으로 확산되도록 연결하고 창조하자. 나에 대한 감탄이 하루 내 향기롭게 하자.

IP *.160.3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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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16:49:23 *.212.217.154

변화를 위한 벤치마킹,

내것으로 만들기 위한 열린생각,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시선.

사랑스러운 관심으로 바라보고 적용하기.

프로필 이미지
2018.12.24 09:13:38 *.139.108.175

12월 24일 구본형 선생님의 그린카드란 개념을 다시보게 되었다. 가까운사람의 특별한 날을 기억하여 그 날 그 사람을 위한 배려의 날로 만드는 개념이다.


배려와 관심, 그리고 사랑.


-직원의 가정 대소사를 미리 체크하고 잊지않고 챙겨주기.

-한달에 한번 직원과 정기적 소통시간을 가지기? 

흠, 뭔가좀 딱딱하고 부자연스럽다. 

틈틈히 티타임을 가지고 직원은 항상 불만족스러움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 언어적, 비 언어적 불만족을 조심스럽게 끄집어 내자. 

마치 부드러운 라떼처럼! 

그래, 정기적 소통시간이 아닌, 

매주 특정시간(월요일아침?) 티타임을 가지며 

'월요일 아침은 항상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구나'하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도록

규칙적으로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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