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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12일 06시 46분 등록
인생을 훌륭하게 사는 법은 아주 많다
조폐공사, 2007년 1월

빈곤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취재 중이던 미국의 한 작가는 뉴욕의 교도소에서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복역 중인 20대 초반의 한 여죄수와 마주 앉았다.

“사람이 왜 가난하다고 생각합니까 ?“
“정신적 삶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신적 삶. 그게 뭡니까 ? ”
“극장과 연주회, 박물관, 강연 같은 것 말이예요”

뜻밖의 대답이었다. 작가는 깜짝 놀랐다.
“아, 그러니까 인문학liberal arts을 말하는 것이군요”
여죄수는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대꾸했다. "그래요. 인문학“

이 여죄수의 눈빛을 잊을 수 없었던 얼 쇼리스라는 이 작가는 빈민들을 대상으로 인문학을 가르쳤다. 사비를 털어 문학과 철학과 역사를 가르칠 교수들의 강의료를 마련했다. 모두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빈민은 모두 빵을 원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미친 짓은 1995년 이래 4000 명의 빈민들이 그의 코스를 수료하도록 했다.

현재 북미, 호주, 아시아의 5개 도시에서 오픈된 ‘클레멘트’ 코스는 여죄수의 눈빛이 만들어낸 특별한 강좌였다. 나는 이런 이야기들이 좋다. 인간이 훌륭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 갈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변화는 종종 예측하지 못하는 곳에서 전혀 뜻밖의 계기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해가 바뀌는 시점은 변화를 결심하기 좋은 때다. 새해가 시작할 때 마다 우리는 늘상 무엇인가를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한다. 나다운 나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어제의 나에게 분노하고 과거에 갇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한 번 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면 다시 과거로 회귀하곤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변화를 시작하고 끊임없이 그 변화를 이루어 점점 더 나 스스로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갈 수 있을까 ?

결심만 하고 지키지 못하는 평범한 우리를 위한 첫 번째 실천 강령은 ‘정신과 몸’이 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이것 보다 더 분명한 동기부여는 없다. 결심의 대상을 ‘해야 할 일’에서 ‘하고 싶은 일’로 옮겨보자. 새해 들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금연, 절주, 운동, 다이어트 등의 결심은 모두 ‘해야 할 일’들이다. 우리의 주변을 온통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채우지 말자. 먹기 싫은 음식으로 가득 찬 식탁에 앉아 맛없는 음식으로 배를 가득 채우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처럼 살지 말자. 먹고 싶은 음식, 바로 하고 싶은 그 일을 먼저 계획하자.

나는 1년에 한번은 ‘내가 원하는 때에 내가 원하는 장소를 내가 원하는 일정으로 내가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는 여행’을 계획한다. 그건 별일 없으면 계획하는 순간 이미 이루어지는 것이다. 원하는 일, 그것이 곧 실천이다. 평소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들을 계획하자. 못 견디게 하고 싶은 것을 찾아 그것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흠뻑 즐기자. 인생은 짧은 것이다. 좋아하는 일, 그것이 우리의 삶을 인도하게 하자.

두 번째 행동 강령은 노력이다. 좋아서 그 일을 시작했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늘 벽에 부딪히게 된다. 모자라는 재능이 벽일 수도 있고, 또 다른 가능성이 만들어 낸 유혹의 벽일 수도 있다.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매일 연습해야 한다. 재능은 위험한 것이다. 우리를 거만하게 하고 게으르게 한다. 재능에 애쓰는 마음이 더해져야 좋은 꽃을 피우게 된다.

성실과 노력이라는 단어가 힘을 잃게 해서는 안된다. 성실과 노력은 공기 같은 것이다. 있을 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이 보이지만 그것이 사라지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미덕이다. 음악가에게 음악이 다시 힘을 주고 미술가에게는 미술이 다시 힘을 주듯, 좋아서 시작한 그 일이 다시 힘을 줄 것이다. 거기서 힘을 찾아내야한다.

