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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5월 20일 06시 46분 등록

요즈음엔 아침에 안개가 많이 낍니다. 해가 떠오르는데 마치 달처럼 얌전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달보다 더 붉은 기가 강하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글거리는 작열함은 보이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하늘 위로 치솟아 오르지만 안개 너머로 그 자태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가끔은 안개 너머에 있는 것들이 더 잘 보이기도 하는군요. 너무 눈이 부셔서 해가 떠오르면 그 해를 볼 수 없는데 오늘은 안개가 떠오르는 해를 오래도록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군요. 문득 사랑은 안개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구석구석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신도 잘 모르는 것이 사람인데 어떻게 남을 다 이해할 수 있겠어요.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아들을 잃은 멕크레인 목사가 죽기 전에 한 설교가 생각납니다. 대략 다음과 같았던 것 같군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불행할 때 도울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도와야할 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그들이 바라지 않은 도움을 줄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온전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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