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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 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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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4일 18시 40분 등록

  

누군가 내게 물었다.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가고 싶은가?

나는 대답했다.

아니다.

아무 것도 아니었던 시절,

방황과 고뇌의 시절로 나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내 속마음은 갈 수 있다면,

검은머리가 갈기처럼 날리던 그 시절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는 고뇌가 고뇌가 아니었고,

가난이 가난이 아니었고,

어떤 훌륭한 사람도 될 수 있었기에

내가 꽃이었던 그 곳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내가 그곳으로 되돌아간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주술을 부적처럼 가지고 갈 것이다.

내가 만일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간다면,

겨우 시키는 일을 하며 늙지는 않을 것이니,

아침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

천둥처럼 내 자신에게 놀라워하리라.

 

신은 깊은 곳에 나를 숨겨두었으니,

헤매며 나를 찾을 수밖에.

그러나 신도 들킬 때가 있어,

신이 감추어 둔 나를 찾는 날

나는 승리하리라.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것이 가장 훌륭한 질문이니,

하늘에 묻고,

세상에 묻고,

가슴에 물어 길을 찾으면,

억지로 일하지 않을 자유를 평생 얻게 되나니.

 

길이 보이거든,

사자의 입 속으로 머리를 쳐 넣듯

용감하게 그 길로 돌진하여 의심을 깨뜨리고,

길이 안보이거든,

조용히 주어진 일을 할 뿐.

신이 나를 어디다 데려다 놓던

그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

 

위대함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니,

무엇을 하든 그곳에 사랑을 쏟는 일이니,

내 길을 찾기 전에 한참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천 번의 헛된 시도를 하게 되더라도

천 한 번의 용기로 맞서리라

그리하여 내 가슴의 땅

가장 단단한 곳에 기쁨을 박아

평생 쓰러지지 않는 집을 짓고,

지금 살아 있음에

눈물로 매 순간 감사하나니

이 떨림들이 고여 삶이 되는 것.

아, 그때 나는 꿈을 이루게 되느니

인생은 시와 같은 것.

 

낮에도 꿈을 꾸는 자는

시처럼 살게 되리니

인생은

꿈으로 지어진 한 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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