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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21일 18시 01분 등록
우리는 어떻게 이 모습으로 이 세상에 나왔는가?
나의 의지였던가?
아니면 부모님이 이 모습으로 설계하였는가?

이렇게 복잡한 감정과 정교한 조직을 갖춘 내가 어째서 마치 떨어지듯 이 세상에
던져지고 만 것인가?..... 어떤 이유가 그곳에 있는 것일까?
탄생의 의문을 가슴속에 담은 채 우린 이렇게 주어진 시간을 야금야금
소비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명한 진리 중 하나는 "나는 죽는다" 라는 것이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그 죽음은 나의 탄생과 더불어 같이 주어지게 되었다.

죽음으로 인해 더욱 농축되어야할 나의 삶.......
들꽃도 한때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사라지는데...
내 삶에서도 아름다운 순간이 있어야 한다.
들꽃보다 더 화려한 자태로 눈부시게 뽐낼 나의 순간이 있어야 한다.

나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라는 질문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나는 왜 자살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해보자...
죽지 못해 사는 이유들을 제법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몹쓸 환경에 있어서?...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나 마음의 상처가 심하고 낙담되어 지금 죽고싶단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부채가 너무 많아 그 시달임이 나를 죽음의 유혹으로 끌고 가지는 않는가?
사랑하는 배우자, 연인, 자식의 배신으로 사는 것이 지겹다는 생각이 드는가?

그래도 나는 죽지 못할 이유가 있다....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는데.....

죽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죽음에 직면한 사람 앞에서는 더할 수 없이 교만한 사치다....

어둠과 연기와 불꽃 속에서...당혹감과 두려움...귀를 찢는 아우성..
신선한 공기대신 검은 연기가 그 부드럽고 여린 폐 속으로 밀고 들어간다.
바비큐처럼 살이 타고 녹아...뼈들을 하얗게 드러내고...

그저 그렇게 쓰레기처럼 버려진 채로...삶을 통째로 도둑 맞았는데....
그 통절한 억울함을 가슴에 담고 산채로 화장을 당하는데......

그들이 뭘 잘못했는데?..........

왜 사냐고요?...무엇 때문에 사냐고요?....그런 말이 어딨어요?
꽃을 피워야 한다고요?.....
꽃을 못 피우고 살다 죽으면 또 어떻단 말인가요?

삶에 무슨 이유가 있어요?....왜 복잡한 그 이유를 알아야 되는 거죠?
무조건 살아야지.........
생존의 이유...살아야할 이유는...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체에게 두 번 다시 넌 무엇 때문에 사느냐고 묻지 마세요...

오!...평강의 하나님.....
삽시간에 사라져간 그 애절한 영혼들을 주의 품에 안식케 하소서....

(대구지하철사고로 숨진 영혼들에 대한 애통함에 눈물 흘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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