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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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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5일 12시 37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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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일요일. 특별한 일요일이에요.

엄마가 보름만에 집에 돌아오셨거든요. 뉴질랜드 여행 갔다 오시는 날 바로 할아버지 산소 벌초하러 제주도 까지 갔다 오셨거든요.

모처럼 다같이 맞이 하는 일요일 아침. 전에처럼 점심 같은 아침을 먹을 시간까지 자고 엄마와 아빤 누가 아침밥을 차릴 것인가에 대해 침대에서 투닥 거렸어요. 보통 아빠가 일어나는데 오늘은 같이 하자고 합의를 봤나 봐요. 메뉴는 할머니가 싸주신 갈치구이.

, 인사 안 했네요.

저는 우리집의 꽃바람 김나영이에요. 9살이구요. 서울성산초등학교 2학년4반에 다녀요. 그림 그리기를 잘 하구요. 김나영아나운서가 되는게 꿈이예요. 동생은 우리집에 햇살 김수영인데요...따라쟁이에요.


울 엄마는 울 가족을 모두 두고 엄마의 꿈을 찾아준다는 무슨 단체와 뉴질랜드 여행을 다녀오셨어요. 전 아홉 밤을 엄마보고 싶어 쓰러지는 줄 알았어요. 엄마 베개 안고 엄마 머리카락 향기 맡으며 자기도 하고 엄마는 지금 뭐하실까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아빠는 엄마꺼지만 아빠 옆에 가서 자기도 하구요. 이렇게 보고 싶을 줄 알고 엄마한테 편지 써서 드린 것은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가끔씩 오는 엄마 전화는 정말 기뻤어요. 눈물이 날 뻔도 했지만 동생이 있어서 참았어요.
세상에서 엄마 목소리가 젤로 좋아요.

 

오늘에서야 모두 모여 엄마 뉴질랜드 여행 사진을 감상했어요. 아빠는 먼저 지도를 펴서 다닌 곳을 보여 달라고 했고 9일이나 갔다 왔는데 뉴질랜드 남쪽의 반도 못보고 왔냐고 물으셨어요. 9일이지만 가고 오는 비행기에서 이틀을 보내서 실제로는 7일 여행이 었다네요. 뉴질랜드 지도는 땅콩처럼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애벌래 같기도 해요. 그러니까 엄만 땅콩의 중간부분만 보고 오셨나봐요.

                                                벌초와 엄마여행 303.jpg       

이게 엄마가 다니신 뉴질랜드 남섬 지도에요. 색칠한게 다닌 길이래요. 사진을 보면서 엄마는 신이났어요. 눈도 반짝이고 말도 많고 목소리도 밝고 높았어요. 엄마는 색다른 경험에 정말 신나는 여행이었나봐요. 아빤 와인 마신 이야기에 가장 관심을 가지시더니 선물로 사온 와인이 첨부터 젤 관심사 였다네요. 오늘밤 그 와인으로 또 데이트를 하시겠네요
.

사진을 넘기며 길어 지는 자세한 이야기에 저도 잘 듣고 있는데 아빠가
알았어. 알았어.. 아직 멀었어? 라는 말에 엄마의 표정은 급 싸늘해졌어요. 저도 순간 긴장했죠. 아빤 엄마 말을 중간에 끊어서 이런 분위기가 된적이 종종 있거든요. 아빠가 다른 풍경을 보고 싶어서 그런거라고 말해서 빨리 사진을 보고 조용히 넘어 갔어요.

엄마 말처럼 사람보다 양이 많다는 사진만 봐서는 모르겠지만 정말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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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상해공항이래요. 갈때 상해 공항을 거쳐갔대요. 그러니까 중국인가봐요. 공항건물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렇게 둥근 원통모양으로 보여서 엄마는 이것도 건축가의 계획된 이미지였을까 하고 생각했대요. 울 엄마는 건축을 공부했고 건설회사에 건물을 짓다가 두 달 전에 그만두고 저와 동생을 멋지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계셔요.

