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나를

꿈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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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7일 05시 22분 등록

꿈 벗 이야기 코너에 매 주 무엇인가를 써야 한다는 부탁을 받았을 때 흔쾌히 그러마 하고 했었습니다. 어떤 꿈을 향해 매진을 하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십대 풍광을 머리에 담고 사는 사람도 아니면서 그러마 하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글 솜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었습니다.

 

첫 이야기를 무엇으로 할까 여러날 동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결론은 내가 부모로 받았던 이름외에 가졌던 이름들과 그중에 햇빛처럼이라는 이름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살아오면서 많은 이름(아이디)을 사용했었습니다. 사랑해, 무지(無智), 무지(無知), 무명(無明), lamp2you, lamp4you, littletree, 좋아해, 측은지심, 무산(戊山), 바람처럼, 나무처럼 그리고 햇빛처럼 등입니다. 그중에서 햇빛처럼이라는 이름을 가장 좋아하고 햇빛처럼 산다는 것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고 그것을 꿈으로 연결시켜 보려고 했기에 오늘은 햇빛처럼 산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에 참가하였을 때 썼던 십 대 풍광의 대부분은 제 머리에 없습니다. 그것을 다시 보지도 않았습니다. 아니 보기 싫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합니다. 상당 부분 제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그때의 분위기, 짧은 시간의 압박,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 십대 풍광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의미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적어보았기에 제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생각할 때 저의 가슴이 격동되는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이후에 제가 찾아낸 제 가슴을 격동시키는 단어, 그것을 말할 때 흥분하게 만드는 그런 단어는 바로 "가족", "친구", "일" 그리고 "나눔"이었습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마치면서 사부님은 저에게 햇빛처럼이라는 글을 책에 써서 주셨습니다. 저는 어떤 의미에서 사부님이 햇빛처럼이라는 말을 주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몇 일 생각을 해 본 후에 사부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사부님이 호식아 많이 웃어라라고 보내 주셨습니다. 그래서 많이 웃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웃고 즐겁게 생각하다보니 이제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감사할 일들을 찾아내게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 혼자 잘나서 이만큼 사는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삶의 곳곳에서 저를 도와주었던 분들의 고마움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햇빛처럼이라는 아이디의 의미를 생각하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소풍에서인가 사부님이 이런 말씀을 주신 적이 있습니다. 사부님 당신께서 많은 사람에게 햇빛처럼이라는 말을 써 주었지만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사람은 너였다고 말입니다. 그 말씀은 저에게 최고의 칭찬의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사부님께서는 햇빛을 좋아하여 많은 사람에게 주었고 저만의 착각이었지만 그것을 저에게"만" 주신 말씀으로 착각을 하고 생각을 하다 보니 저의 것이 되었다는 이야기였으니까 말입니다.

 

햇빛을 생각하면서 어떤 햇빛처럼 될 것인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보니 어릴 적 경험의 한 자락이 떠 올랐습니다.

 

계절은 요즘처럼 겨울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실제로 그런지 기억으로만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그 당시가 지금 보다 추웠던 것 같습니다. 새마을 운동, 조기 청소, 마을 가꾸기 4대 운동 등 어리석은 백성들을 걱정하는 위대하신 위정자들이 만드신 각종 운동들이 붐을 이루던 시절로 기억을 합니다. 그 운동들 중의 하나가 아이들이 등교시간에 동네의 깃발에 모여서 함께 줄을 맞추어 학교에 가서 그 깃발을 학교 국기게양대 옆에 꽂아 놓는 일이었습니다. 등교하기전 아이들은  마을 한 골목의 어느 집 담벼락 앞에 모였습니다. 해는 아직 높이 뜨지 않고 이제 막 앞산을 넘어온 상태입니다. 다른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담벼락 앞에 서있다가 보면 따스함이 느껴지고는 했습니다. 담벼락에 반사된 햇빛 그리고 높지 않은 곳에서 햇빛이 따스하게 비추어 주었지요.

 

그 햇빛의 이미지가 마음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햇빛처럼이라는 이름을 두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보니 그러한 햇빛의 이미지가 나의 꿈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름날 위에서 내려쬐는 강렬한 햇빛이 아닌 겨울날 낮게 떠오른 햇빛을 닮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알아차리고 난 후에도 한참이 지나서야 따스한 겨울 햇빛처럼 되기 위한 걸음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의 네가지 키워드중 하나인 나눔이라는 키워드를 이제 현실로 만들어가기 위해서 올 해 몇 가지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그 중 하나의 시도가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햇빛은 무엇을 만들어 따스함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있는 것을 태워서 따스함을 나눠주는 것 처럼 저도 새로 무엇을 얻게 되면 나눠줄 것이다가 아니라 이미 있는 것 중에 나눠줄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수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학원강사 경력도 전혀없고 수학전공자도 아니기에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기까지는 아주 작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학원강사나 수학전공자들이 많았기에 그리고 그런 분들중에도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눠주려는 분들이 많았기에 제게 순서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의 지원에서 다행히 학생들이 늘어나는 덕분에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에게 칭찬의 편지를 써 주기도 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중의 한 애가 중도에 그만두었습니다. 더 많이 칭찬을 해 주고 더 많은 관심을 나누어주고 그들의 생각을 하도록 해봐야겠습니다.

 

일년을 해보고 나니 새해에는 더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단순히 숫자만이 아니라 아이들을 더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겨울햇빛의 따스함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높이 빛나는 태양이 아니라 낮은 곳에서 비춰지는 햇빛의 따스함 그리고 햇빛처럼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꿈을 만들어 나가는 내년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햇빛처럼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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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7 09:12:17 *.128.229.221

호식형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 형님을 응원합니다~~       -경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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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7 09:33:01 *.180.232.121

말미에 강한 감동 있습니다. 낮은 곳에 살포시 내려온 따스한 햇빛님 글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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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7 13:52:21 *.253.82.112

햇빛처럼의 글을 매주 보게 되어 반갑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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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31 07:44:51 *.71.14.127

형님 이미지와 '햇빗처럼'...잘 어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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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31 16:29:38 *.160.33.205

그래, 호식아,  네 말이 맞다. 

어느 날 그 말이 네 가슴으로 들어 오는 날,    분리되었던 너와   비로소  한살이 된다.

'햇빛처럼' 살거라.  너 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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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20:40:31 *.10.140.150

읽어주신 분들 그리고 답글 주신 분들 모두 감사를 드립니다.

 

올 한해도 즐겁고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_^

 

그 복이 넘쳐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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