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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3일 13시 52분 등록
사람에게서 구하라 - 글로벌 시대의 인재경영 석유공사, 2008년 1월

제나라 환공이 마구간을 시찰하다 마구간 지기에게 물었다.
“마구간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 ?"
마구간 지기가 미처 대답하지 못하자 관중이 대답했다.
“제가 일찍이 말을 길러 본 적이 있습니다. 말 우리를 짓는 일이 제일 어렵습니다. 우리를 지을 때 나무 막대를 서로 엮어 짜게 되는데, 처음에 구부러진 나무를 쓰면 굽은 나무가 다시 굽은 나무를 요구하기 때문에 다음 나무는 굽은 나무를 써야지 곧은 나무를 쓸 수 없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처음부터 곧은 나무를 쓰면 곧은 나무는 곧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이어서 꼭 곧은 나무를 써야합니다. 굽은 나무는 쓸래야 쓸 수 없게 됩니다”

이 짧은 고사는 중국 최고의 정치가 중의 한 사람인 관중의 어록과 행장을 담은 ‘관자’ 라는 책의 ‘소문‘(小問)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인간경영의 핵심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나쁜 사람을 쓰게 되면 나쁜 사람이 나쁜 사람을 부르고 인재를 등용하면 인재가 인재를 부르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경영자가 인재를 쓸 마음이 있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 내면인재는 구름처럼 모이게 된다. 인간경영의 요체를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가장 중요한 핵심은 경영자의 비전에 잘 맞는 사람들을 채용하고 계발하는 것이다. 경영자가 진심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조직이 무엇이냐에 따라 적합한 인재의 기준도 달라져야한다. 미국의 노드스트럼은 고객 서비스로 대단히 유명한 기업이지만 직원들의 이직율은 매우 높다. ‘모든 사람들이 부산을 떨며 바삐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바로 노드스트럼이 원하는 인재의 기준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유능하더라도 이런 기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노드스트럼은 좋은 직장이 아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펀 매니지맨트 (Fun Management)로 유명한 회사다. 미국인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 하는 회사 중의 하나지만 유쾌하고 유머 감각이 뛰어나지 못하면 그 조직에서 들어가 일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비전의 창조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은 등용해야한다. 마찬가지로 직원의 입장에서도 직장의 비전이 자신의 개인적 직업의 비전과 공명할 수 있는 조직이나 부서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현명한 판단이다.

둘째는 반드시 전문성을 확보한 인물을 기용하거나 육성해야하고 그들에게 적합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한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하여 자동적으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해오던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을 모색하고, 새로운 방식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지 실험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할 수 없다. 신(神)인가 여겨질 정도의 역량도 따지고 보면 성실한 노력의 산물일 때가 태반이다. 신이란 사람 안에서 길러지고 저장된 역량의 축적을 의미할 뿐이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자신의 힘을 믿을 수 없게 되고 다른 사람의 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안에 힘을 가지고 있으면 스스로 설 수 있지만 남에게 의존하게 되면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안에 축적된 힘이 바로 전문성인 것이다. 학습조직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는 인재 등용의 선발 기준과 보상 제도가 분명해야 인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능력에 따라 자리를 주고, 실적에 따라 보상하게 되면 사람들은 힘껏 일하게 된다. 능력이 있는데도 거기에 걸맞는 지위와 자리를 갖지 못하면 경영자가 사람을 잘못 평가한 것이다. 관중은 이것은 자율적 과실이라 불렀다. 경영자 스스로 범한 잘못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능력이 없는 데도 높은 자리와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경영자가 그 사람에게 속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자율적 과실과 대비시켜 타율적 과실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둘 다 경영자가 밝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잘못이다. 그 중에서도 조직 전체에 더 커다란 폐해를 끼치는 것은 타율적 과실이 발생했을 때다. 능력이 없고 거기에 인격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을 때의 폐해는 대단히 치명적이다. 이때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게 되어 회사를 떠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가 되기 때문이다.

넷째는 직업윤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인간 경영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환경, 노동, 사회경제적 압력 역시 강화되었다.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다. 그동안 고속 성장의 과정에서 마치 관행처럼 자행되었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부재는 앞으로 상당한 대가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한 유명 스포츠 용품 회사는 제3 세계의 미취학 아동에게 축구공와 신발을 만들게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러야했다. 그런가 하면 노키아는 환경문제를 야기 시키지 않은 기업하고만 협력관계를 맺음으로써 사회적 책임기업으로서의 책임을 천명했다. 앞으로 이 대목은 성장을 위한 대단히 중요한 전략적 차원에서 다루어 져야 할 것이다. 이미 기업의 지속성장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은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어가고 있다.

인재 전쟁의 시대에 경영은 곧 사람이다. 사람을 얻으면 경쟁력을 장악한 것이다. 그러나 만일 사람을 잃으면 싸우기 전에 이미 패배한 것이다. 구부러진 나무 투성이의 말 우리간이 되고 마는 셈이니 결국 졸렬한 경영이 되고 말 것이다. 경영자는 경영에 인생을 건 사람이다. 사람을 얻은 경영자는 인생에서도 성공한 것이다.
IP *.128.22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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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1.30 05:31:49 *.70.72.121
어렵사옵니다. 그 혜안을 배우고 익혀야 함이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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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1 12:23:48 *.212.217.154

금융자본주의시대에서,

'사람'과 '이윤' 두가지를 추구하기 위한

현실적인 고민을 해 봅니다.

떨어지는 매출로인해, 지출입 장부를 들여다보며,

주주로 대표되는 제 3자는 너무나도 쉽게

'사람'이라는 고정비를 줄여야한다고 판단하지요,

하지만,

함께 부딛치며 울고 웃는 '동료'를

단순히 숫자로만 볼 수는 없겠지요.

그런이유로,

'숫자'로서 '사람'을 볼 수 밖에없는 자본주의시스템의 한계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그 한계를 넘어서서,

개인의 위대함과 자존감을 밝혀서

개인과 조직이 함께 발전하며 영속할 수 있는 조직,

그 답을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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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3 13:45:18 *.143.63.210

시간이 지나고

산업이 발전할 수록

산업의 여러가지 요소중

'사람'이 가지는 의미는 점점 커져만 갑니다.


그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여 힘 쓰는 경영자만이

다가오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지요.


사람이 먼저인 조직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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