 

                                                                      

                         뉴질랜드 029.jpg

드디어 뉴질랜드래요. 10시간 48분 비행. 엄만 해외여행이 처음이었는데 다리가 져려서 정말 힘들었대요. 그런데 지환님이라는 잘생긴 분이 옆에 앉아서 엄마도 관심 있는 코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대요. 그 아저씬 코칭 전문가 래요. 엄마한테 코칭이 뭐냐고 물었더니 뭐잠깐 고민하시더니 칭찬해서 뭐든지 잘하게 도와주는 거라고 하시네요. 엄마가 하고 싶은 일도 이런것이고 지향하는 바도 같아서 그 아저씨와의 대화가 참 유쾌했대요. 비행기에서 밥도 준대요. , 정말 좋겠어요. 나도 먹어보고 싶어요. 할머니 댁에 가는 비행기에서는 한번도 밥을 준 적 없었는뎅.
                    

오클랜드공항.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로 가기 위해 국내선 타러 가면서 찍었대요. 나머지 몇 명은 아직 입국세관을 통과하지 못했는데 가지고 간 물건을 조사하기 때문이래요. 그 나라 보호를 위해서 들어오는 물건을 다 풀어본대요. 먹을 거리 박스가 25개 였는데 3번째 박스에서인가 삶은 계란하고 풋고추가 나와서 다 풀어헤침을 당하고 육포다 빼앗겼대요. 난 너무 아깝다고 말했는데 엄만 아까운 것 보다 무사히, 빨리, 잘 통과해서 크라이스트처치행 비행기에 모두 탈 수 있기를 기도 했대요. 비행기 출발 직전에 가까스로 모두 탔는데 반가워서 박수까지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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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첫날 목적지 크라이스트처치. 공항건물의 처마 날개 선이 예뻐요. 이제 모두 숙박이 가능한 캠퍼밴을 빌리러 가고 있대요. 전 그 차가 너무 궁금해요. 어떻게 차에서 밥도 해먹고 잘 수 있죠?
그리고 넘 신날 것 같애요.

엄마는 캠퍼밴을 처음 봤을 때 차가 넘 커서 놀랐대요. 보조로라도 운전을 할 거라고 국제면허증을 준비해 가셨거든요. 근데 그 차 크기가 위로 높은 사각형의 덤프트럭 같았대요. 아니나 다를까 국제면허증 준비해 간사람 모두 설명은 들었지만 처음 운전한 사람이 끝까지 했대요. 그래도 엄만 왼쪽사선을 쓰는 도로를 운전해 보고 싶었다는데소망으로 그치고 실행을 하지 않은게 다행이죠.

크라이스트처지에서 캠퍼밴을 재워주는 홀리데이 파크는 10분 거리에 있었는데 거기 찾아가는데 장난 아니 었대요. 길을 몰라서. 시내에서의 캠퍼밴 6대의 행진은 장관이었대요. 앞차가 넘 빨리 가도 안되고 마지막차 안 오면 기다리고, 왼쪽차선으로 가랴, 우회전 할 땐 역주행 하기 십상이라 모두 초보 운전자세로 핸들에 매달려 있고 선두차 헤매면 모두 다 헤매고 결국은 친절한 아가씨 만나서 도착할 수 있었대요. ㅋㅋ 정말 장난 아니었을 것 같애요. 엄만 그땐 정말 막막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가장 웃기는 장면이래요.
파크에 도착하자말자 이래서는 아무것도 안되겠다며 1호차에 네비게이션을 달자고 선생님께서 주장하셨대요. 누가, 어떻게, 안심 시켜드려서 그냥 다니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그 담날부터 엄마친구 인 웅이아저씨가 지도를 보며 인도해서 한번도 헤맨 적도 없고 시간을 못 맞춘 적도 없대요. 그 아저씨 별명이 인간네비게이션으로 붙여졌대요. 그러니까 결국은 선생님의 말씀대로 네비게이션을 단거나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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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길가에 집들이 너무 예뻐 사진을 찍었대요. 깨끗하게 정리된 도로에 큰 나무가 있고 잔디를 심어 단정한 마당과 차고가 있는 주택. 늘어선 집들이 비슷하면서도 다 다른 형태이고 지붕은 아스팔트싱글에 벽체는 샌드위치 판넬로 건식구조, 각자 다른 창문에 예쁜 장식들. 엄만 그 몇 집에 초대받아 내부 공간을 보고 싶었대요. 거실은 얼마나 넓을까, 낮은 처마에 지붕 용머리는 높은데 내부 천정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궁금했대요.

