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구본형

개인과

/

/

  • 구본형
  • 조회 수 6094
  • 댓글 수 7
  • 추천 수 0
2004년 10월 8일 09시 12분 등록
칭찬의 효용에 대한 지나친 남용에 대하여,, 2004, 9월

칭찬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좋은 것들과 마찬가지로 과도함의 병폐가 있다. 남용하면 사람을 피노키오로 만들게 된다.

링컨이 한 말을 기억하자. “ 우리는 찬사에 민감하다. 옳은 말이다. 우리는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정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모든 인간은 이러한 인정에 대해 자신을 괴롭히는 끊임없는 허기를 느끼고 있다” 아이들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긍정적인 인정을 받지 못하면 부정적인 인정이라도 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악의에 찬 말이나 시선 혹은 직접적인 구타를 선택하기도 한다.

칭찬은 인정받고 싶어하는 갈증에 대한 긍정적 인정이므로 좋은 것이다. 되도록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칭찬해 주어 나쁠 리 없다. 그러나 칭찬이 유행이 되어서는 안된다. 루드비히 14세가 남긴 냉소적인 말 속에도 충분한 진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훈장을 수여할 때 마다 아흔 아홉명의 시기하는 자와 한 명의 고마움을 모르는 자를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

프로이트 역시 칭찬이 자유를 말살한다고 말했다. 공격에는 저항할 수 있지만 칭찬에는 그 누구도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칭찬의 힘은 크다. 그러나 칭찬은 결국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인격장애를 만들어 낼지 모른다는 우려 역시 타당한 지적이다. 칭찬을 기대하는 것은 최악의 행동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차라리 헤로인에 중독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헤로인은 사람을 중독시키지만 행복하게 해준다. 그러나 칭찬을 기대하고 행동하는 것은 타인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끊임없이 상처받고 실망하게 될 뿐이다. 타인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 그들이 내 행복을 지배하게 된다. 나에게 동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고 나에게서 동기를 빼앗아 갈 수도 있다. 우리는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

외부적 동기 유발을 위해 투입되는 돈, 승진, 칭찬은 영양주사 같은 것이다. 지나치면 자율성, 일에 대한 정열, 선택과 책임이라는 건강함을 상실한 환자를 만들어 낼 뿐이다.

그렇다면 칭찬은 나쁜 것인가 ? 그렇지 않다. 모든 비난은 나쁜 것인가 ? 역시 그렇지 않다. 칭찬과 비난은 모두 얼마나 진지한가의 문제다.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첫 번째 계명은 그 사람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친절한 마음에서 나온다. 솔직한 인정과 긍정적인 애정이 중요한 것이다.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잘 해내면 칭찬해 준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남용하지 말라. 성과를 칭찬 받게 되면 그 사람은 쉽게 인형으로 전락하고 만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피와 정열과 영혼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성과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를 인정해 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존재를 인정받을 때, 우리는 열정을 가진 창조자가 된다. 우리는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을 때, 비로소 자존심과 명예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IP *.229.146.63

프로필 이미지
송인성
2004.10.12 16:50:34 *.180.100.171
칭찬의 양면성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도 칭찬인가요? ^^
프로필 이미지
김용빈
2004.10.12 21:42:15 *.6.113.29
칭찬에 대한 한 단계 나아간 사고를 하게 만드네요. 결국, 칭찬하는 것은 여전히 좋은 것이나, 칭찬을 기대하는 것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니라는... 수용자의 입장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프로필 이미지
야생초
2004.10.14 14:33:49 *.253.185.90
진정한 칭찬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저는 교사로서 칭찬이 늘 인색한 것 같아 의도적으로 칭찬을 하려고 많이 노력하곤 했는데 이제부터는 그의 존재를 인정하는 진심어린 칭찬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프로필 이미지
이성제
2004.10.14 19:01:42 *.41.80.230
성과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를 인정하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지훈스
2004.10.26 11:05:51 *.102.31.147
구본형님의 글을 자신이 말한 바와 같이 늘 새로움을 줍니다. 그의 성과나 외모가 아닌 그가 있다는 것, 그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존귀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란 말이죠? 새겨 듣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6.01.12 17:29:20 *.212.217.154

보상이 칭찬은 아니겠지요, 금전적인 보상이란 아주 평면적인 동기부여밖에 되지 않지 싶습니다.

http://www.ted.com/talks/dan_pink_on_motivation

칭찬이 그 성과가 아닌, 존제를 향해야 한다는 말에는 깊이 공감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칭찬이랑 수밖 겉할기 마냥 공허하지 않을까요?

다만, 우리사회가, 칭찬의 남용을 걱정할 정도가 아닌, 

칭찬의 인색을 더 걱정해야하는 환경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의미에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선생님~~~^^'

프로필 이미지
2017.11.02 13:27:45 *.212.217.154

저도 한때 칭찬에 목말라 있을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행히도, 외부의 칭찬과 보상이 아닌,

내면의 욕망에 조금 더 솔찍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타인의 수박 겉할기식 칭찬에 길들여지지 않고,

내면의 가치를 믿고 따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3 등불을 꺼버리면 더 큰게 보일게다 [2] 구본형 2002.12.25 6034
482 당신은 무엇으로 유명해 지기를 바라는가 ? [2] 구본형 2002.12.25 6034
481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2] 구본형 2008.02.20 6036
480 직장 민주주의 실험 [2] 구본형 2010.12.05 6041
479 휴먼 개피털에 주목하라 [2] 구본형 2002.12.25 6045
478 ‘제법 똑똑한 파리’ 이야기 - 3 개의 좌표 [5] 구본형 2006.03.22 6048
477 어느 춤꾼, 지독히 뜨겁게 살다간 사람 [4] 구본형 2006.12.03 6050
476 불안과의 동행, 그리고 성장 [3] 구본형 2004.09.25 6052
475 영혼은 팔지 마라. 그러나 기량과 재주는 힘껏 팔아라 [2] 구본형 2002.12.25 6068
474 어느 때 변화가 가능한가 ? [2] 구본형 2004.08.31 6069
473 길현모 선생님, 중요한 길목마다 그 분이 거기 서계셨다 [8] 구본형 2006.07.22 6079
» 칭찬의 효용에 대한 지나친 남용에 대하여,, [7] 구본형 2004.10.08 6094
471 선한 마음 그것이 당신의 힘입니다, [4] 구본형 2006.03.22 6095
470 커뮤니케이션의 비법 6 - 신뢰 [3] 구본형 2006.12.26 6104
469 발로 쓴다 -프리드리히 니체, 생각탐험 21 [2] 구본형 2010.06.22 6106
468 싸우지 않는 삶은 죽음의 냄새가 나서 싫다 [2] 구본형 2002.12.25 6108
467 여성, 나, 그리고 일 [2] 구본형 2005.02.03 6115
466 저 안내자가 멈출 때까지 계속 걸어갈 것이다 [4] 구본형 2004.01.24 6128
465 일에 대한 헌신과 개인의 행복 [3] 구본형 2005.06.22 6133
464 질서와 자유 - 그 어울림 [5] 구본형 2005.10.13 6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