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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21일 08시 54분 등록

미노스 왕

- 왕이 되면 개인일 수 없으니 개인적인 이득을 취해서는 안된다

섬나라 크레테가 전성기를 누릴 때, 크레테의 대담무쌍한 소형 함대들은 지중해의 섬들을 모두 누비고 다녔다. 크레테 섬의 수도인 크노소스는 그리스 이전 문명 세계의 경제력을 주도하는 호화롭고 우아한 중심지였다. 크레테 최고의 전성기 신화 속의 왕이 바로 미노스 왕이었다. 그는 제우스와 에우로페 사이에서 태어났다. 제우스가 황소로 변해 에우로페 Europe 를 유혹하여 등에 태우고 에게해를 건너 크레테로 왔던 것이다. 황소를 타고 에우로페가 방랑했던 지역이 그녀의 이름을 따서 지금의 유럽이 되었다. 미노스 왕은 풍요를 가져다 주는 무역로를 지키기 위해 전쟁으로 늘 바빴다. 그 사이에 왕비 파시파에Pasiphae 에게 있을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 생겼다. 왕비의 부정(不貞) 한 행동으로 인간의 몸에 머리와 꼬리는 수소인 괴물이 태어났다.

사건은 이러했다. 문제를 일으킨 수소는 미노스 왕이 아직 왕자였을 때 형제들과 왕위 를 다툴 때,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보내 준 것이다. 미노스는 가장 적합한 후계자인 자신에게 바다의 신이 징표로 위풍당당한 수소를 보내 주기를 간청했고, 포세이돈이 이 기도에 응답한 것이다. 미노스는 이 소를 잡아 포세이돈에게 제물로 바칠 것을 약속했다. 수소를 합당한 후계자에 대한 신의 징표로 이용하여 미노스는 마침내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 씩씩한 수소에 반하여 해신이 보내 준 이 걸물 하나쯤은 자신이 소유해도 좋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소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흰 소 한 마리를 대신 제물로 바쳤다. 그러자 포세이돈은 분노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미노스 왕이 전쟁을 위해 바다로 나가 있을 때, 그 왕비 파시파에가 이 수소에게 참을 수 없는 욕정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파시파에는 남편에 고용되어 마침 크레테에 와 있던 명장(名匠) 다이달로스 Daedalus 에게 수소가 반할만한 목재 암소를 한 마리 만들어 달라했다. 그리고 속을 파내어 목우의 배 속에 들어갔다. 수소는 다이달로스의 솜씨에 속아 목재 암소에게 반하고 왕비는 수소의 씨를 받았다. 왕비는 그로 인해 괴물을 낳았고, 사람 몸에 소머리를 가진 미노타우로스(미노스의 황소'라는 의미)를 낳게 되었다. 미노스 왕은 왕비를 비난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사건의 발단이 되는 더 큰 잘못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노타우로스는 점점 커져 위험한 괴물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왕과 왕비의 부끄러움이었다. 미노스왕은 다이달로스를 다시 불렀다. 그리고 한번 들어가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미궁을 설계하여 만들어 줄 것을 명령하였다. 다이달로스는 거대한 미궁을 만들었다. 이 미궁이 유명한 라비린토스다. 미노스는 탐욕과 소유욕의 아들인 미노타우로스를 이 미궁 속에 가두어 키웠다. 그러나 수치는 숨긴다고 덮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후에 미노스는 죽어서 저승의 신 하데스를 위하여 재판관의 임무를 맏게 되었다. 

시인은 말한다.

신의 은총으로 왕이 된 이상
더 이상 개인일 수 없으니
공적인 재산을 개인의 이익으로 취하지 마라
서임 의식을 치루는 동안 신의 대리인이라는 겉옷을 입은 것이니
포세이돈의 수소를 탐하여 분노로 신의 수염을 떨게 하지마라

'내 것'이라는 탐욕에 자신을 내어 주지마라
탐욕은 황폐의 참상을 낳게 되느니
미노타우로스는 탐욕과 욕정의 자식이며, 살아 있을 때의 치욕
미노스는 죽어서 저승의 신 하데스의 판관이 되었으니
살아서 못한 것을 죽어서 제대로 해보라는 신의 안배이리라

IP *.160.33.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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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
2011.09.22 10:07:04 *.144.150.184
파시파에가 단순히 음란한 여성이라 그런 게 아니었군요.
미노스왕의 탐욕에 파시파에는 오히려 희생물로 쓰여진 거네요.
저는 미노스왕이 미노타우로스를 낳은 파시파에를 왜 그냥 두었을까 궁금했거든요.

어제 하늘 위에서 구름을 보며 문득 든 생각 하나.
"이카루스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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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1 17:38:29 *.212.217.154

크게 보자면 결국 

뿌리는데로 거두는 법이겠지요.

오늘도 좋은 씨를 뿌리듯,

감사한 하루를 보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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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0 10:30:39 *.212.217.154

자신의 것이 아닌것을

마치 자신의 것인양 탐한 미노스 왕.

지금 벌어지는 이건희, 이재용을 대표하는 '삼성가'의 행태와 겹쳐집니다.


불법적으로 지배권을 자식에게 물려주려하며

거대한 기업을 마치 자신의 사적 소유물로 생각하는

구 시대적 행태가 반복된다면,

결국 미노타우로스의 저주처럼

그 조직또한천벌을 받게 되겠지요.


그것이 세상의 이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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