엄마도 그런 단독주택, 마당이 있고 거기에 잘 생긴 감나무를 심고 비가오면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살고 싶어하시거든요. 울 엄마는 엘리베이터 무서워해서 높은 집은 싫대요.

 

파크에서 사연 많은 박스을 열어 음식을 나누고 조별로 간단히 점심을 해 먹은 다음 시내 관광을 나갔대요. 버스 타는데 곳을 정확히 몰라 한대 보내고 엄청 기다려 타고 갔는데 버스기사 아저씨가 넘 친절해서 엄만 오히려 불안했대요. 버스를 세워놓고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는데 차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편안하게 기다려 주더래요. 물론 영어 안 되는 울 엄마한테 설명한 건 아니구요^^
우리도 그렇게 여유로웠음 좋겠어요. 버스아저씨가 가르쳐준 덕분에 곧장 에이번강 아주 작은 배를 타러 갈수 있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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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죠.^^ 중간에 계신 분이 엄마가 존경하는 선생님이신데 커피를 들고 타는 멋스러움을 보이셨다고.. 이렇게 배 타는 건 영국의 귀족들의 뱃놀이래요. 레이스 달린 모자에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타야 하는데 모두 여행복 차림이라 난민 같았대요.

엄만 넘 좋아서 오른손을 물속에 담그고 손가락 사이 스치는 물을 느끼고 물방울 소리를 들으며 내내 손으로 노를 저었대요. 심심해 하는 오리들에게 물껸지기 놀이를 했대요. 좀만 더 있어있으면 엄마 오리들하고 심오한 대화를 했을 거래요.

울 엄만 그럴 줄 알았어요. 아마 귀족부인의 차림을 한냥 온갖 우아한 자세를 취했을 거예요. 허름한 옷을 입고도 폐허가 된 궁전에서 공주인 듯 상상하며 노래를 부르는 아나스탸샤처럼 말이에요.  저랑 동생 데리고 공연장에 가든, 계곡에 가든 엄마가 더 신나 하시거든요. 

거기서 팔뚝만한 장어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봤대요. 나중에 거기 가시거든 꼭 잡아 잡수셔요..ㅋㅋ


 

전 첨에 풍경 사진만 보여드리려고 했는데요. 엄마가 사람이 있는 풍경이 더 아름답고 재밌는 거라고 인물사진도 넣는게 좋을 것 같대서 몇 장 넣었어요. 그러니까 진짜 반갑고 좋네요. 사람의 얼굴에 다양한 풍경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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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전차 트램을 타고 시내를 두 바퀴 돌았대요. 한번은 돈 내고 또 한번은 공짜로23명이 타니 전세 전차가 되고 시내 전체를 둘러 볼 수 있어서 좋았대요. 에번강의 노 젓는 분도 완전 할아버진데 전차도 인심 좋아 뵈는 할아버지가 운전을 했대요. 오리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은근히 움직이는 배, 이게 전차야 싶을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는 전차가 인생을 다 알고 있는 듯한 할아버지들만의 매력과 아주 잘 어울려 보였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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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총지휘자이자 엄마랑 같이 잤다는 이한숙님이래요. 모든 면에 매력적인 분인데 아주 지적인 이미지에 외모까지 멋지다고
제가 보기에도 웃는 모습이 예뻐요. 우리 반 친구 중에는 예쁜척하는 애들이 많은데 그런 것 같지도 않고환하게 웃는게 솔직해 보여요.  그래서 좋아요. 울 엄마도 좀 그런 편인데

근데 영어 엄청 말하신다고 엄마가 왕 부러워해요. 그러면서 저보고 더 영어공부 열심히 하라고왜 나보고..-.-;;   엄마, 나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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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양식의 아트센터. 중정과 같은 마당에 들어서니 하늘로 통하는 계단이 있었대요. 엄만 비둘기가 되어 사뿐히 날아올라 그 계단을 밟고 올라가고 싶었다고 하늘에 떠 있는 건물. 신기해요. 진짜 하늘에 달려있나 봐요.

