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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18일 11시 08분 등록
올해는 불일치의 간격을 줄여보자. 2007년 1월, 수자원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나는 한 모임을 주도하게 되었다. 9명의 사람들이 모여 2박 3일 동안 자신을 찾아 가는 실험을 하게 되었는데, 우리는 이 모임의 이름을 ‘내 꿈의 첫 페이지’라고 불렀다.

한 고등학교 교사가 있었다. 총명하고 아름다운 여성이다. 서른 살이 되기까지 매우 젊은 나이에 3년 동안 고3 담임을 맡아 왔는데, 그 일을 너무 잘해내 학생들은 그녀를 ‘스승’이라고 따랐고, 학교에서는 능력 있는 그녀를 믿고 여러 개의 보직을 주었다. 그런데 정작 그녀가 바라는 것은 교사가 아니었다. 그녀는 패션 작가가 되고 싶었고, 더 공부 하고 싶어 했다. 화려한 자신을 채워주기에 교사는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또 한 사람은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데, 몇 년 동안 회사를 확장하고 돈도 제법 벌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왜냐하면 그 일이 정말 그가 원하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해 왔던 일이라 시작하여 작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평생 그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원하지 않는 분야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정말 원하는 일로부터 자기들을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이 불일치가 그들을 괴롭혔다.

또 한 사람은 보험 설계사였다. 성공하기로 마음먹은 여성이다. 그녀는 3년 동안 일주일에 7일을 일했다. 성공은 고독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모두 성공에 투자했다. 약간의 성취를 이루었지만 그 동안 자신을 돌볼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 사이에 13 키로 그램이나 살이 쪘고 가까이 지내던 친구들은 떨어져 나갔다. 외롭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믿음과 그렇게 해서 성공하게 되면 그때는 이미 모두 떠나고 주위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사이에서 그녀는 고민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이 빠져있는 세속의 성공에 흐느끼고 있었다.

몇 사람들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여기저기 떠돌고 있었다. 한 때 이것에도 조금 미쳐보고, 저것도 기웃 거리면서 그 길이 정말 자신의 길인지 고민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사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 졸업을 하고 아직 무엇을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한 젊은이, 직장을 4번이나 옮기고 나서 지금은 공무원으로 살고 있는 서른 살 후반의 남자에 이르기 까지 모두 주어진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는 삶과 자신이 좋아하는 삶 사이의 불일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지금은 따로 나와 내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한때는 나도 20년 동안 직장인이었다. 뼈 속 까지 직장인이었다. 그 때 내가 느꼈던 것들도 바로 이런 불일치 속에서의 갈등이었다. 내가 만족하는 내 삶과는 별도로 인사 고과에 매이고, 승진에 매이고, 고용의 안정에 매이고, 품삯에 매여 살다 마는 것인가 ? 이런 질문이 들은 것은 마흔 살이 조금 넘어서 였다. 그때 나는 필사적으로 이 불일치들을 줄여 보고 싶었다. 나에게는 어떤 혁명이 필요했다.

여러 가지 노력을 해 보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나를 많이 도와준 현실적인 방법 한 가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직장 내에서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직무 기술서에 명시되어있다. 여러 가지 맡은 일 중에서 가장 부가 가치가 높은 중요한 일 3 가지를 골라 보자.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은 똑 부러지게 해 내야 하는 일들 말이다. 이렇게 고른 3 가지 중요한 일 중에서 다시 한 가지만 골라내자. 이때 선택의 기준은 ‘그 일과 나와의 어울림’이다. 다시 말해 내게 주어진 일중에서 내 기질과 재능에 가장 적합한 나 다운 일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렇게하여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간격과 불일치가 가장 적은 일을 골라낼 수 있다,

일단 내게 어울리는 일을 찾아내면, 이제부터 이 일이 올해 한 해 동안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계발해야할 올해의 프로젝트가 되게 하자. 모든 일에 우선 하게 하자. 출근하면 이 일부터 챙기자. 그리고 시간을 우선적으로 넉넉하게 할애하자. 그리고 이 일의 성과기준을 ‘최고의 수준’으로 올려놓자. 화분에 꽃을 키우듯 온갖 정성을 다 기우리자. 그러면 2007년 12월 31일 마지막 날에 가장 자랑할 만한 올해의 성취가 이루어 질 것이다.

이렇게 몇 년 하면, 다른 일은 몰라도 이 일에 대해서만은 회사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 더 나아가 동종 업계에서 그 일에 있어서 최고의 대가로 꼽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시장에서 불리는 당신의 이름, 바로 브랜드는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 지고 자신의 몸값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

올해는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을 찾아내고 그 일에 몰두하자. 그리고 그 일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발판을 마련하자. 이것이 훌륭한 직업인이 되는 가장 기초적인 설계인 것이다.
IP *.116.34.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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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윤
2007.01.18 19:45:55 *.149.166.50
타임지는 2006년의 인물로 '당신(You)'을 꼽았다고 합니다. 21세기 주역으로 떠오른 당신...., 기똥찬 한해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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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웅
2007.01.20 07:48:46 *.117.23.240
훌륭한 직업인이 되는 가장 기초적인 설계...
올해는 그 일을 하고싶습니다.
소장님의 글을 읽다보면 산행하다 만나는 빨간색 리본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기다림, 반가움, 든든함 그리고 이길로 가면 그곳에 갈수있을 것 같은 믿음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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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훈
2007.01.23 04:31:27 *.173.139.94
저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찾고있는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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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희
2007.02.01 09:20:16 *.236.3.225
저는 제 비젼과 제가 하는 일이 비교적 일치해요
선생님 글을 읽으니 제가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요
또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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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7 17:10:58 *.212.217.154

자신의 욕망과 일의 일치.

주관적 성공의 유일한 기준이 아닐까요?

오늘도, 그 교차점을 찾아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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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1 12:11:48 *.241.242.156

이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과

그 뒤를이어 새롭게 모든것을 시작하는 희망에 찬 1월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목적없이 사는 이유중 하나는

큰 목표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 목표 하나를 다시 세겨봅니다.

그 목표들이 쌓여갈 때

개인의 성공또한 가능할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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