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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14일 15시 18분 등록

담 넘어 바깥 쪽에 살구나무가 하나 있습니다. 울타리 넘어 우리집 쪽으로 가지를 뻗고 지금 아름다운 꽃을 피웠습니다. 작은 야외용 식탁을 그 밑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점심도 그 밑에서 먹고 저녁에는 그 아래서 술도 한 잔 했습니다. 꽃잎이 떨어질 때마다 봄날은 지나가지만, 지나가기 때문에 또 그렇게 곱습니다.

살구나무는 내 집 땅에 있지 않으면서 내 집 마당을 환하게 만들어 줍니다. 자신이 되어 충실하게 살면서도 그 존재 자체로 다른 누군가의 기쁨이 되는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이 살구나무는 어디서 배웠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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