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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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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4일 15시 47분 등록

독자 한 분이, 보내주신 메일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추모의 밤 때 오셨던 분인 것 같습니다.

익명을 원하셔서 익명으로 올리겠습니다.

보내주신 분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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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님께서 월요일마다 보내주시는 따뜻한 글들에
용기를 얻었던 독자입니다. 애독자라는 표현도 이제는 어색하지 않을 듯 싶습니다.  


오늘 마지막 글을 보내신다는 말씀에, 그동안 좋은 글을 보내주셔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감히 용기를 내어 올 4월에 써놓은 짧은 글도 함께 첨부해 보내드립니다.

어떤 행사에 참여하려면, 발표를 해야한다고 해서 미리 써놓았던 글인데요
행사 당일 멀리, 양수리, 통영, 세종시 등에서 짧은 말씀을 전하기 위해 오신 여러분들을 보고
발표하지 못했던 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여기 모인 여러분들께 제가 가진 故구본형 선생님의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날 토요일은 참 우연한 날이었습니다.
두 달 전에 산 책이 마루 책장 한 귀퉁이에서 도드라져 보인 것도, 
그리고 책이 도착한 뒤 한 번 읽어본 후 다시 보지 않았던 그 책을
 갑자기 읽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 것도 그랬습니다.

 < 할아버지의 축복 >에 있는 이 글을 보는 순간

  갑자기 왈칵 눈물이 나왔습니다. 당시 저는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 
  이 책은 연초에 어떤 변화경영시인의 메일링을 통해 소개받은 책이었습니다.
  요새 회사일로 조금 힘든 일들이 있었는데 그 일 때문에
  그런 것이었는지, 아니면 밝고 명랑하게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과 힘들게 씨름하며 보람찬 하루를 선물하는 와이프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분명 반드시 그러한 것이리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감명을 받았던 책 구절을 잠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우리는 나름대로 남을 도와주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도움을 주기도 한다.

    어떤 내과의사가 자신의 체험을 들려주었다.

    이제 막 전문의가 된 젊은 의사는 매우 번잡한 대도시 병원의 에이즈 환자 병동에서 일했다.
    당시 프테이제 반응 억제제나 다른 약물치료 요법이 개발되기 전이었다.

    그가 담당하던 에이즈  환자들은 모두 죽었다. 환자들 대부분은 자기 또래 젊은이였다.

    그는 환자들이 죽어가는 것이 너무 마음 아팠다. 그렇게 에이즈 환자들과 몇 개월을 지내던 그는
    자신이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공허한 느낌이 들어서 견디기가 힘들었다. 의사의 이름은 조였다.

    조는 불교신자였다. 그는 자기 환자들을 위해 늘 기도했다.

    그는 그 병원에서 일하는 동안 자신의 환자가 죽을 때마다 한 달 동안 집에 촛불을 켜놓고 
 
    죽은 이를 위해 기도했다. 그가 그 병원의 에이즈 환자 병동에 있게 된 이유는 
    그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를지도 모른다. 그는 환자들을 치유하고 생명을 구하는 
    의사의 일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를 실현할 수 없자 허무에 빠졌다.

    그러나 어쩌면 그는 환자들을 치료하려고 그 곳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해
    기도하려고 그곳에서 일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진정으로 환자들을 위해 
    아무런 부족함없는 봉사를 한 것이다." 

     - 레이첼 나오미 레맨, <할아버지의 축복> 中 -


  이 책을 읽은 그 날 밤, 구본형 선생님의 별세 소식을 들었고 그 분이 선종하신 시간이
  아주 우연스럽게도,  제가 이 책을 읽고 왈칵 눈물이 흐르던 시간과 같았습니다.
  아주 우연스럽게도 말입니다.

  구본형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변화경영을 말씀하셨습니다. 
  변화경영이란 나를, 우리를,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에 대한 학문이자 생활이겠지요.
  저는 그때 조금 다른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선생님은 항상 변화를 말씀하셨지만, 어쩌면 선생님은 변화하지 않는 것, 근본적인 것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변화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이 곳에 계섰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삶이란 그 자체로 축복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생명을 키우는 것은 성실함이란다.  
 

  할아버지는 작은 씨앗이 담긴 종이컵을 내게 주셨다

  그리고 작은 내 장난감 컵으로 매일 물을 줄 수 있는 지 물으셨다

  나는 몇 주일 째 매일 물을 주었다

  어느 날 종이컵 속에서 초록빛 싹이 났다.


  나는 감동했다. 네 살 때였다.

  생명을 키우는 것은 물이예요 할아버지 ?

  아니란다. 생명을 키우는 것은 성실함이란다

 

  할아버지는 나를 네쉬메레라고 불렀다

  '사랑스런 작은 영혼' 이라는 뜻이다.


   할아버지는 일곱 살 때 돌아가셨다.

   "너는 네 안에 열 명의 사람이 들어 있는 민얀이란다"

   민얀은 남자 열 명이 모여있는 모임이다.


   하나님은 열 명이 기도하는 곳을 성소로 여겨 찾아오셨다.

   내 안에 사람 열 명이 들어 있어 하나님이 내 기도는 꼭 들어 주신다는 말이다

   그렇게 엄청난 축복을 하고 돌아가셨다.

 

   나는 조산되어 세 살까지 말을 못했다.

   모두 걱정할 때 할아버지만은

   '이 아이의 눈을 봐라 걱정하지 마라' 이렇게 믿어주셨다.

   네쉬메레야, 너는 태어날 때 아주 큰 어려움을 겪었단다

   너의 영혼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처음부터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 후에도 내 영혼은 사람이 된다는 것의 어려움을 겪게되었다.

   나는 청소년기에 6개월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

   알 수 없는 병이 나를 쳐들어와 독한 약에 얼굴이 변할 정도였다.

   그러나 죽을 각오로 학교로 돌아갔다.

   그렇게 죽을 둥 살 둥 공부하여 의사가 되었다.

   35년 동안 환자들은 고통으로 회복으로 기적으로 나를 감동시켰다

   그들은 나를 따뜻한 의사로 만들어 주었다.

 
   레이첼 나오미 레멘은 소아과의사였다가 암환자를 위한 치유상담 의사가 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많은 환자들을 만납니다.

   어떤 어머니는 시트 밑으로 아픈 어린 아들의 발을 꼭 잡고 있습니다.

   그 발을 놓으면 아이의 영혼이 날아갈 것 같아서라고 했습니다.

   유방암으로 한 쪽 가슴을 잃은 아름다운 여인의 화가 애인은

   사라진 가슴에 아름다운 꽃을 어께 너머 까지 잎새가 자라도록 그려 넣었습니다

   열 다섯살의 미혼모는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는 레이첼 레멘에게

   자신의 목에 걸린 십자목걸이를 걸어주며 축복해 줍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다른 사람을 위해 축복해 줄 수 있는 것이 사람입니다.

   레치얌, 삶을 위하여 건배를!

 
   이 책은 당신이 인생의 어느 순간에 있든 삶에 건배하게 해 줍니다.

   당신의 슬픔을 위하여 건배

   당신의 고통을 위하여 건배

   당신의 기쁨과 평화를 위하여 건배


    -  구본형, 마음을 나누는 편지 (레이첼 나오미 레멘, 할아버지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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