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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31일 10시 56분 등록
하루 속에 변화를 데려오는 법, 현대 중공업, 2004. 12

한해가 지나가는 속도는 나이에 따라 다르다. 어린아이였을 때는 세월이 기어간다. 청년이었을 때는 씩씩하게 걸어가더니 중년이 되면 뛰기 시작한다. 더 나이가 들면 세월은 늙은 몸을 실고 바람처럼 달아난다.

우리가 어디에 있던 오늘을 놓치면 현재는 없다. ‘오늘’은 무엇을 하기에 좋은 날이다. 오늘 새로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영원한 어제를 살았던 죄, 즉 인생을 탐험하지 않은 죄를 짓는 것이다. 세상을 하직하는 날 그 용기 없음과 게으름에 대하여 반드시 추궁 당할 것이다.

오늘이라는 현재를 잘 보내려면 시간을 꽉 잡고 장악해야한다. 새해가 되어 결심한 모든 것들이 조만간 뒤죽박죽이 되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오늘이라는 시간을 놓치기 때문이다. 자기 시간을 가지지 못하면 인생이라는 놀이터에서 놀 돈이 없어 기웃거리는 사람처럼 초라해 진다. 하루 속에 변화를 불러오는 최고의 원칙은 우선 하루에 4% 그러니까 1 시간 정도를 빼내서 나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1 시간 정도를 완전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해방의 시간으로 만들게 되면 하루는 전혀 다른 얼굴이 된다. 믿지 못하겠지만 정말 그렇다. 그 1시간은 하루라는 물 속에 떨어진 파란 잉크 한 방울 같은 것이다. 1 시간 정도의 자유를 ‘매일 같은 곳’에서 확보하라. 굳이 아침형 인간이 될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익숙한 생활 리듬에 따라 취침 전 1 시간이어도 좋다. 어디든 가장 자연스럽고 몰입도가 높은 시간대 중에서 1 시간을 확보하라. 자유의 맛을 알게 되면 직장인도 하루 10% 정도까지는 자유의 시간을 늘여갈 수 있다. 그 정도 되면 대단히 훌륭한 자유인이다. 나는 누구에게나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것은 하루에 자유로운 2시간을 내게 투자한 덕이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명심해야할 것은 이 종자돈인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체계적으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반드시 자유시간을 내 편으로 끌어 들여야한다.

그러면 애써 확보한 1 시간의 놀이 시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가장 확실한 투자의 원칙은 ‘가장 소중한 것’에 확보한 시간을 다 쓰는 것이다. 소중한 일을 선택하는 요령은 누구나 다 하는 일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르는 것이 좋다. 그 일을 하고 있는 나를 생각하면 즐겁고 흥분되는 일을 고르면 된다. 작심삼일로 끝나는 모든 계획들은 그 일이 스스로를 흥분시키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일 때가 태반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이 한 시간을 자신을 찾는 일에 쓸 수도 있다.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가장 먼저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을 기록해 두었다 한다. 마음에 감추어진 무의식의 세계가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를 때 얼른 잡아 두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주말에는 그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이 1 시간으로 아주 훌륭한 하루의 기록을 적어 두기도 한다. 일기는 한 개인의 역사를 이루는 실록과 같다. 쓰다보면 후회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지루한 일상에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주는 것이 바로 일기다. 아직 내게 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기다려 준다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 하고 싶은 작은 일들은 이렇게 하여 찾아지는 것이다. 또 1시간 책을 읽으면 일주일에 1 권 혹은 한 달에 두 권 정도는 충분히 볼 수 있다. 책을 선택할 때는 관심이 있는 특정한 분야를 중심으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그러면 그 분야에 대하여 밝아진다. 읽으면서 중요한 곳에 밑줄을 그어 두고, 메모해두는 것이 좋다. 그러면 잘 정리되어 일상에 활용할 수 있다. 읽기는 말하기와 쓰기를 통해 완성된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 좋은 구절과 생각들을 매일 누군가에게 e-mail을 보낼 수도 있다. 고도원씨는 아침 편지 하나로 유명해져서 자신의 재단을 하나 가지게 되었다. 물론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도 있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취미활동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하루의 4%는 그 만큼 위력적이다. 그리고 점점 더 풍요로운 삶의 질에 대하여 갈증이 생겨갈 때, 점점 더 자신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여 가면 된다. 이때 우리는 조금씩 자유의 양을 늘여가는 셈이다.

직장 밖에서 소중한 일을 찾아 매일 1 시간씩 쓰는 자유와 함께 직장생활과 관련해서는 가장 먼저 다음 3 가지를 서로 권장에 보면 좋을 것 같다.

*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나의 언어로 정의하기 - 랄프 로렌은 ‘내가 하는 일은 옷을 디자인 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디자인하는 것’ 이라고 정의한다. 변화 경영 전문가로서 나는 ‘어제 보다 아름다워 지려는 사람을 돕는다’고 내 일을 정의한다. 당신이 매일 하고 있는 그 일은 무엇일까 ? 우리 팀 다섯 명이 매일 하고 있는 이 일을 우리의 언어로 정의하면 무엇일까 ? 이 새로운 정의가 바로 개인과 팀의 비전이다. 이 글을 읽고 일주일 이내에 한 번 만들어 보라. 신기하게도 품삯에 불과하던 반복적 일이 보람과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이의 제기하기 - 맥킨지의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위계질서가 강한 우리의 조직문화가 가장 약한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창의적 조직이 되어야한다. 보스를 위해 일하는 대신 고객을 위해 일해야한다. 문제를 알아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하는 모든 회의의 처음 20 분 정도의 시간은 다른 견해 다른 시각을 끌어들이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회의가 다이나믹해지고 예상치 않았던 새로운 해결책을 얻게 될 것이다.

* 가장 중요한 일 하나씩 들어주기 - 관리자가 먼저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직원이 올해 가장 하고 싶은 일 하나를 적극 지원하여 이루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에게는 야간 MBA에 다닐 수 있도록 일주일에 두 번은 반드시 6시에 퇴근하도록 배려해 주고, B 에게는 2주 동안 여행을 다녀 올 수 있도록 업무를 지원하고, C 에게는 또 그가 가장 하고 싶은 일 하나를 들어주는 것이다. 일률적 보상이 아니라 개인에게 특화된 보상의 방식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원하는 것 하나씩’ 들어준다는 새로운 개념의 공평성이 전제되면 일터는 훨씬 다이나믹해지고 즐거워 질 것이다. 실험해 볼 만하다.

변화는 일상이 바뀌는 것이다. 하루가 달라지면 근본적인 변화가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반대로 일상이 그대로 남아있는 변화는 껍데기일 뿐이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살아 있는 변화만이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비전에 전 직원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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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13:14:25 *.212.217.154

자연스러운 변화,

일상의 변화,

변화로 느껴지지않는 자연스러운 변화.

그런 변화가 진짜 변화이겠지요.

어쩌면 그 순간, 

변화란 말  자체도 사라질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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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30 11:22:55 *.32.9.56

변화!변화!변화!

삶의 본질이 변화임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변화의 자연스러움 또한 좀더 쉽게 받아들일수 있겠지요.

마치, 계절이 변해가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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