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나를

꿈벗

‘나를

2012년 9월 4일 08시 18분 등록

 

국민학교 시절에 장래희망을 적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무엇을 적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다만 옆에 있는 친구가 장래희망을 대통령이라고 적었는데 제가 그 밑이라는 사실이 기분이 나빴다는 기억이 남아 있다. 정말로 소망해서 적어낸 장래희망이 아니라 그냥 남들이 하니까 적어낸 장래희망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바로 기분이 나빠질수 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요즘 만나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한 친구가 있다. 잘은 모르지만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은 친구지요. 부모님이 보내서 오는 그런 친구 같아 보였다. 말을 하는 것을 보면 그다지 머리가 나쁘지 않은데도 학교에서 성적은 앞에서 세어나가는 것 보다 뒤에서 세는 것이 훨씬 빠른 그런 친구였다. 어떻게 하면 도와줄수 있을까 고민을 해서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아무 꿈도 없다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을 한다.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지난 주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편지를 써 주기로 했다. 아버지와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그것이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마음이 가는대로 그렇게 했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것이 원하지 않는데 충고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편지를 썼다. 솔직하게 도와주고는 싶지만 어떻게 도울수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라고 말 해주었다.

 

우리 집 큰 아이도 사춘기를 보내고 있다. 내가 살아온 세월과 아이가 살아가야 하는 세월이 다르기에 내가 도와주고 싶어도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이에게도 편지를 썼다. 너가 힘들어 하는 것 알지만 아빠는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어서 아빠 스스로에게 화를 낼 때가 있다고 말이다. 기다려 주고 또 기다려 줄 수 있을 뿐 스스로 헤쳐나가기를 바랄 뿐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내 아이도 그러고 그 친구도 그랬다. 꿈이 무엇인지 몰라서 답답해 하는데 꿈이라는 것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꿈이 있었는지 그 꿈이 무엇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꿈이라는 것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일까? 그 꿈이 내꿈이 맞기는 하나? 왜 꿈을 꾸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질문을 가지고 있으면 늘 답을 찾게 된다. 그렇게 발견한 책이 위의 책 꿈이 없어도 괜찮아라는 데이비드오글비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짧은 세월 살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꿈들도 유행을 타는 것을 보면 그 꿈이 진짜 꿈인지 아닌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한 번쯤 자신의 꿈이 진짜 자신의 꿈인지 그리고 꿈이 없다면 왜 꿈이 있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늘 꿈 벗들을 만나기로 되어 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많은 벗들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이렇다할 꿈이 없다. 그러면 오늘 만나는 사람들이 진짜 꿈벗일까?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봐야겠다….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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