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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12일 06시 51분 등록
왜 조직의 변화의 경영에 실패하는가 ? 2007년 1월 ,항공우주

사람은 잘 변화할까 ?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모호하고 어벙한 대답이라 여길지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 그렇다. 생물학적으로 우리의 뇌는 대략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기능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중 한 부분은 ‘대뇌피질’이라는 부분으로 학습과 추상적 사고를 관장한다. 아이가 7살이 되기 전에는 지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데 그것은 이 부분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후가 되면 이 부분은 계속 성장하여 정연한 논리가 작용하는 곳으로 자라게 되며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수준 높은 추리력을 발휘하도록 해 준다.

또 한 부분은 ‘대뇌변연계’ 로 감정을 다룬다. 감정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대뇌변년계는 출생 후부터 약 5년 동안 어머니와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은 어머니와의 따뜻한 사랑과 정을 통해 이 부분을 형성시킨다. 그래서 이 부분은 여성적인 측면이 강하다. 사람이 성인되어 대뇌피질과 대뇌변연계가 싸움을 벌리면 대부분은 대뇌변연계의 승리로 끝나게 되어 있다. 감정은 대체로 논리를 지배하기 때문에 이성보다는 감정을 따를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변화를 다룰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지금이 불만스러운 상황이며 변화가 필요한 때라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감정적으로는 이를 거부하고 안정을 추구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크면 현재의 불만족을 받아들이고 감수하는 경향을 선택하기 쉽다.

그러나 정말 인간의 진화와 무관하게 우리의 속에서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우리 뇌 속의 ‘파충류의 뇌’다. 마치 파충류의 뇌를 닮았다하여 이렇게 불리는 이 부분은 본능과 생식을 관장한다. 이 부분은 인류가 태어난 다음부터 지금 까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본능은 가장 동물적이지만 이것을 상실하면 인류는 멸종 되었을 것이다. 파충류의 뇌는 생존과 번영을 다룬다. 인간에게는 ‘올바른 이해와 추론’ 보다는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삶의 가장 기초적인 대목은 ‘살아남는 것’이다. 본능은 논리와 감정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자가 되게 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생존하고 번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살아남으려는 본능을 망실한 조직을 종종 본다. 그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신이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마치 용광로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뜨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들은 위험을 지각하는 감각을 상실한 것이다. 대체로 이런 조직은 비경쟁적인 곳에서 오래 동안 황금탯줄을 통해 독점적으로 영양을 공급 받아 왔다는 공통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의 어디를 가나 공공 조직은 보수적이고 느리고 권위적이다. 생존하기 위해 친절해야하거나 빨라야하거나 더욱 땀 흘려 노력해야할 이유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머니의 자궁 속의 안정이 보장되어 있다고 느낀다. 그들은 마치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조직이거나 위험한 환경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유아와 같다.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독점적 지위, 예를 들어 법의 보호, 국가적 경계의 보호, 성과와 관계없이 언제나 돈이 흘러드는 황금 탯줄 같은 것들은 이들의 유아적 안정감을 자극하여 현상을 유지하게 만든다.

IBM은 미국의 자존심이었고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첨단 산업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한때 40만의 엘리트로 구성된 조직이었지만 1990년 대 초에 거의 죽을 뻔하다 살아났다. 그 회생의 과정에서 약 1/3에 해당하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자동차 산업의 대명사였던 GM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올해 도요타는 성과면에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일본의 얼굴이었던 소니는 이제 더 이상 그렇게 불리는 것이 타당할까를 의심하게 할 만큼 불운했다. 가장 성공적인 기업에게도 생존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면 이보다 작은 기업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성적으로 더 나아지기를 바라지 않는 조직은 없다. 그러나 변화는 힘들고 두려운 것이다. 변화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왜 지금 이대로 있을 수 없는 지’ 를 감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강력한 변화의 적은 현재를 ‘그럭저럭 견딜만한 상황‘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즉 변화를 ’생존의 문제‘ survival issue로 규정하는 대신 ’하면 좋은 것‘, 이라는 논리적 문제나 행복에 대한 문제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현재를 그대로 덮어두려는 자기기만에 속아서는 안된다. 지금을 ’생존의 위기‘로 규정하는 절박한 문제의식만이 변화를 시작하게 하는 에너지다.

1990년대 초 삼성은 ’프랑크푸르트 회의‘로 상징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회장이 임원들과 함께 해외의 주요 가전제품 매장을 순회했다. 그리고 소니가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고 전시장의 중심에 전시되는 반면, 삼성의 제품들은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방치된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게 했다. 그것이 당시 세계 속의 삼성의 위치였다. 그리고 ’그 자리‘는 절대로 그대로 머물러서는 안되는 극복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본능적 공감대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경영혁신과 리더십 분야의 전문가인 존 코터(Jhon Kotter)는 구성원들에게 변화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한다’고 말한다. 본사를 매각하고 중역 월급의 50%를 줄이고 중역 전용 식당이나 엘리베이터 같은 것들을 제거하는 등의 상징적이고 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절박한 ‘위기의식의 공유’야 말로 변화를 시작하기 위해 반드시 가장 처음 회복해야하는 ‘결정적이면 본능적인’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떠남이다. 그것은 불만족스러운 현재를 떠나 바람직한 미래로 향하는 끝없는 여정이다. 그것은 하나의 존재가 더 나은 존재로 진화해 가는 것이다. 따라서 성공하는 기업은 모두 혁신기업이며 비전기업이다. 한마디로 끊임없이 흐르는 기업들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할 것은 변화의 실패가 아니다. 정말 두려운 것은 변화를 외면하고 멈춰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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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1 14:22:13 *.212.217.154

조직이 커질수록

조직원들 사이에 변화에 대한 온도차이가 커지기 마련이겠지요.

변화에 대한 공감이 가능한 수준의 조직은 어느정도일까요?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의 저자 사이먼 사이넥은 던바교수의 연구를 인용하며

최대 150명 정도의 인원이 조직에 적당하다고 말한다.


100명 내외의 적정한 인력으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그런 조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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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7 11:38:29 *.212.217.154

대뇌피질을 넘어

대뇌변연계를 자극할 수 있는 조직

그런 철학을 만들어 갑니다.


Why를 향하는 리더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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