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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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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8일 17시 35분 등록

스승님을 알고 곁에서 놀았습니다.


저는 사부님을 만나고 음식들이 다 맛있어 졌구요, 많이 웃었습니다. 옆에 같이한 사람이 예뻣고, 아무 말도 없이 같이 있는 그 시간도 도 좋았습니다. 사부님 드시라고 동기들이 간식거리를 사부님 앞에 놓았을 때도 저는 사부님 곁에서 과자를 집어 먹었습니다. 사부님과 같이 찍은 사진들 속에서 저는 사부님과 같이 무엇인가를 먹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이야기를 하고,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곁에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같이 길을 걷는 것이 좋았고, 사부님이 지나가신 그 길로 걸어서 바다를 보러 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에 함께 한다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좋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화가 납니다. 

오래 뵙지 못해서, 좀 더 뭔가를 같이 하지 못해서, 

못한 것들 때문에, 하지 않은 것들 때문에 화가 납니다.


지난 꿈벗 가을소풍에서 저는 '풍경달다'라는 시를 외웠습니다. 

외다가 목이 메어 울었는데, 누군가 뭔가 있다보다라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시를 들을 때, 시를 노래할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지요. 세상은 아름다운데, 그 속에 꼭 바람처럼 곁에 와 주었으면 하는, 그렇게 찾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지요. 


그리고 그때 조용히 계셨던 사부님. 

지금은 이 노래소리를 흥얼거릴 때, 그때 그자리에 계셨던 사부님이 생각납니다. 

저는 이 시를 들을 때마다 사부님이 그리울 겁니다. 



풍경달다
-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바람만 불어도, 사부님께서 찾아오신 것 마냥,

햇볕아래 서 있어도, 사부님께서 옆에 서 계신 것마냥,

호도과자를 집어 먹다가, 땅콩을 집어 먹다가도 문득 그럴 겁니다.


지금은 사부님이 몹시도 밉지만, 

지금은 사부님이 몹시도 밉지만,

지금은 사부님이 몹시도 밉지만,


지금은 사부님이 몹시도 밉지만,


문득 문득 생각날 때면 그때는 조금 덜 미워할께요.

그때는 바람처럼, 햇살처럼 곁에 있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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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1 12:33:58 *.64.236.170

경복궁 근처인가.......선생님하고 정초에 만나 메밀전병 먹었던 분식집, 낮술먹고 수업했던 날.......그 식당이 생각난다. 우리 다음에 만나면 그 집가서 비빔국수 같이 먹자......그가 선생님의 강추 메뉴였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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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2 14:52:47 *.39.145.95

경복궁역 앞에 시장골목, '체부동 잔치국수'라고 간판을 단 집입니다. 낮술을 사부님께 배웠지요. 잔치국수와 메일전병 같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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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3 09:54:31 *.1.160.49

언니, 저도 데려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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