 


버스를 타고 다시 파크로 돌아와 마트에서 사온 스테이크로 전체 같이한 저녁식사.
엄마는 밥을 먼저 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에 냄비 밥을 지었는데 인기짱이었대요. 사실 엄만 할머니가 계셔서 살림을 거의 하지 않아요. 특히 냄비밥은 해보지 않았는데 첫날은 물의 양을 적어 더 붓고 또 붓고 해서 겨우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

그리고 엄마차는 선두인 1호차였는데 모두 여행 진행요원들이라 바깥 일이 바빠서 엄마의 내조가 절실히 필요 했대요. 이동 중 짧은 식사시간에도 밥하고 상 차리고 수저 놓고 밥 뜨고는 누룽지 끊이고 밥 먹으면서 커피 물 끓이고 커피 마시면서 상 치우고 설거지 해서 제자리에 넣고 단추 꼭 누르기까지. 단추는 왜 누르느냐구요? 저도 궁금했는데요. 차가 움직이면 서랍이 열려서 내용물이 떨어지는데 단추 같은 버튼을 누르면 잠기게 되어 있대요. 멀티 플레이어라고 다들 칭찬했지만 다 준비된 음식과 반찬이라 별로 할게 없었대요. 그리고 엄마보다 엄마차 식구들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라 더 잘 했을 거예요. 엄만, 어른들한테 좀 깍듯이 하시는 편이거든요.

암튼 그래서 쭉 밥을 하게 되었고 날이 갈수록 밥은 윤기 나고 구수해지고 누룽지도 풍부해지고이젠 달인이 되었다네요.ㅋㅋ 거기서 얻은 별명은 춘장이래요. 엄마가 밥을 좀 하긴 했나 봐요. 여행가면 밥은 냄비밥으로 책임지시겠다고 하는걸 보니.. ㅋㅋ 아빤 그냥 웃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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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이 되었어요. 인간네비게이션 웅이 아저씨가 운전석 보조로 앉았어요. 약간 긴장한 자세의 베스트 드리이버이신 오옥균님이 운전석에 앉았대요. 운전 잘 못 하신다던 분이 여행 끝날 때까지 차분한 자세로 뒷 차들을 따라오게 만들었대요. 이제 아서스패스 산을 넘어서 그레이마우스로 갈 거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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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처음 보는 설경에 모두들 탄성과 감탄했답니다. 저기 보이는게 다 돌이 아니구요. 자세히 보면 맨 아래줄은 양이예요. 달리다 보면 양들이 예술작품처럼 무리 지어 늘어서 있고 먼산에는 밥풀처럼 붙어 있어 보이고  뉴질랜드에는 사람보다 양이 더 많이 살고 있대요.

그리고 이정도 풍경은 아무것도 아니래요. 넘 일찍 감탄사를 날렸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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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탄 차가 눈 속에 빠졌대요. 웅이 아저씨가 설원에서 좀 놀게 한다고 갓길이 세웠는데 푹 빠져 버렸대나요. 갓길의 생태를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인 거죠. . 헛바퀴만 돌아서 쓰레받기로 눈을 파내고 다같이 밀었어요. 눈에 빠졌을 땐 순간 놀랐지만 23명이 모이니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처리 되었대요. 뭉치면 살고뭐 이런 건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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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에 빠진 차를 구출해 내고 신나게 눈싸움 중이래요. 신났죠?
눈 속에 묻어 버려 놀이도 했는데 선생님이라는 분이 술래였는데 잘 묻히지 않았다고 아서스패스에선 그냥 들어가면 바로 묻힐 정도로 눈이 많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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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죠
캠퍼밴 다섯 대가 따라오고 있네요. 이게 시작에 불과하지만 엄만 맨 앞차 뒷창에 매달려 따라오는 뒷차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대요. 따라오기의 완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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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서스패스. 서던알프스 산맥이이어지는 서부로 가는 고갯길이래요. 그러니까 산맥 한부분의 정상인가 봐요.

엄마의 전속 모델이신가봐요. 엄마 사진의 엄청 많이 나오는 분이에요. 아빠가 누구 닮았다고 말씀하셨었는데..기억이 안나요. 암튼 멋진 사람이었어요.

