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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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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일 11시 10분 등록

추모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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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두산 성지에서 미사를 드리면서, 안울려고 했는데, 또 눈물이.... 그건 죽음의 이야기가 아니었고, 잉태의 이야기였는데,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이야기를 신부님께서 해주시는데 나는 왜 눈물이 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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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는 준비하는데, 컨셉이 '춤추고 노래하라'여서 그런지 왠지 축제 같았습니다. 사부님께는 손인사를 보내요. '사부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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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잔에 너무 행복해져서 벌써 부터 들떠서 노래 연습하는 사람들도 한잔씩 주려했더니 이 양반들도 이미 신이 나 있고.

저는 건달처럼 살롱9를 돌아다니는데, 그게 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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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번도 입어보지 못한, 감히 그러지 못한 꽃바지를, 그것도 쫄바지 입은 이가 있어 부러워했습니다.

한번 만져봐도 되냐며... 슬쩍 만져 봤지요. 눈에 좋은 것을 담으면 꼭 만져보고 싶어져요. 위에서 아래로 마구 쓰다듬고 싶었는데, 그럼 병있냐고 할까봐 감히 그것은 못하고, 꽃바지의 무늬에 눈이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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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you for sentimentalism reasons." 이 노래를 왜 이렇게, 사랑한다는 말을 왜 이렇게  사랑스럽게 하는지..... 아, 좋다.

 

써니언니가 내 허리에 손을 감고, 뒤에 섰는데, 언니 손이 와인으로 덥혀진 내 손보다 조금 차서 나는 그 손을 만지고, 그리고 내 뺨에 언니 얼굴이 느껴지고, 왼쪽 귀에 언니의 목소리가 감미롭게 들리고, 예전에 고기를 싸서 입에 넣어주던게 생각나서 나는 또 행복하고. 둘이 갈대처럼 흔들리며 노래 부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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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노래하는 사람이 좋았어요.

그냥 그 순간에 사람들이 더 예뻐보이니까... 그게 뭔지는 지금은  알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충만하다, 사랑한다, 사랑받는다는 것을.

 

노래하고, 춤추는 중에 카메라를 많이 받으신 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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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부산에서 오셔서 즐기신 분도 있어요. 남도 여행팀.

 

밤늦게 집에 돌아오는데,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유기 월광보합과 선리기연에서 보리조사가 손오공이 깨치도록 그 앞에서 몇번이고 죽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건 손오공이 윤회의 고리 중에 스승 삼장법사의 자비를 깨닫고는 그의 제자로 들어가기로 결심하면서 그 되풀이되는 장면이 그치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럴까? 왜 손오공은 몇 번의 윤회 속에서 또 연인을 만날까 궁금했지요.   

동양에서 말하는 윤회라는 게, 몇 번을 돌아서 인연이 다시 만난다는 거, 그거 혹시 사랑이나, 기쁨, 자비 그런 게 채워질 때까지 같은 시간대를 도는 게 아닐까 하구요. 신의 시간은 아주 무한하니까, 몇 겁을 돌던 같은데, 사랑으로 채워지는 그 순간이 바로 시간의 미로를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하구요.

 

무슨 말이냐구요? 어제밤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충만하여, 시간이 멎고, 시계가 죽고, 다시 그 생을 살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미 다 채워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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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01, 2013 *.194.178.73
저마다의 방식으로 선생님을 추억하며, 그 추억을 공유하며, 노래하며 춤추며 즐기는 축제의 시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슬프도록 아름다워서 애잔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선생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제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슬픔을 추스리기도 힘든 시간 속에서 귀한 시간과 공간을 준비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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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04, 2013 *.39.145.41

만나고, 이야기하고, 웃고, 울고, 떠들 수 있었기에 선생님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 선생님께서 함께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여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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