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7207
- 댓글 수 3
- 추천 수 0
한국일보 3월 21일분
구본형의 '삶을 경영하라'
변화는 어리석은 일관성을 깨는 것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리토스의 말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한다. " 우리는 동일한 강물에 몸을 담글 수 없다 " 내 발, 내 몸을 스친 바로 그 물결은 이미 흘러 갔으므로. 그러나 흐르는 것은 강물 만이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도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가고, 강물 속의 인간도 또한 시간과 더불어 흘러간다. 인간도 하나의 강물인 것이다. 과거와 지금 그리고 미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강물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자신이 흐르는 강물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미 어제의 강물이 아니건만 어제의 강물처럼 살고 있다. 오늘은 어제에 의해 범람되었다. 그리하여 오늘을 어제로부터 격리시키지 못함으로써 어제의 인간으로 산다. 나는 이것을 어리석은 일관성이 주는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일관성이란 좋은 미덕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것은 정체성을 유지시켜주는 힘이었고, 예측을 가능케 해주는 신뢰의 기반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앞 뒤가 맞지 않는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어제와 오늘이 다른 사람들을 믿을 수 없어한다.
그러나 일관성은 그 자체로 아무런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그 자체로는 가치 중립적인 개념이다. 즉 좋은 일관성은 좋은 것이지만 나쁜 일관성은 여전히 나쁜 것이다. 모자라고 부족하고 나쁜 것을 계속하는 일관성을 어리석은 일관성이라고 부른다.
어리석은 일관성의 한 가운데에 습관이 있다. 습관은 어제의 손을 잡고 오늘의 문턱을 거역할 수 없는 당당함으로 넘어온다. 그대는 아무런 항변도 할 수 없이 당하고 만다. 그리하여 그대는 또 어제의 그 인간이 되고 만다.
어리석은 일관성의 또 다른 실력자는 사나운 얼굴을 한 '오래된 권위'다. 이것은 우리에게 국화빵이 되도록 강요한다. 이것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싸구려 처세술이며,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복지부동형 속삭임이다. '왕년의 성공담'과 '수십년의 역사'가 바위 같은 힘으로 버티고 서 있는 곳에서 새로운 시도란 곧 어리석은 반항으로 판명되고 만다.
또 있다. 어리석은 일관성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축은 두려움이다. 실패의 두려움, 기득권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들은 그대를 과거에 묶어둔다. 그리하여 그대는 '노' 라고 말하지 못하고 과거의 자식으로 남게된다. 미래는 이미 오늘의 속으로 침투하여 도처에 그 자취를 남기고 있건만 여전히 그대는 과거의 관성 속에서 미래의 특성을 감지하는데 실패한다. 그리하여 그대는 더 이상 미래를 위해 과거와 싸우려하지 않게된다.
습관에 도전하여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 변화다. 과거의 권위에 대하여 '충성스러운 배반자'가 됨으로써 기존의 질서를 깨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변화다. 익숙한 '지금' 속에서 미래의 냄새를 감지하여 그것을 따르는 것이 바로 변화다. 과거의 자신을 죽이고 새로운 미래로 태어나는 것이 오늘을 아름답고 눈부신 하루로 만드는 비결이다. 변화라고 불리우는 단절의 강을 경계로 어제와 오늘을 확실히 격리 시킴으로 미래에 속하는 것 - 이것을 우리는 '나아졌다'라고 말한다.
두려울 것이 없다. 어제의 나도 나였고, 오늘의 나도 나고, 내일의 나도 나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모여 내 인생을 이룰 것이다. 어제만 존재하는 나를 어찌 나라 부를 수 있겠는가 ?
IP *.208.140.138
구본형의 '삶을 경영하라'
변화는 어리석은 일관성을 깨는 것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리토스의 말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한다. " 우리는 동일한 강물에 몸을 담글 수 없다 " 내 발, 내 몸을 스친 바로 그 물결은 이미 흘러 갔으므로. 그러나 흐르는 것은 강물 만이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도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가고, 강물 속의 인간도 또한 시간과 더불어 흘러간다. 인간도 하나의 강물인 것이다. 과거와 지금 그리고 미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강물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자신이 흐르는 강물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미 어제의 강물이 아니건만 어제의 강물처럼 살고 있다. 오늘은 어제에 의해 범람되었다. 그리하여 오늘을 어제로부터 격리시키지 못함으로써 어제의 인간으로 산다. 나는 이것을 어리석은 일관성이 주는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일관성이란 좋은 미덕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것은 정체성을 유지시켜주는 힘이었고, 예측을 가능케 해주는 신뢰의 기반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앞 뒤가 맞지 않는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어제와 오늘이 다른 사람들을 믿을 수 없어한다.