엄마차 1호차을 운전하는 오옥균님이시래요.
뒤에 쌓인 눈을 보니 뉴질랜드가 한겨울임이 느껴져요. 눈이 허리까지 찰 정도로 내렸고 어제만 해도 이 길로 다닐수 없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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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로 점심을 해결 하기로 했는데 엄마네는 우아하게 사먹기로 했대요. 옆 테이블의 모습인데 무엇을 먹었는데 접시가 깨끗해요 했더니 아직 안 나온거라네요. 엄만 잘 모르겠는데 스프하고 빵 그런걸 먹더라고
엄만 파이와 샌드위치를 먹었대요. 나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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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샌드위치 먹은 집 창문이래요. 바로 앞의 산이 가까이 있으면서 높아 전경은 안보이지만 참 예쁜 창이죠. 엄마가 도형찾기를 하재요. 긴 사각형, 작은 사작형, 삼각형은 몇개야
?
창문은 몇개로 쪼개져 있을까

두개의 창문을 접어보면 어떻게 될까
?
재밌있는 창문이긴한데 제가 도형놀이 수준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엄마한테 따끔하게 말했어요
.
"
엄마, 뭐 제가 애기예요. 저는 초등학생이거든요. 그런건 다섯살짜리 동생들이 하는 거예요. 수영이랑 하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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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길에 만난 눈치우는 포크래인이래요. 다섯대가 하고 있었대요
.
이렇게 하니까 어제 못다닌 길이 뚫렸나 봐요. 손을 흔들어주며 지나갔대요.

 

 

                           뉴질랜드 098.jpg

눈속을 헤치고 따라오기

아서스패스 고갯길 넘어오는 길이 넘 아름다웠고
눈속에 푹 빠졌다나 나오는 느낌이었다나요.

눈 속을 누비는 캠퍼밴 일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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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스패스 계곡을 내려왔을 뿐이라는데 봄이네요
.
어떻게 이럴 수 있죠? 신기해요. 봄의 여왕이 치고 올라 가려나봐요
.
 
봄이 여왕이 축복하여 빨리 꽃을 피운 풀꽃, 서리 맞아 얼어버린듯한 하얀 풀도 찍어 오고 돈나물 같은 오동통한 풀도 보여줬는데 한창 나 있는 풀이래요. 봄이 정말 곧 오려나봐요.



 

                                     뉴질랜드 133.jpg


달리고 달려서 그레이마우스에 도착했어요. 대형풍선위에서 뛰어노는 사이 한숙님이 오늘 머룰 준비를 마치고 팬케이크 바위가 있는 파파로아 국립공원으로 가자고 해서 달렸답니다
.
지는 해를 시계로 삼아 바라보며
.
팬케이크 바위에서 해너미를 보겠다는 마음으로. 40분 거리
.
가는 길은 해안도로였는데 넘 아름다웠답니다




     뉴질랜드 135.jpg


바다를 배경으로 달려오는 차들
.
각 차마다 두 명은 빨라진 속도에 맞게 달리느라 신경쓰고

또 다른 두 명은 하늘과 바다의 장관에 넋을 읽고 창문에 붙어 있었을 거래요.




 
                    뉴질랜드 129.jpg 


햇님이 구름에 가려졌어요
.
 
구름이 바다에 비쳐요
.
그 바다에 엄마의 사진 찍는 모습이 비쳐요.





뉴질랜드 139.jpg 

아주 적절한 시간에 도착해서 웅이 아저씨는 매우 흡족해 했대요.
멋지죠? 웅이 아저씨의 포즈보세요
.
엄마가 막 칭찬하는 내용과는 달리 저는 고구마가 생각나요
.^^




뉴질랜드 153.jpg

얘는 7살이래요. 엄만 쌍둥이라 이름이 헷갈려 아마 기담이 아님 규담일 거래요.
7
살 동생도 갔는데 나도 갔으면 좋았을 걸. 엄마 말로는 여행가방도 직접 다 챙기고 밥도 골고루 잘 먹고 때도 안 쓰고 씩씩하고 용감하다고
. 나도 내 가방은 내가 챙길 수 있는데 

꽤 귀엽게 생긴 것 같애요.

멋진 5학년, 6학년 오빠도 있다던데 엄마한테 사진이 한 장도 없어서 더 보고 싶어졌어요.

얘 뒤로 해가 지나봐요.




                   뉴질랜드 152.jpg 


해가 지는걸 구경하는 사람들이예요. 엄마가 멀리서 찍었나봐요.
저기 있는 사람 중에 두세명만 빼고 다 엄마랑 같이 간 사람이래요. 엄마가 이 사진 넘 맘에 들어해요.

