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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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이 곧 나다, 2006년 5월 22일, SDS
두 명의 카우보이가 있었다. 두 사람은 아직 낙인도 찍지 않았는데 누군가 훔쳐가 버린 소 한 마리를 찾아 나섰다. 그때 마침 몇 명의 인디언들이 보호구역을 넘어 탈출한 사건이 벌어 졌다. 지방 정부에서 인디언 한 명당 현상금 100 달러를 걸었다. 두 명의 카우보이는 소 찾는 것을 포기하고 인디언 사냥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며칠을 헤맸지만 탈출한 인디언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 대신 수많은 사막의 방울뱀들과 전갈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두 명의 카우보이 중 한 놈이 밖에서 나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텐트 밖으로 살그머니 밖을 살펴보니 수 천명의 중무장한 인디언들이 그들의 텐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얼른 몸을 돌려 흥분한 소리로 아직 자고 있는 동료를 흔들어 깨웠다.
“야, 일어나. 어서 일어나 봐. 우리는 이제 부자가 됐어”
어느 신문인지 잡지의 ‘웃어 봅시다’ 에 나오는 이야기로 기억된다. 여러분도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아마 웃었을 것이다. 기가 막혀서 말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일상 속에서 늘 벌어지는 세계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은 종종 잊고 산다. 어떤 보험 설계사 사무실에서는 아침 마다 회의를 열고, 동기유발 테이프를 듣고, 성공한 세일즈맨의 성공 사례 비디오를 본다. 그리고 일어나 ‘나가자, 따오자, 부자가 되자’를 세 번 외치고, 아주 커다랗고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는 것으로 회의를 끝낸다. 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한 사기 속에서 고객을 정복하고 계약을 따오기 위해 출정한다. 그리고 오후 5시가 되면 시무룩해져 돌아온다. 근거없는 낙관으로 자신을 무장한 후, 떠난 하루의 모험은 파김치로 끝나고 만다. 무작정의 낙관과 ‘Can Do'는 너무도 쉽게 "Can't do'로 바뀐다. 그러나 다음 날 그들은 또 서로 구호를 외치며, 고객을 찾아 나선다.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에는 윌리 로만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의 무덤 앞에서 식구들이 작별 인사를 하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가족들의 기억에 따르면 그는 수다쟁이다, 큰 건 수 하나가 터져 주기를 바라면 인생을 산 허풍쟁이다. 그러나 그에게 그런 행운은 따라 주지 않았다. 결국 윌리는 허황된 꿈을 꾸다 큼직한 한 건을 올리지 못하고 죽어 버린 패배자였다. 그러나 거기 모여선 사람들 중에서 윌리를 두둔한 것은 그의 친구였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
“ 아무도 윌리를 비난해서는 안돼. 그건 자네들이 잘 모르고 하는 짓이야. 윌리는 세일즈맨이야. 세일즈맨은 꿈을 가져야 한다네. 그건 '그의 직무 범위에 속해 있는 것' It comes with the territory 이라네. "
‘그건 그의 직무 영역에 속한 것’이라는 말은 직장인들의 가슴으로 밀려드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우리가 마치 직업을 선택한 것처럼 믿지만 사실은 직업이 사람을 만들고, 일이 그의 인생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가족들이 비난한 윌리의 태도와 성격은 원래 윌리의 것이 아니라 세일즈맨의 특성이었다. 웃고, 누구를 만나도 반갑게 손을 내밀고, 수다를 떨고, 허황한 꿈을 이야기 하는 것은 그의 직업 특성이었던 것이다. 세일즈맨은 상품과 함께 자신을 팔고 아이디어를 팔고 꿈을 파는 것이다. 윌리는 그의 직업이 만들어 놓은 인간인 셈이다. 그럼으로 아무도 그를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이 우리의 육체를 만들고, 우리가 본 책들이 우리의 생각을 만들고, 우리의 직업이 우리의 삶을 결정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생겨난 것이다, 새뮤엘 버틀러는 “ 일은 곧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투영하는 자화상”이라고 말한 이유인 것이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한다면 ‘인간은 그가 하는 일 자체’인 셈이다.
