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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월 3일 10시 17분 등록
봄비 온 다음날 아침은 눈부십니다. 해뜨기 전만 해도 흐리더니 아침밥 먹고 나니 온통 햇빛뿐입니다.

뜰 앞 나무 위에 산비둘기 두 마리가 앉아있습니다. 나란히 꼭 붙어 앉아 서로 부리를 비비고 깃털을 골라주는 것이 아마 사랑하는 모양입니다. 루비처럼 붉은 눈과 갈색 깃털이 브릿지처럼 들어간 몸매가 여간 날씬하지 않습니다. 동네를 지나는 생선장사 아저씨의 동태 꽁치 병어 사세요 하는 마이크 소리에 놀라 한 놈이 먼저 날아가고, 또 한 놈이 따라 자리를 뜹니다. 먹고사는 일 앞에 사랑은 잠시 묻어 두어야 하는 모양이군요. 아니면
사랑 찾아 더 깊은 곳을 숨었는지도 모르구요.

작고한 이문구 선생의 시에 이런 것이 있군요.

산에는 산새
들에는 들새
물에는 물새
들고 나는 새
하고많아도
울음소리 예쁜 새는
열에 하나가 드물지
웬일이냐고 ?
이유는 간단해
듣는 사람이 새가 아니란 거야

‘새’,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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