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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3일 09시 46분 등록

Hunger for Excellence , 1회, 2008년 2월 19일
(3M 을 위한 원고)

나는 ‘어제 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을 돕습니다’ 라는 직업적 비전을 가지고 있다. 오랜 동안 변화 경영전문가로 활동 하면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경쟁이 우리를 진보하게 한다’는 것이다. 자연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치열한 각축장이다. 나무조차 푸른 하늘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하늘을 잃으면 햇빛을 잃게 되고 그것은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의 기본은 적과의 싸움이 아니다. 경쟁의 제 1의 원칙은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경쟁이란 자기 자신의 어제와 싸우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우리는 경쟁기업을 이기는 것이 승리라고 말해 왔지만 그것은 자신과의 경쟁이 가져다 준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토요타가 가장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을 때, 더 이상 경쟁 기업이 없다고 여길 때, 그들은 ‘타도, 토요타’ 를 외쳤다. 자신의 어제에 도전함으로써 내일을 이끌어 가기 위함이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경쟁업체 보다 나아지려고 할 필요가 없다. 지금의 자신 보다 나아지려고 끊임없이 애쓰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진보의 비결이다.

변화란 지금에 대한 불만족과 분노에 의해 촉발된다. 지금에 대한 창조적 증오가 없다면 변화도 없다. 그러므로 변화의 시작은 현재에 대한 불만이다. 성공적인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에 대한 요구 사항이 엄청나게 크다는 점이다. 자기만족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많은 사람들이다.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조직은 자신에 대하여 끊임없는 불만을 유도하는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다. 자기만족은 퇴보라는 강박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기도취에 빠지지 않고 계속 나아가게 하기 위해 ‘내부의 불길’을 계속 지펴댄다. 몇 가지의 사례를 짚어보자.

기업을 키워나갈 때 월마트는 '어제를 넘어서기‘ Beat Yesterday 라는 장부를 사용했다. 이 장부는 매일 매일의 매출액을 적어두도록 한 것인데, 이 장부를 보면 정확히 1년 전의 매출액과 비교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영원히 매출액을 높여가야 하는 도전이 전 직원에게 주어진 것이다. GE는 'work out' 이라는 숨을 수 없는 내부 자극 프로그램을 만들어 돌렸다. 직원들은 며칠간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토의하고 그 구체적 대안 까지 제시한다. 그 제안을 실행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상급 관리자는 이 토의에 참여할 수 없다. 직원들이 관리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불만을 토로하고 창의적인 대안을 내놓도록 하기 위함이다. 관리자는 제기된 대안에 대하여 그룹전원이 참석한 가운데서 그 대안을 실행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를 즉시 결정해야한다. 책임을 가진 고위 관리자들을 숨을 곳도 피할 곳도 없는 현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이 제도는 중역들에게는 고통스러운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잭 웰치는 이 제도를 통해 GE가 자아도취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볶아댔다. P & G 역시 경쟁 상대가 없이 최강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을 때, 회사 내부에서 경쟁을 유발시킬 수 있는 체제를 도입했다. 즉 자사 제품 사이의 경쟁체제를 도입함으로써 내부로부터 혁신의 불길이 꺼지 않도록 경계했다.

내가 알고 있는 3M 역시 대표적인 혁신 기업 중의 하나다. 새로운 제품의 아이디어를 죽이는 것을 경계하고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여 선의의 실수에 관대한 기업이며, 개인의 성장을 무엇보다 존중하는 기업이다. 윌리엄 맥나이트의 정신이 살아 있고 아트 프라이의 포스트 잇의 신화가 받히고 있는 기업이다. ‘포스트 잇은 우연히 발견되었지만 그 우연이 가능한 3M의 환경은 우연이 아니었다’라는 짐 콜린스의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정신과 신화를 어떻게 계속 유지해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나는 그것이 바로 만족을 모르는 배고픔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전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어떤 면에서 결코 일하기 편한 기업이 아니다.

한때 성공의 파도 위에서 신나게 서핑을 즐기던 기업들 중에 여전히 계속 번영하고 있는 기업의 수는 극소수다. 소멸해 가는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은 성장의 정점에서 이미 쇠퇴의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거꾸러져 들어간다는 점이다. 가장 경계해야할 것이 바로 성공이다. 성공은 우리를 도취하게 하지만 단명한 것이다. 삶이 시작하는 순간 죽음이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공이 시작되는 순간 쇠퇴의 메카니즘도 작동한다.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기업도 성공의 자만을 경계하고 두려워 할 줄 알아야 한다. 동시에 쇠퇴의 두려움 속에서도 성공의 전기를 다시 마련할 줄 아는 용기를 가져야한다. 이것이 파도를 짜릿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만족을 모르는 끊임없는 혁신의 불길에 피곤하고 지칠 때는 예술가들을 생각하라고 권하고 싶다. 좋은 예술가들은 더 나은 작품에 늘 굶주려 있다. 더 나은 작품에 대한 굶주림을 잃게 되는 순간 그들은 무력해지고 시시해 진다. 아티스트 웨이 (Artist Way)는 만족을 모르는 행로인 것이다. 만일 어떤 기업의 직원들이 이런 예술가적인 기질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불어넣어 줄 수 있다면 그 기업은 위대한 기업이다. 나는 주저 없이 그 기업의 제품을 사고 그 서비스를 사고 그 주식에 투자할 것이다. 그들의 상품과 서비스를 즐기는 내 소비의 행복도 커질 것이고 투자된 내 돈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IP *.128.2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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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정명윤
2008.03.17 09:39:50 *.199.250.119
소장님의 집필한 "사람에게서 구하라" 에서 <월계관을 쓰고도 다음날 훈련에 임하라>말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농구황재가 했던말 " 누군가 당신에게 최고라고 말하거든 당장 훈련장으로 달려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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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5 17:48:32 *.212.217.154

글을 쓰신 시점에서 

얼마 후에

도요타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도요타의 주가는 반토막이 나지요.


그러나, 그런 커다란 사건을 격으면서도

도요타는 다시 예전의 영광을 되찾아 갑니다.

그런 위기 대처능력이 역설적으로 

도요타의 저력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생겼다가 사라집니다.

어떤 조직은 100년을 이어가기도 하고

또 다른조직은 소식도 모른체 잊혀져 갑니다.


그 차이를 나의 조직에 적용하기 위해

오늘도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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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17:27:41 *.212.217.154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단 한가지는,

승자는 실행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 앤서니 로빈스


오직 실행 만이 조직을 성공시킵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실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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