세 번째 강령은 노력을 습관화 하는 것이다. 땀은 아주 매력적인 것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고된 것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고 싶으면 먼저 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양만큼 해보자. 그러면 좋은 습관이 들게 된다. 좋은 습관이란 계획을 가슴과 근육 속에 기억시키는 것이다. 매일 그때가 되면 그 일을 하도록 프로그래밍해 두는 것과 같다. 그러면 매일 그 일을 시작해야 하는 고통으로부터 해방된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 시간이 되면 그 일을 시작하게 된다.

나는 매일 새벽 4 시에 일어난다. 남들은 내가 무척 부지런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4시에 일어나냐고 말하기도 하고 별종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건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것이나 9시에 일어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건 그저 단순한 습관일 뿐이기 때문이다. 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매일 글을 쓴다. 그러면 일 년이면 책 한권이 써진다. 10년 째 이 일을 해오고 있다. 글을 쓰는 것이 좋고, 그 길이 내 길이라고 믿고 있으니, 모든 우선순위 보다 그 일이 중요하고, 그래서 매일 가장 잘 깨어 있는 시간에 습관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다.

실천이란 결국 우리가 마음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한다. 그리고 정성껏 그것을 키워 보자. 가장 우선적으로 시간을 쏟아 붓고 정성을 쏟아 넣자. 매일 그렇게 하자. 결국은 그 일 때문에 일어서고 그 일 때문에 위로 받고 그 일 때문에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2007년 에는 모두에게 그런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마치 작가 얼 쇼리스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그 여죄수의 눈빛 같은 강력한 계기가 우리를 찾아와 격려하고 도약하게 만들어 주면 좋겠다.
IP *.116.34.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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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2007.02.15 02:10:59 *.145.89.67
언젠가 우연히 낯선 곳에서의 아침이란 책을 사서 읽었다.
아마 제목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구본형소장님을 잊고 있다가 휴넷MBA 특강때 다시 소장님을
만났다. 내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네가지 질문중 두가지 이상
대답 할 수 있는 사람 손들라고 했을때 손들지 못했다. 무엇인가
손을 들지 못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에스키모의 늑대사냥은 정말
잊혀지지 않는 적적한 예화였다. 그리고 집에 와서 이 홈페이지를
찾게 되었다. 그전부터 무엇이든 다시 읽고 기억하고 싶은 것은
수첩에 기록했다가 한가한 시간이나 특히 회사에서 화장실 갈때
신문보다 수첩을 가지고 가서 읽기를 잘하는데 신문기사의 새로움보다
수첩에 기록된 나의 현재 관심사와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장님께서 강의중에 책을 읽고 밑줄 친다음 책을
덮고 노트북에 기록하라고 하셨는데 소장님의 칼럼을 읽으면서 계속
플래너에 기록하고 다 기록하고 싶습니다. 소장님의 특강을 듣고 칼럼을 읽으니 모두 저를 위해 직접 말씀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2월24일 전경련회관에서 특강이 있으시더군요. 그때 뜨거운 가슴으로
열린 마음으로 열심히 청강하겠습니다.
연구소와 연구원들 소장님 모두 번창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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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 15:51:07 *.212.217.154

가난에 대해 연구하던 한 미국인이 살인죄에 연류된 여자 죄수에게 물었다.

“사람이 왜 가난하다고 생각합니까 ?“ 

여자 죄수가 대답했다.
“정신적 삶이 없기 때문입니다” 
질문자가 놀라며 물었다.

“정신적 삶. 그게 뭡니까 ? ” 

그녀가 한심한 듯 대꾸했다.

“극장과 연주회, 박물관, 강연 그리고 커피 같은 것 말이예요” 


우리 모두, 극장과 연주회, 박물관, 강연. 

그리고 커피같은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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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7 11:00:55 *.212.217.154

매일저녁 정해진 시간에 잠이들고

매일아침 정해진 시간에 눈을뜨고

자신만의 2시간(혹은 1시간)을 가지는것이

참 쉽지 않습니다.


요즘 나태해진 나를 다시 돌아봅니다.

선생님과는 다른

저만의 수련방식을 계속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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