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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15일 08시 43분 등록

'공부하는 식당만이 살아 남는다' 

떨칠 수 없는 것이 있다. 빗겨갈 수 있나보다 하지만 벗어 날 수 없는 것이 있다. 내가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사업에 힘들어 했고 건강은 좋지 않았었다. 하던 요식업을 접고 아직 준비되지 않은 다른 일을 기웃거려야 하는 심난한 때였던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얼마 후 다시 요식업을 시작했다. 그 당시 그에게 '그 지긋지긋한 패배'를 안겨주고, 다시는 그 길 근처에서 얼른거리지 않겠다던 그 일을 그는 운명처럼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4년 동안 작은 승리들을 만들어 냈다. 나는 그의 승리가 이제 겨우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의 승리는 타오르는 불길 같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그는 그 길이 자신의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전념하게 되었고, 그 동안의 패배들로부터 교훈을 얻어내 지혜로 삼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성실한 사람이다. 그리고 실험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바로 자신이 택한 인생에 대한 실험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베껴온 것도 아니고, 들은 이야기도 아니고, 짜집기한 이야기도 아니다. 직접 겪고, 배우고, 공부하고 실험한 그의 인생이야기다. 그러므로 리얼하다. 그의 강점은 두 가지다. 매일 식당에 나가 장사를 하니, 장사꾼이고 경영자다. 하루하루 실험을 해야 할 실험장으로서 현장을 가지고 있는 현역이다. 고객이 소리치면 그 소리를 직접 듣는 식당주인이며, 현장의 문제점을 직접 해결해야하는 책임자다. 신발을 잃어버린 손님에게 신발값을 물어주어야 하고, 엉뚱한 음식을 먹고 와 식중독에 걸린 고객의 치료비를 물어주어야 하는, 뒤로 물러 서 책임을 다른 직원에게 전가할 수 없는 현장인이다. 또 하나의 신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요식경영 컨설턴트라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 현장의 너머에서 자신의 문제를 객관화 시키는 연구자이며 이론가이기도 한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험장에서 마음껏 실험할 수 있는 현장인으로서의 경영자이며, 동시에 그 경험을 이론화하고 모델을 만들어 범용적 조언과 지도를 제공하는 요식경영 작가라는 두 개의 역할 모두를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것이 그가 두 번 째 자신의 책을 펴낼 수 있는 역동성이었다. 그는 경험과 이론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훌륭한 카펫을 짜내는 부지런한 연구자이다. 그러므로 그의 말은 신뢰할 수 있다.

그의 책을 읽으며, 페이지 마다 그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특유의 웃음과 단단함이 묻어난다. 그는 짠돌이다. 나를 평생의 스승이라고 높여 부르지만 선생인 내가 제 식당에서 같이 밥 먹고 나오면 제가 먹은 밥값까지 내가 내게 한다. 가끔 명절에 선물을 보내 오기도 하는데, 대체로 보잘 것이 없다. 예를 들면 먹기 고약한 싸구려 국산 포도주 같은 것을 보내온다. 한마디로 촌놈이다. 나는 늘 그에게 촌티를 벗어나라 놀려 주곤한다. 물론 그게 그의 전부는 아니다. 자린고비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후배가 찾아 가면 밥도 주고 용돈도 주어 보내는 넉넉함이 있다. 그의 식당이 번창하게 되고 몇 군데 프랜차이즈도 하게 되면서 틀과 격을 갖추게 된 다음에는 해피 데이라 하여 매월 첫 번째 월요일 매출의 50%를 사회에 선뜻 내놓기도 한다. 이 책에서 밝힌대로 가장 장사가 안되는 날을 골라 정해 둔 것이기는 하지만, 언젠가 그의 안목이 성공에 비례하여 더욱 커지게 되면 특유의 촌놈이 가지는 끈적한 진정성이 발동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그를 잘 알고, 그의 성실함을 믿기에, 가지가지의 이유로 음식 장사를 시작한 초보에서 베테랑까지 그의 조언과 지혜를 나누어 가질 것을 권유한다. 이 책은 바닥의 맛을 본 사람이 그 바닥을 짚고 일어선 치열한 이야기니 누구나 읽고 배울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IP *.160.3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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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9.15 10:58:06 *.36.210.149
emoticon하하하. Wow~~~ 나도 이런 추천사를 받고 싶다. 
이미지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찐찐하게 엉겨붙어 실제 체득된 끈끈한 아낌과 보살핌이 있는 이런 찬사를.

우리들의 어버이같은 사부님에 대한 살아있는 존경과 진정성과 신뢰를 목격한다.  
자로 만세! 사부님 만만세!! 알러뷰 변.경.연.!!!  ㅎ~ ^-^*      emoticon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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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9.16 01:18:40 *.36.210.149
야로 님은 술 깨시면 전화주삼. 소인 뜬 눈으로 기다립지요... . 왜 사냐건 웃으며...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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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2 12:44:30 *.212.217.154

애정이 묻어나는 추천사 이네요^^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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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3 11:51:06 *.212.217.154

식당뿐 아니라

모든 비지니스에 적용될 수 있는 명제이지요.

변화하고 공부하지 않는다면

자연히 도퇴될 수 밖에 없을것입니다.


평생 공부하고 배우며 감탄하는 삶을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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