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7326
- 댓글 수 2
- 추천 수 0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Mutant Message Down Under, Marlo Morgan , 류시화 번역, 정신세계사, 2001
동아일보, 2001년 4월 14일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사람들은 생일을 축하하지 않는다. 해마다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아무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므로 전혀 축하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과거 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축하한다. 그날이 바로 새로 태어난 날이 된다. 그 사람들은 아이였을 때의 이름도 때가되면 버린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을 지어주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지혜가 늘고 삶의 목표가 뚜렷해지기 때문에 어렸을 때의 이름이 더 이상 어울리지 않게되기 때문이다. 그때 그 사람들은 어렸을 때의 이름을 버리고 다른 이름을 선택한다. 그 사람들은 그러므로 일생 동안에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질 수 있다. 그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과거는 그저 '자신 앞에 있던 시간'일 뿐이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독특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존중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독특한 재능도 역시 존중한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안에서 발견한 재능을 개발하고 이용하면서 평생을 보낸다. 그리고 새로운 재주를 익힐 때마다 새 이름과 지위를 얻는다. 그 사람들은 인위적이고 피상적이며 가식적이고 달콤한 것을 추구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영원한 본질을 발견하는 데 시간을 다 써도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목을 축여주는 한방울의 물, 아침으로 먹게되는 싱싱한 야채, 지는 태양, 반복되는 일상, 그 어느 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 무엇이든 신의 의도이며, 존재할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임을 믿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 세상의 모든 것은 신성하며 하루는 늘 새롭게 주어진다. 그것은 반복되는 지리한 일상이 아니다. 오늘은 늘 좋은 날이다. 그 사람들은 사람의 심장에는 피 이상의 것이 흐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은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어느 것도 저장하지 않지만, 이 세상은 더없이 풍요로운 장소라는 것을 믿고 있다.
이 아름다운 사람들은 문명인들이 아니다. 그들은 호주의 '참사람 부족'이라는 원주민들이다.
이 책은 한 백인 여의사가 원주민들에게 초대되어 본의 아니게 몇 달동안의 사막 도보 여행을 하며 느낀 체험담을 담은 것이다. 사막 여행을 마친 날 여의사는 문명과 자연이라는 두 세계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두 가슴' 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된다. 1994년 코팅이 안된 모조지에 자비로 인쇄하여 출판한 이 책은 같은 해, '무탄트'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나는 이 책을 잡은 순간 매료되었고,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비밀이 있고 지혜가 있다. 살아있는 자연이 있고, 내면의 목소리가 있다. 그녀의 여행은 우리 모두가 한 번 체험하고 싶었던 그런 것이었다.
IP *.208.140.138
Mutant Message Down Under, Marlo Morgan , 류시화 번역, 정신세계사, 2001
동아일보, 2001년 4월 14일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사람들은 생일을 축하하지 않는다. 해마다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아무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므로 전혀 축하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과거 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축하한다. 그날이 바로 새로 태어난 날이 된다. 그 사람들은 아이였을 때의 이름도 때가되면 버린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을 지어주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지혜가 늘고 삶의 목표가 뚜렷해지기 때문에 어렸을 때의 이름이 더 이상 어울리지 않게되기 때문이다. 그때 그 사람들은 어렸을 때의 이름을 버리고 다른 이름을 선택한다. 그 사람들은 그러므로 일생 동안에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질 수 있다. 그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과거는 그저 '자신 앞에 있던 시간'일 뿐이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독특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존중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독특한 재능도 역시 존중한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안에서 발견한 재능을 개발하고 이용하면서 평생을 보낸다. 그리고 새로운 재주를 익힐 때마다 새 이름과 지위를 얻는다. 그 사람들은 인위적이고 피상적이며 가식적이고 달콤한 것을 추구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영원한 본질을 발견하는 데 시간을 다 써도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어떤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목을 축여주는 한방울의 물, 아침으로 먹게되는 싱싱한 야채, 지는 태양, 반복되는 일상, 그 어느 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 무엇이든 신의 의도이며, 존재할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임을 믿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 세상의 모든 것은 신성하며 하루는 늘 새롭게 주어진다. 그것은 반복되는 지리한 일상이 아니다. 오늘은 늘 좋은 날이다. 그 사람들은 사람의 심장에는 피 이상의 것이 흐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은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어느 것도 저장하지 않지만, 이 세상은 더없이 풍요로운 장소라는 것을 믿고 있다.
이 아름다운 사람들은 문명인들이 아니다. 그들은 호주의 '참사람 부족'이라는 원주민들이다.
이 책은 한 백인 여의사가 원주민들에게 초대되어 본의 아니게 몇 달동안의 사막 도보 여행을 하며 느낀 체험담을 담은 것이다. 사막 여행을 마친 날 여의사는 문명과 자연이라는 두 세계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두 가슴' 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된다. 1994년 코팅이 안된 모조지에 자비로 인쇄하여 출판한 이 책은 같은 해, '무탄트'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나는 이 책을 잡은 순간 매료되었고,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비밀이 있고 지혜가 있다. 살아있는 자연이 있고, 내면의 목소리가 있다. 그녀의 여행은 우리 모두가 한 번 체험하고 싶었던 그런 것이었다.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23 | 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 [2] | 구본형 | 2007.06.20 | 7362 |
522 |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푸른숲 [2] | 구본형 | 2002.12.25 | 7363 |
521 | 인간은 건축을, 건축은 인간을 만든다 [2] | 구본형 | 2002.12.25 | 7368 |
520 |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1999.7) [2] | 구본형 | 2002.12.25 | 7372 |
519 | 꿈과 별들의 시대(1999.12) [3] | 구본형 | 2002.12.25 | 7386 |
518 | 일에 대한 헌신과 개인의 행복 [3] | 구본형 | 2005.06.22 | 7388 |
517 | 따라가는 기업은 멸종한다 [2] | 구본형 | 2002.12.25 | 7390 |
516 | 관자 [2] | 구본형 | 2007.02.12 | 7393 |
515 | 당신은 무엇으로 유명해 지기를 바라는가 ? [2] | 구본형 | 2002.12.25 | 7394 |
514 | 선수를 똑바로 보세요. 승리의 신화가 보일 테니 - HR 스코어카드 [2] | 구본형 | 2002.12.25 | 7394 |
513 | 좋은 비즈니스 리더가 되는 법, [2] | 구본형 | 2005.08.09 | 7398 |
512 | 선한 마음 그것이 당신의 힘입니다, [4] | 구본형 | 2006.03.22 | 7401 |
511 | 년초에 세상의 변화를 엿보자 [2] | 구본형 | 2007.02.12 | 7402 |
510 | 축복에 대하여 [9] | 구본형 | 2007.08.21 | 7402 |
509 | 만남 [2] | 구본형 | 2003.11.12 | 7406 |
508 | 세상은 나를 보살펴 주었고 또 나를 필요로 한다 [2] | 구본형 | 2002.12.25 | 7409 |
507 | 버스- 빠른 시대의 느린 세상 [2] | 구본형 | 2003.11.20 | 7412 |
506 | 쾌락을 다시 생각한다 - 생각탐험 8 [6] | 구본형 | 2010.04.29 | 7415 |
505 | 차별화 하는 법 [1] | 구본형 | 2008.04.04 | 7417 |
504 |
나의 작가론 2 ![]() | 구본형 | 2012.01.30 | 7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