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구본형

개인과

/

/

  • 구본형
  • 조회 수 6574
  • 댓글 수 9
  • 추천 수 0
2005년 10월 1일 19시 38분 등록

잠깐, 그에 대하여...

종종 책의 서평이나 추천사를 써야할 일이 생긴다. 그 때를 위해서 몇 가지 원칙을 정해 두었는데 그 원칙중 하나는 ‘독자의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서평이 누군가에게 그 책을 읽게 하는 끈이 되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 그 책에 대해 말하는 것이 독자에 대한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세상에 이야기를 걸고, 독자는 책을 통해 한 사람의 세계를 이해한다.

책이 얼마나 훌륭한가는 늘 독자가 판단할 몫이다. 이 책의 경우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 다만 좋은 책의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객관적 기준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저자에 대한 정보다. 이 정보는 종종 전혀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음식은 그것을 만든 주방장이 누구인지 알 필요가 없다. 음식은 맛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책은 그 내용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대부분의 독자에게 저자는 책이라는 가시적 커튼 뒤의 숨은 그림자다. 춤꾼이 춤으로 말하고, 화가가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듯 저자는 오직 책으로 스스로를 표현하기 때문에 저자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꼭 필요할 때도 있다. 나는 적어도 그 책의 내용이 저자의 개인적 역사와 철학 그리고 가치관에 의해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라면 반드시 저자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기 경영과 계발에 관한 저자의 경우는 그가 누구인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기계발서는 진실과 사기의 경계를 걷는 위험하고 복잡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좋은 자기계발서 저자의 필수 요건은 자신의 원칙과 방식을 자신의 일상에 적용하여 그 효익을 얻은 사람이 그 비법을 객관화 시키고 이론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을 실험의 대상으로 쓰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자기 계발서를 쓸 수 없다.

나는 우연히 저자를 아주 가까이서 쳐다볼 기회를 가졌다. 우리는 며칠 함께 미래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꿈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앞으로 10년 동안 일어 날 가장 아름다운 10 가지 풍광에 대하여 서로 이야기했다. 이 책을 내는 것은 그의 꿈들 중의 하나였다. 아름다운 풍경 하나가 현실로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저자에 대해 이야기를 할까 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사용한 언어를 가지고 그를 표현해 보면 그는 ‘어당팔’이다. ‘어리숙한 사람이 당수 팔단’이라는 뜻이라는데, 내 생각에 저자는 그런 사람이다. 운동과는 담쌓고 사는 사람처럼 생겼지만 검도의 고수다. 막대기 하나를 가지면 무서운 것이 별로 없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다. 만나보면 알겠지만 그는 그러나 전혀 무섭게 생기지 않았다. 그를 만나면 오히려 웃지 않을 수 없다.

말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 달변과는 거리가 멀다. 그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들으면 오히려 좀 불안하기도 하다. 그의 부인의 표현에 따르면 ‘저렇게 더듬거리다가 언제 ‘뚝’ 그친 후 할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묘한 긴장‘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는 끝내 사람들이 포복절도하게 만들어 놓는다. 연암 박지원식으로 표현하면 ‘씹던 밥알들이 벌떼처럼 퍼져 나가도록’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웃긴다.

이 책에서처럼 그는 유머의 묘리에 대하여 말할 자격이 있다. 그의 부인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또한 칭찬의 고수다. 그녀는 늘 그의 칭찬에 걸려들곤 한다. 재미있는 것은 뻔히 알면서 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나를 만나면 나를 칭찬해 준다. 그래서 마치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듯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나도 뻔히 알면서 당하는 셈이다. 이 책에서처럼 그는 칭찬에 관하여 말할 자격이 있다. 그는 ‘어당팔’이 틀림없다.

지금 그는 포항의 한 전원주택에 살고 있다. 오랫동안 직장인이었다가 퇴사하고 나와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자신의 서재를 가지고 책을 읽고 책을 쓰고 작은 비즈니스를 하며 자유롭게 살고 있다. 그것만으로 그는 이미 자신이 기획하고 디자인한 인생 속으로 들어 와 있다.

IP *.229.146.45

프로필 이미지
아나키
2005.10.02 00:17:30 *.237.142.151
경영,비즈니스,자기계발 서적의 저자들 중 내면과 외면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강연에서 하는 소리는 평소 행동과 전혀 일치하지 않더군요. 이것이 먹히는 세상이 문제가 아닌지요?
프로필 이미지
길(道)의기원
2005.10.02 01:36:21 *.190.172.122
오늘 소장님과 김달국사장님을 알고있다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추천사 이보다 좋을 수없습니다. 어당팔님은 행복하시겠습니다.^^*

삶의모습과 꿈 비젼의 모습이 일치하는 분을 존경합니다.
이러한 것이 일상이되고 이것이 책으로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러한 방식의 회사가 만들어진다면 그회사에 올인하겠습니다.
물론 이런 커무니티을 꿈꾸고 그길(道)가고있고 제대로 혼자서 갈 수있기를 간절이 간절이 원하고 있답니다.
책과같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멋진사람입니다.
저는 그 멋쟁이 어당팔님에게 행복을 주문하고 믿음(信)걸었습니다.
우리 직원 모두에 필과 유머를 선물하겠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사업번창하기를 기원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정명윤(제주도)
2005.10.02 12:10:17 *.253.200.254
좋은 책은 삶을 들뜨게 합니다. 소풍가는 다음날 처럼 설레임~~~~.그설레임을 빠리 느끼고 싶네요.
프로필 이미지
팅커벨
2005.10.02 17:06:53 *.52.106.33
고맙습니다. 좋은 글 고마운 마음으로 읽고 옮겨갑니다.
프로필 이미지
홍승완
2005.10.05 17:56:45 *.120.97.46
좋겠다.
부럽다.
열심히 하자, 나도.
프로필 이미지
연필
2005.11.16 18:09:47 *.235.24.195
그분의 책이름이 무엇인지요?
프로필 이미지
홍승완
2005.11.16 20:57:05 *.110.49.38
제목: 나를 다스리고 세상과 친해지는 유쾌한 인간관계 / 김달국 저 / 새로운제안 / 2005년 11월
http://www.yes24.com/Goods/FTGoodsView.aspx?goodsNo=1792135&CategoryNumber=001001026009001
프로필 이미지
2016.07.01 15:19:59 *.150.248.46

전망이좋은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일을 하는 그사람.

분명 행복하게 살고 계실것 같아요^^

프로필 이미지
2017.10.17 14:42:22 *.32.9.56

달국님처럼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

그곳에서 매일을 아웅다웅 사는 모습처럼

행복한 삶이 또 있을까요?

꾸준한 저작 활동이 감동을 줍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