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구본형

개인과

/

/

  • 구본형
  • 조회 수 174161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11년 9월 22일 07시 43분 등록

   크레테의 강력한 통치자 미노스에게는 유일한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의 이름은 안드로게오스 Androgeus 였다. 그는 아테네를 방문했다가 무시무시한 황소를 죽이는 원정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만 그 황소가 도리어 안드로게오스를 죽이고 말았다. 아들은 잃고 비탄에 빠진 미노스 왕은 아테네를 침공하여 승리하였다. 그리하여 치욕적인 조건을 제시하였으니 이때부터 아테네는 그레테에 9년마다 일곱 명의 청년과 일곱 명의 처녀를 공물로 바쳐야했다. 미노스왕은 이 공물들을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던져 주었다.

  이때 아테네에는 한 영웅이 있었다. 그의 이름이 바로 테세우스다. 그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기 위하여 일곱명의 공물 청년 중에 한사람으로 자청하여 그레테에 들어왔다. 크레테에 도착한 다음 그들은 미노스 왕을 알현하였다. 그 자리에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Ariadne, 이 여인의 이름은 이상하게 미로처럼 앞뒤가 바뀌어 잘 외어지지 않는다.  영어 표기를 눈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도 있었는데, 그만 테세우스에게 첫 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테세우스 역시  머리결이 아름다운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다.

  아리아드네는 미궁을 설계한 다이달로스에게 달려가 미궁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물었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에게 날카로운 보검 한 자루와 실 한타래를 주었다. 테세우스와 일행들은 미궁에 던져졌다. 미궁은 어디로 가든 미노타우로스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되어 있었다.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들어 올 때 풀어 둔 실을 따라 되짚어 미궁을 벗어났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와 젊은이들을 데리고 아테네로 돌아가고 있었다. 도중에 그들은 낙소스 섬에서 잠시 쉬기로 하였다. 여기서 테세우스는 잠든 아리아드네를 버리고 몰래 아테네로 돌아가 버렸다. 생명의 은인을 저버린 것이다. 왜 영웅 테세우스는 이렇게 배신을 하게 되었을까 ? 아테네의 주신인 아테나가 꿈에 나타나 원수의 딸을 버리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사랑을 찾아 아버지를 배신한 아리아드네는 이렇게 버려졌다. 

  그 후 그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 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버림받은 것을 깨닫고 슬픔에 잠겼다. 무엇으로도 그녀의 분노와 후회와 상실감을 채워 줄 수 없었다. 그녀를 불쌍히 여긴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배은망덕한 인간 대신 신을 애인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낙소스 섬은 주신(酒神) 디오니소스가 좋아하는 섬이었다.  그곳에서 아리아드네를 발견한 디오니소스는 그녀를 위로하여 자신의 아내로 삼았다.   결혼 선물로 보석이 박힌 금관을 주었는데, 후에 그녀가 죽었을 때, 그는 손을 높이 들어 금관을 공중에 던졌다.  그리하여 아리아드네의 금관은 별이 되어 하늘에 남게 되었다.

시인은 노래한다.

모든 영웅이여 미궁로 들어서라
'나를 지나면 슬픔의 도시로 가는 길
나를 지나면 영원한 슬픔에 이르는 길
나를 지나면 길 잃은 무리 속으로 들어가는 길' (주 *)
그 길을 통과하라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결코 잊지마라
희미한 소명의 길은 미궁과 같으나
어두운 내면을 통하지 않고는 내가 없으니
두려우리라 생각한 곳에서 나를 발견하고
죽으리라 생각한 곳에서 살게 되리라

(주 *) 단테의 '신곡' 중 지옥문에 쓰여 있는 글귀

IP *.160.33.176

프로필 이미지
2015.08.07 12:28:53 *.212.217.154

'희미한 소명의 길은 미궁과 같으나

어두운 내면을 통하지 않고는 내가 없으니

두려우리라 생각한 곳에서 나를 발견하고

죽으리라 생각한 곳에서 살게 되리라.'

프로필 이미지
2019.02.03 11:40:57 *.212.217.154

절망에 순간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는,


끝이라 생각한 그곳 너머에

삶의 또 다른 희열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고비를 넘을수 있는 용기를

선생님의 글에서 얻습니다.

큰 포홍같은 위로처럼 말이지요.


단비같은 겨울비가 내립니다.

제게 닥친 고난도

선생님의 단비같은 위로가 있기에

힘을내어 나아갑니다.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20.09.07 15:36:16 *.139.108.201

아리아드네,
그 이름만큼 아름다운 여인이겠지요?^^

운명이란 그건것인지,
아름다운 여인마져 버리고 떠나고,
그 여인은 다시 신의 아내가 되는.

...

만약 테세우스가
아리아네스를 버리지 않고
아내로 삼았으면
신화는 어떤 방향으로 씌여졌을까요?

잠시 흥미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