그러나 일관성은 그 자체로 아무런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그 자체로는 가치 중립적인 개념이다. 즉 좋은 일관성은 좋은 것이지만 나쁜 일관성은 여전히 나쁜 것이다. 모자라고 부족하고 나쁜 것을 계속하는 일관성을 어리석은 일관성이라고 부른다.
어리석은 일관성의 한 가운데에 습관이 있다. 습관은 어제의 손을 잡고 오늘의 문턱을 거역할 수 없는 당당함으로 넘어온다. 그대는 아무런 항변도 할 수 없이 당하고 만다. 그리하여 그대는 또 어제의 그 인간이 되고 만다.
어리석은 일관성의 또 다른 실력자는 사나운 얼굴을 한 '오래된 권위'다. 이것은 우리에게 국화빵이 되도록 강요한다. 이것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싸구려 처세술이며,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복지부동형 속삭임이다. '왕년의 성공담'과 '수십년의 역사'가 바위 같은 힘으로 버티고 서 있는 곳에서 새로운 시도란 곧 어리석은 반항으로 판명되고 만다.
또 있다. 어리석은 일관성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축은 두려움이다. 실패의 두려움, 기득권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들은 그대를 과거에 묶어둔다. 그리하여 그대는 '노' 라고 말하지 못하고 과거의 자식으로 남게된다. 미래는 이미 오늘의 속으로 침투하여 도처에 그 자취를 남기고 있건만 여전히 그대는 과거의 관성 속에서 미래의 특성을 감지하는데 실패한다. 그리하여 그대는 더 이상 미래를 위해 과거와 싸우려하지 않게된다.
습관에 도전하여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 변화다. 과거의 권위에 대하여 '충성스러운 배반자'가 됨으로써 기존의 질서를 깨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변화다. 익숙한 '지금' 속에서 미래의 냄새를 감지하여 그것을 따르는 것이 바로 변화다. 과거의 자신을 죽이고 새로운 미래로 태어나는 것이 오늘을 아름답고 눈부신 하루로 만드는 비결이다. 변화라고 불리우는 단절의 강을 경계로 어제와 오늘을 확실히 격리 시킴으로 미래에 속하는 것 - 이것을 우리는 '나아졌다'라고 말한다.
두려울 것이 없다. 어제의 나도 나였고, 오늘의 나도 나고, 내일의 나도 나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모여 내 인생을 이룰 것이다. 어제만 존재하는 나를 어찌 나라 부를 수 있겠는가 ?
댓글
3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3 | 꿈을 이루는 마법 [2] | 구본형 | 2004.12.31 | 8882 |
102 | 내가 알고 있는 슬픈 단어 하나 [7] [1] | 구본형 | 2010.04.23 | 8901 |
101 |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을 만나라 [8] | 구본형 | 2009.02.05 | 8912 |
100 | 생각의 실험 [3] | 구본형 | 2009.09.13 | 8926 |
99 | 인생을 훌륭하게 사는 법은 아주 많다 [3] | 구본형 | 2007.02.12 | 8956 |
98 | 50대 퇴직 후의 인생을 위한 준비 [2] | 구본형 | 2004.03.03 | 8989 |
97 | 이런 책 이렇게 [2] | 구본형 | 2003.01.30 | 9012 |
96 | 아프리카로 가자, 순수한 인류의 소년시대로 - 카를 구스타프 융, 생각탐험 26 [7] | 구본형 | 2010.07.07 | 9055 |
95 | 자기결정의 원칙-동아일보 [2] | 구본형 | 2002.12.25 | 9073 |
94 | 경험이 무력해진 시대에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법-국민일보 [7] | 구본형 | 2002.12.24 | 9091 |
93 | 자연스러운 마음이 사라지니 예의가 생기고 예의가 사라지니 합리적 사고가 생겼다 [7] | 구본형 | 2008.10.24 | 9117 |
92 | 신화와 인생 [4] [1] | 구본형 | 2012.07.09 | 9128 |
91 | 아모르 파티, 운명을 사랑하라 - 니체, 생각탐험20 [8] [1] | 구본형 | 2010.06.20 | 9138 |
90 | 굿바이, 게으름 [10] | 구본형 | 2007.02.12 | 9170 |
89 | 전문가의 뜻을 세우고 절실하게 추구하라 [10] | 구본형 | 2008.10.19 | 9184 |
88 | 분노를 다스리는 여덟가지 비계 [7] | 구본형 | 2012.04.02 | 9210 |
87 | 나를 오래도록 미치게 하는 법 [9] | 구본형 | 2010.10.22 | 9230 |
86 | 인문학적 감수성에 대하여-국민일보 [5] [6] | 구본형 | 2002.12.24 | 9252 |
85 | 스물 아홉과 설흔 아홉에 결심해야할 것들 [9] | 구본형 | 2004.11.12 | 9280 |
84 | 실패를 경영하는 법 [4] | 구본형 | 2009.09.08 | 9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