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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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눈이닷!
부풀어 오른 자동차들이 갓 구어낸 빵같다.
가로등 아래 반짝이며 나뿐히 내려오는 눈꽃송이들.
아침이 오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나가보고 싶다. 푹신한 발걸음을 느끼고 싶다.
눈이오면 이리저리 뛰며 좋아라하는 시골 강아지처럼 이 창문 저 창문을 왔다 갔다 한다.
이제 난 서울강아진데... 품위를 지켜야 하는데...
드디어 주인님을 깨우기에 이른다.
눈이 와요. 온통 하얘요. 나가봐야 겠어요. 우리 나가요~
흥쾌히 일어나 주는 착한 주인님.
어슴푸레한 골목. 새벽은 초록빛이다.
하얀빛이 푸른빛을 닮았다.
인도? NO. 아무때나 다닐수 없는 자동차 도로를 걷는 기분이란...
목표지점은 우리동네 앙증맞은 놀이터.
하얀빛이 푸른빛을 닮았다.
인도? NO. 아무때나 다닐수 없는 자동차 도로를 걷는 기분이란...
목표지점은 우리동네 앙증맞은 놀이터.
그럴 줄 알았어. 좋아할 줄 알았어.
놀이터 나무의자가 눈꽃모자를 쓰고 흐뭇해하고 있다.
아~ 이때 잘 어울리는 멋진 시가 있었는데... 있었는데...
괜찬타..괜찬타..괜찬타...뭔데...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미당 서정주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낯이 붉은 처녀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울고
웃고
수구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운명들이 모두 다 안기어 드는 소리
큰놈에겐 큰눈물 자죽
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이얘기 작은이얘기들이
오부록이 도란그리며 안기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기어 드는 소리
이건 아니야. 이 정도론 안돼.
더 펑펑 내려야해.
난 나뭇가지가 온통 눈송이가 되는 걸 원한단 말야. 더 펑펑 내리렴~
나의 작은 움직임에도 와르르 쏫아져얀단 말야~
발자국 남기기 놀이에 열중 하는 사이
어깨를 움추리며 서있던 주인님은 공원을 가로질러 사라졌다.
와~~ 이 공원은 내가 접수했닷!
.
.
.
.
.
.
좀 있다 나타난 주인님.
차를 3일동안 묵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하는데
빵이된 자동차안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안보인다고....
그래서?
.
.
그렇다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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