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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27일 12시 10분 등록
벗에게

도원결의에 참가하진 않았지만,어쩌다가 줏대없는 주군을 잘못 선택한 공명은
당시 무슨 생각으로 '천하 삼분계'를 계획했단 말인가?
삼국지의 주인공으로 어쩌면 제갈 공명이란 가정의 천재를 내세우고 싶은 것이
작가 '나 관중'의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네.
어리석은 주군을 끝까지 믿고, 이 멀고 먼 땅에서
풍습과 결핵으로 죽어 간 공명을 생각해 보았네.
그가 이곳 촉(Sue)에서 얻은 천하의 꿈은 무엇이었는가?
결코 희망에서 ?긴 천재의 자포자기란 말인가?

이곳 촉땅에서 지난 1,800년전의 삼국지의 실제를 찾아보며,
가끔 당시로 되돌아 가버린 나는 아직도 그때의 사람으로 착각하기도 하네.
지금도 열악한 교통사정이 그 당시를 짐작케 하네.
'검문관'이라는 곳은 '강 유'장수 1인이 지키면 30,000명의 위의 군사를 능히 못지나 가도록
막을 수 있는 천하의 요새로 아직도 그 감회를 간직하고 있었네.

더욱 이곳이 정이 드는 것은 아직 때묻지 않은 광할한 자연과
태고의 순수를 그대로 간직한 고산족(소수민족)의 삶을 가끔씩 보면서 여러 생각에 잠기곤 하네.
원시의 사람과 우리들이 다른 점,생각이란 잡념의 크기,사물을 대하고 보는 가치관의 차이,등
그러나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는 어떻게 닮았고,무엇이 다른가?하는 궁금증이 때로는 호기심으로
때로는 본능적 그리움으로 닥아오고 있다네.

벗들!모두 잘 지내고 있겠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에서 가끔 정체감을 느끼고,
문득 잠에서 깨어나면 '무서운 고독감'에 빠지곤 한다네.
항상 고독이라는 환경을 즐겼던 자책감까지 들며,'같이 더불어 말하고 느끼는 인간이 그립다'라고
소리도 지르고 미칠 것 같은 적막함에 몸을 묻고 있다네.

가끔 우리가 만났던 오래 전의 일중의 한 장면--진도의 저녁 놀이 비치는 시골 길에
충성스런 개가 컹컹짓으며 낯선 우리를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지나던 그 초가집이 떠오르네.
얼큰한 막걸리라도 나누고,한가로운 정경에 묻혀버리는 그런 생각일세.
이제는 그 옛날로 되돌아 가기에는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은 공간과 시간이 아니라,
우리들의 멀어진 마음일세.
그래도 가끔 향수처럼 떠오르면 이내 마음은 그곳으로 달려가 있다네.

저런! 인사동 골목을 밤늦도록 헤메고 다녔다니-------.
허름한 2층의 진하게 베어있는 술냄새가 그립고,함께 정담을 나누는 늙어가는 친구가 그립다네.
(**참,본형이,병학이 e-mail 주소를 갖고오지 못해서 연락을 못하고 있으니,
자네가 그들에게 이 편지를 나누어 주고,나에게 답장을 쓰도록 권장해주기 바라네.)

하루하루에 충실하고,내가 가진 것들을 중국인들에게 나누어주고,
사업을 직접 경영하여 보니 과거 종업원 시절과는 너무 다른 생각에 변해버린 나를 느낄 때는
문득 내가 아닌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네.
이곳도 최근 SARS의 위기로 절박해지고 있다네.

이런 일들이 지나고 나면 그대들이 어느 날 이곳으로 함께 나타 날 것이라고 상상하고 있네.
이곳은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 있네.
이 태백이 마시던 백주가 그대로 있고,최소 3,000m가 넘는 고산의 풍경은 중국 어느 곳과 비교가
되지 않는 명소라네.
이 좋은 경치도 벗들이 없으니,무슨 낙으로 바라 볼 것인가?
여름 방학,휴가를 핑게 삼아 훌쩍 떠나려므나.
구름을 물리고,초록도 그대들을 위해서 대기 시켜 놓겠네.

중국 사천에서
원철이가.

IP *.148.39.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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