결론은 하나다. 멋진 인생을 살고 싶으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것으로 벌어먹고 살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살고 싶은 인생을 사는 것이다. 만일 그럴 수 없다면 일을 처리하는 당신만의 방식을 창조해 내라. 당신만의 방식 - 이것은 스스로의 기질과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하여 현재의 일에 접목시킴으로써 가장 자기다운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직 자신과 어울리는 최선의 일을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자기다운 방식을 찾아내 차별화시킬 수 있다면 훌륭한 차선책을 가지게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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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카우보이가 있었다. 두 사람은 아직 낙인도 찍지 않았는데 누군가 훔쳐가 버린 소 한 마리를 찾아 나섰다. 그때 마침 몇 명의 인디언들이 보호구역을 넘어 탈출한 사건이 벌어 졌다. 지방 정부에서 인디언 한 명당 현상금 100 달러를 걸었다. 두 명의 카우보이는 소 찾는 것을 포기하고 인디언 사냥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며칠을 헤맸지만 탈출한 인디언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 대신 수많은 사막의 방울뱀들과 전갈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두 명의 카우보이 중 한 놈이 밖에서 나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텐트 밖으로 살그머니 밖을 살펴보니 수 천명의 중무장한 인디언들이 그들의 텐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얼른 몸을 돌려 흥분한 소리로 아직 자고 있는 동료를 흔들어 깨웠다.
“야, 일어나. 어서 일어나 봐. 우리는 이제 부자가 됐어”
어느 신문인지 잡지의 ‘웃어 봅시다’ 에 나오는 이야기로 기억된다. 여러분도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아마 웃었을 것이다. 기가 막혀서 말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일상 속에서 늘 벌어지는 세계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은 종종 잊고 산다. 어떤 보험 설계사 사무실에서는 아침 마다 회의를 열고, 동기유발 테이프를 듣고, 성공한 세일즈맨의 성공 사례 비디오를 본다. 그리고 일어나 ‘나가자, 따오자, 부자가 되자’를 세 번 외치고, 아주 커다랗고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는 것으로 회의를 끝낸다. 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한 사기 속에서 고객을 정복하고 계약을 따오기 위해 출정한다. 그리고 오후 5시가 되면 시무룩해져 돌아온다. 근거없는 낙관으로 자신을 무장한 후, 떠난 하루의 모험은 파김치로 끝나고 만다. 무작정의 낙관과 ‘Can Do'는 너무도 쉽게 "Can't do'로 바뀐다. 그러나 다음 날 그들은 또 서로 구호를 외치며, 고객을 찾아 나선다.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에는 윌리 로만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의 무덤 앞에서 식구들이 작별 인사를 하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가족들의 기억에 따르면 그는 수다쟁이다, 큰 건 수 하나가 터져 주기를 바라면 인생을 산 허풍쟁이다. 그러나 그에게 그런 행운은 따라 주지 않았다. 결국 윌리는 허황된 꿈을 꾸다 큼직한 한 건을 올리지 못하고 죽어 버린 패배자였다. 그러나 거기 모여선 사람들 중에서 윌리를 두둔한 것은 그의 친구였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
“ 아무도 윌리를 비난해서는 안돼. 그건 자네들이 잘 모르고 하는 짓이야. 윌리는 세일즈맨이야. 세일즈맨은 꿈을 가져야 한다네. 그건 '그의 직무 범위에 속해 있는 것' It comes with the territory 이라네. "
‘그건 그의 직무 영역에 속한 것’이라는 말은 직장인들의 가슴으로 밀려드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우리가 마치 직업을 선택한 것처럼 믿지만 사실은 직업이 사람을 만들고, 일이 그의 인생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가족들이 비난한 윌리의 태도와 성격은 원래 윌리의 것이 아니라 세일즈맨의 특성이었다. 웃고, 누구를 만나도 반갑게 손을 내밀고, 수다를 떨고, 허황한 꿈을 이야기 하는 것은 그의 직업 특성이었던 것이다. 세일즈맨은 상품과 함께 자신을 팔고 아이디어를 팔고 꿈을 파는 것이다. 윌리는 그의 직업이 만들어 놓은 인간인 셈이다. 그럼으로 아무도 그를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이 우리의 육체를 만들고, 우리가 본 책들이 우리의 생각을 만들고, 우리의 직업이 우리의 삶을 결정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생겨난 것이다, 새뮤엘 버틀러는 “ 일은 곧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투영하는 자화상”이라고 말한 이유인 것이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한다면 ‘인간은 그가 하는 일 자체’인 셈이다.
결론은 하나다. 멋진 인생을 살고 싶으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것으로 벌어먹고 살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살고 싶은 인생을 사는 것이다. 만일 그럴 수 없다면 일을 처리하는 당신만의 방식을 창조해 내라. 당신만의 방식 - 이것은 스스로의 기질과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하여 현재의 일에 접목시킴으로써 가장 자기다운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직 자신과 어울리는 최선의 일을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자기다운 방식을 찾아내 차별화시킬 수 있다면 훌륭한 차선책을 가지게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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