석양을 보며 엄만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넘 경이로워서 아무 생각이 없었대요.그런데 해가 바다 속으로 쏙 빠지고 남과 동시에 어둠이 내리고 정신이 들어 생각한 것이 울 꽃바람과 햇살, 그리고 아빠랑 같이 봤으면 좋았을 걸.하고 생각했대요.

넘 좋은걸 보면 아무 생각이 없어지나?? 생각 주머니가 사라지나??

우리가족이랑 보았으면 했다는 생각은 급하게 지어 낸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해가 지고 돌아오는 길의 바다는 캄캄하여 육지가 되고 육지 같은 바다와 맞 다은 하늘이 환하여 그 하늘이 다시 바다가 되고 줄지어 혹은 듬성 듬성 뜬 구름이 섬처럼 보여 밤의 새로운 바다가 넘 아름다웠대요. 엄마가 아무리 머리를 흔들고 눈을 깊이 감았다가 떠도 그것이 하늘로 보이지 않고 바다로 보이고 더 세차게 머리를 흔들고 바라보아도 구름이 섬으로 보였대요. 엄마의 사진기술 부족으로 그 장면은 사진에 담지 못했대요. 아마 엄마 눈 속에서 늘 보이겠죠.

나 같으면 그림으로 그렸을 텐데

엄마랑 같이 다닌 한숙님은 일몰, 석양을 좋아한대요. 석양은 사람을 집으로 돌아가고 싶게 만든대요.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엄마는 속으로 크게 공감 했대요.

 

그레이마우스에서의 저녁도 바비큐, 각자 역할 분담이 잘되었대요. 고기를 잘구으시는 15년 경력의 석쇠 달인 최영훈아저씨, 옆에서 소금뿌리는 웅이 아저씨.. 열심히 서빙하는 진짜 멋진 웨이터 같은 희석오빠.. 엄마는 밥했대요. 김치찌개도 했는데 빵자르는 칼로 녹은 돼지고기 자르기는 장난이 아니었대요. 그것도 껍질이 붙은 돼지고기. 해언 언니가 미끄덩거리는 고기를 잡아줘서 겨우 다 자를 수 있었다고 김치찌개엔 돼지고기가 최고긴 하지만 그냥 참치 넣고 하시지

양고기도 첨 먹어봤대요. 약간의 노른 내가 나지만 엄마가 어른이 되어선지 와인이랑 마시니 맛있었다고..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젓가락 잘 가는 건 돼지고기래요.

각자의 차에서 그릇과 숫가락 가지고 와서 차리고 먹고 마시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치우고 챙겨 가고가 엄청 잘 이루어져 신기했대요.

그리고, 엄만 그때쯤 알았대요. 모두들 잘 모르는 사이라는 걸. 엄만 웅이 아저씨만 잘 알았고 아무도 몰라서 엄마만 다 잘 모른다고 생각했대요.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배려하며 모두들 알아서 움직이는 힘이 무엇일까 내내 생각했는데 그건 모두 훌륭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부님이라는 분의 큰 빛 때문이래요.

무슨 빛이요? 그 분은 맨날 환해요? 그럼 맨날 환하지.

 

그레이마우스 파크 뒤는 공동묘지였대요. 엄마는 영문도 모르고 웅이 아저씨랑 공동묘지에 먼저 갔대요. 그런데 미리 귀신이 되어 공동묘지 중간에 있어야 했는데 엄마 엄청 무서웠대요. 울 엄마 엄청 겁많거든요. 거기의 묘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평편한 돌무덤에 십자가가 세워져 있어서 우리나라 봉분이 있는 묘가 아니라서 무서움이 덜하긴 했지만 엄만 달빛이 훤해서 더 무서웠대요.


엄마가 어렸을 때 산골에 살았는데 할아버지가 귀신도 달 밝은 날 다닌다고 하셨대요. 그 말 들은담부터 엄만 달빛을 훤하면 화장실도 못 갔다고.. 커서 생각하니 어른들이 달 밝다고 놀러 다니지 말라고 그러신 것 같대요. 웅이 아저씨 표현법을 빌리자면  엄마한테 지대로 먹힌거죠.ㅋㅋ

보름달이 훤히 비치는 밤이면 정말 금가루를 뿌린 듯 은은하고 나뭇잎의 흔들림도 보여지고 달빛에 그림자가 생겨 같이 다니고 정말 아름답대요.
전 아직 보지 못했어요. 제가 도시아이라선가봐요.

