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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23일 14시 20분 등록

 테세우스와 아리아드네가 도망친 사실을 알고, 미노스 왕은 대로했다. 미로를 빠져나오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다이달로스 밖에는 없기 때문에 왕은 곧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 Icarus 를 미궁 라비린토스에 가두어 버렸다.     바다의 절벽으로 둘러싸인 자신의 작품 속에 갇혀 버린 것이다. 왕은 모든 배를 엄중히 감시하여, 바다로 배를 타고 탈출 할 수는 없었다.   

  상상하기만 하면 뭐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희대의 장인(匠人)인 다이달로스는 공중을 통해 달아날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자신과 이카로스를 위하여 날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조그만 깃털을 합치고 점점 큰 것을 덧붙여 드디어 날개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실과 밀랍으로 몸통에 붙였다. 마침내 팔을 흔드니 날개가 움직이고 날개를 움직이니 몸이 날아올랐다. 드디어 탈출의 날이 왔다. 그러나 그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어쩌면 아들과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모험이었다. 냉정한 다이달로스도 아들을 안고 키스하면서 주의를 주었다.

"고도가 중요하다. 너무 낮으면 습기가 날개를 무겁게 하여 추락할 것이고, 너무 높게 날면 태양의 열에 밀랍이 녹아 날개가 부서질 테니까 말이다. 내 뒤만 따라오너라 "

아버지와 아들은 하늘로 날아 올랐다. 처음의 두려움은 이내 하늘을 나는 경이로움으로 바뀌고,  둘은 푸른 바다와 초록 섬들 사이로 비행을 즐기게 되었다. 아들 이카로스는 모든 두려움과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하늘 끝까지 날아올랐다. 아비가 소리쳐 불렀으나 아들은 섬들이 점점이 떠가고 바람이 싱그러운 그 장쾌한 비상에 빠져들었다.   이내 밀랍이 녹아들기 시작했고,   이카루스의 날개는 산산히 흩어져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의 몸은 검푸른 바다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후 이 바다는 이카로스의 바다라 불리우게 되었다. 다이달로스는 무사히 시칠리아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의 아폴론 신전에 그의 날개를 헌납하여 걸어 두었다.

한편 다이달로스가 아들과 함께 탈출한 것을 안 미노스 왕은 그를 다시 잡아들이기 위한 교묘한 계책을 짰다.  나선형으로 휘돌아 들어가는 소라 껍데기를 겹겹이 이은 다음 그곳에 실을 꿸 수 있는 사람에게 상을 주겠다는 소문을 퍼트렸다. 시칠리아의 다이달로스는 소라 껍질 끝에 작은 구멍을 정교하게 뚫었다.  그리고 개미의 허리에 실을 감아 개미가 소라 껍질들을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다.  소라 껍데기들은 모두 실로 꿰졌지만 다이달로스는 숨은 곳을 들키고 말았다.  미노스왕은 시칠리아 원정길에 나섰으나 이 싸움에서 죽었다.

다이달로스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의 자손이며, 젊어서 여신 아테나에게서 건축과 발명에 대한 수련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그 후에 여신의 저주를 받아 평생 세상을 떠돌아 다녀야 하는 벌을 받게 되었다.  그가 그 벌을 받게 된 이유는 자신의 조카를 질투하여 죽였기 때문이다.  다이달로스는 더 이상 자신을 대적할 사람이 없다고 자부심에 부풀어 있을 때, 그의 누이는 페르딕스 Perdix 라는 자신의 아이를 다이달로스의 제자로 들여 보네 기술을 연마하게 했다. 페르딕스는 매우 뛰어난 젊은이였다.  물고기의 척추뼈를 보고, 철편의 가장 자리를 파내어 톱을 만들었다. 또 두 개의 철편의 한 쪽을 못으로 연결하여 컴퍼스를 만들기도 했다.

속이 좁은 다이달로스는 조카의 재주를 시샘하였다.  어느 날 높은 탑 위에 함께 올라 갔다가 뒤에서 조카를 밀어 떨어 뜨렸다. 그러나 페르딕스의 재주를 사랑하고 다이달로스의 음험한 질투를 미워한 아테나 여신이 추락하는 페르딕스를 새로 변신시켜 주었다. 그 새의 이름이 페르딕스인데, 메추라기 과에 속하는 이 새는 이때의 두려움 때문에 높이 날지도 못하고 나뭇가지 위에 앉지도 않으며, 그저 울타리 속에 집을 짓고 몸을 움츠리고 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건 이후 다이달로스는 아테나 여신의 명대로 한군데 정착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돌며 살게 되었다. 크레테로 가서 왕비 파시파에를 위한 목우(木牛) 만들고, 미궁을 지었으나, 다시 쫓겨나 미노스의 추격을 받기에 이르렀다. 조카 페르딕스의 추락은 그의 아들 이카로스의 추락사와 똑같이 닮아 있다.

시인은 노래한다.

뛰어난 재주로 여신의 사랑을 받았던 다이달로스
사람 사는 시대의 정의를 잃고
기예의 완성만 따랐던 그대,
조카를 높은 탑 위에서 밀어
오직 1인자가 되려했던 검은 구름같은 질투

죄 많은 왕을 섬기고,
그 왕이 더 많은 죄를 짓도록 돕더니
마침내 아들을 조카처럼 죽이는구나
기이한 냉담과 생각없음이여,
부디 기술이 생명에 대한 뜨거운 가슴을 품기를

IP *.128.22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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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9 13:19:13 *.212.217.154

다이달로스,

이카루스의 아버지로 알던 그 사람에게

이런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는걸 오늘 알았습니다.


최고의 기술자 이지만, 

그 기술로 생명을 앚아간다는 역설.


오늘의 기술을 되돌아 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9.02.12 09:28:43 *.139.108.175

오늘날로 치면

과학자, 장인 정도의 인물이

다이달로스 이겠지요.


개인적인 승부욕과 

목표에대한 열정은

한 인간을 정점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하다면

부매랑 처럼 스스로를 위협하게 되는 법이지요.


스스로의 욕망을 쫒지만,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고

주변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현명한 경영자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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