IP *.254.30.80

프로필 이미지
경환
2008.09.05 16:01:48 *.143.170.4
나영이 시점의,,맛깔스런 글과 사진...재미있게 잘보았어요~~^^
누나!!,,,머든지 열심인 누나~~^^ 멋쪄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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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09.05 17:43:41 *.169.188.175
사진 잘봤다. 글도 잘보고..

글을 옮기느라 그랬겠지만

답글들이 사라졌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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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2008.09.05 20:25:36 *.160.33.149
꽃바람 나영이는 글도 잘쓰지. 나영이는 엄마 닮은 것 같애. 따라쟁이 수영이는 아빠를 닮았나보구나?
선생님은 아빠를 본적은 없거든. 그래도 엄마는 안 닮은 것 같으니까 틀림없이 아빠를 닮았을꺼야.

나영이 쓴 글을 보면서 많이 웃었다. 제법 의젓한 낱말도 쓰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말야. 선생님은 저 큰차를 잠깐 몰다가 퀸스타운이라는 곳에서 서있는 앞차를 꽁 받았지 뭐냐.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차가 다 망가진 줄 알았지 뭐냐. 왜 살짝 뀔라고 그랬는데 천둥 같이 큰 방귀가 나왔을 때 처럼 얼굴이 빨개졌어. 그래도 다행히 아무렇지도 않았어. 물론 앞차에 아주 손톱만큼 피해가 가기는 했지만 말야. 너를 알게 돼서 기쁘구나. 그러면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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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아저씨
2008.09.06 00:52:20 *.38.246.49
그날의 기억이 지대로 다가온다.
다시 꿈속을 걷게 만드느만....ㅎㅎ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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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09.06 04:43:24 *.240.107.137
흐흐.재미있어, 나영이 속의 춘희씨, 2편을 기다리고 있어요!
아직 데카포 호수의 하일라이트가 안 나왔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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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9.06 07:45:48 *.72.153.57
글을 옮기면서 덧글이 없어져 버렸네.
꽃바람에게 인사했는데....

꽃바람과 햇살의 편지를 보고 너무 부러웠어요. 어제 이글 보고 침참했던 기분이 확 살아났습니다. 제게 꽃바람과 햇살이었어요.생글생글 살아나는 기분. 글 읽으면서 행복했어요.

다음에 꿈벗 모임에 나영이 수영이 데려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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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라
2008.09.06 08:53:42 *.231.19.143
언니...글 넘 좋아요....훨씬 쉽고 재밌게 읽혀져요....
멋져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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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바람
2008.09.06 22:38:42 *.254.30.80
선생님 엄마가 선생님께서 쓰신 책을 자랑하셨어요. 우와 선생님은 참 되단하새요. 그리고 선생님은 책을 좋아 하시나바요. 이 김나영이도 선생님처럼 책을 좋아해요. 그리고 저도 선생님 처럼 소설을 써갓고 섬점에 낼거에요. 좀어렴겠지만요. 근데 어떻게 그 많은 책들을 썼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힘들죠? 나는 힘들어도 선생님 처럼 소설을 쓰고 책을 만들어서 친구들한태 자랑을 할거에요. 재 생각 어떼요? 멋있죠? 그럼 안녕히 계시고 안녕히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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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균
2008.09.07 20:33:36 *.180.243.35
정말 부럽다.

이렇게 글과 사진을 조합해서 멋지게 보여줄 줄 알고,
감수성이 풍부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음식을 정말 잘하고
남을 잘 칭찬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잘 배려하고,
좋은 가족을 두고 있으며...
아뭏턴, 아뭏턴
덕분에 무지 무지하게 좋은 영행을 한 것 같다.
오는 시 축제에 꼭 가야겠다.
안동 촌 아줌마...
참 좋은 사람이다. 글과 사진이 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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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희
2008.09.08 09:44:14 *.254.30.80
잘 지내시죠? 보고 싶네요. 저도 같이 여행해서 넘 좋았어요.
모델선생님을 꼭 시축제에 초대하고 싶어요. 꼬옥 오세요. 시심이 절로 나는 축제로 만들어 보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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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8.09.08 09:24:15 *.122.201.23
귀여운 여행기네요~
사진도 많고, 인물도 많고... 잘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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