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30대에 접어드는 첫 해에 ‘나를 찾는 여행, 꿈 벗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10년이 지나서 벌써 내 나이가 40대에 첫 걸음을 때려고 한다. 그래서 30대에 내가 무엇을 했고 어떤 일이 일었는지 나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얘기해주려고 한다.

10년 전 꿈 벗 여행을 하면서 30년 살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나 자신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나를 사랑하지 못한 이유도 알게 되었다. 꿈 벗 여행을 하는 동안 10년 뒤에 생길 나의 가게를 꿈꾸며 나를 알았다면, 여행이 끝난 뒤 자궁 밖을 나가면서 이제는 내 스스로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기로 결심했었다.

그 중 첫 번째가 학창시절부터 20대 때까지 나를 괴롭혔던 영어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는 동안에는 어떻게든 영어랑 부딪혀야 했다. 그래서 나는 2010년에는 영어 공부에 1년간 올인했다.

매일 아침 5시 반이면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뜨고 화장실로 향했다. 간혹 게으름을 피우는 날이 있긴 했지만 그 날은 전날 늦은 귀가 때문에 알람 소리를 못들어서였다. 그렇게 1년간 아침 공기를 마시며 영어 학원을 다닌 결과 이제는 영어가 두렵지 않다. 어디서는 영어로 나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 극복으로 인해 나는 자신감을 조금씩 찾기 시작했다.

영어 극복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은 나는 10년 뒤의 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하나씩 준비했다. 저녁시간, 주말 시간을 이용해서 문화센터의 요리강의를 듣고 한/중/일식 및 제과, 제빵 자격증을 한 해에 하나씩 취득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 주는 것이 나의 행복임을 새삼 다시 느꼈다. 제과, 제빵 자격증을 취득한 나는 주위 사람들의 기념일이 되면 내가 직접 케이크나 쿠키를 만들어 선물했고, 받는 사람도 좋아했다. 맛있다고 얘기해주는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힘입어 온라인으로 기념일 제과, 제빵 선물 가게를 오픈했다. 처음에는 한 달에 2,3건만 들어오더니 지금은 한 달에 20건 이상 들어오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부 수입으로는 만족하고 있다.

내가 등산을 시작한 건 20대 마지막 해였다. 그 전까지는 힘들고 숨차게 산을 왜 오를까?라고 생각했었는데 한번, 두번이 지나면서 점점 등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내가 2009년에 처음으로 올랐던 산이 계룡산이었다. 그 때 계룡산 정상에서 느꼈던 그 짜릿함과 내 몸이 빠져들 것 같은 경치를 보고 산이 좋다라고 느꼈다. 그 이후 매주 등산을 가서 지금까지 한국의 명산 중 99개를 채웠다. 이제 마지막으로 지리산 종주가 남았다. 지리산은 왠지 종주를 하지 않으면 서운할 것 같은 느낌에 40대가 되는 해가 가기 위해 아껴뒀었다. 이제 지리산만 가면 한국의 100대 명산을 다 채운다.

그렇게 매달 한 번씩 가족과 여행을 갔고, 그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우리 가족은 너무도 화목한 가정이 되었다. 서로에 대해 좀 더 알아가기 시작했고, 서로의 꿈이 무엇인지 공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매년 마지막 달인 12월에는 아듀! 여행을 떠났다. 아듀! 여행에서는 지난 1년 동안 내가 무엇을 했고, 다음 해에는 무엇을 할지 계획도 세우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듀! 계획은 내가 남편과 연애하면서 매년 12월 31일이면 간소하게나마 해오던 연례 행사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둘만 해오던 것을 이제는 가족과 함께 한다. 그리고 우리는 매년 우리들만의 달력을 만들어 이제 마지막 달력인 10개를 채웠다. 그 달력이 우리 가족의 역사이자 추억이고 보물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이 함께할 때까지 이 작업을 계속 할 것이다.

나는 2003년, 내 나이 23살 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연애 8년 차가 되었을 때 우리는 결혼했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조금의 트러블이 있었지만 지금은 서로를 존중해주며 꿈을 지지하는 서로의 팬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의 가족도 4명으로 늘어났다. 남편이 좋아하는 딸과 내가 좋아하는 아들이 한 명씩 생겨 우리 집은 두 아이들 덕분에 매일 아침이면 전쟁터다.

그리고 나는 36살이 되던 해에 차장으로 승진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어리버리하게 실수도 많이하고 개발관련 전문 지식도 몰라서 헤맸었는데 지금은 한 팀을 이끄는 팀장이 되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나는 내 꿈을 위해 퇴직 준비를 할 것이다. 그리고 나의 통장에는 10년간 모아온 꿈의 자금인 2억이 생긴다. 이제 한 달 밖에 안 남았지만, 이 회사가 나의 첫번째 직장이며 마지막 직장이고, 이곳은 나에게 경제력뿐만 아니라 나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제 두 달간 나만을 위해 세계 일주를 떠날 것이다. 나의 가게를 갖는 것만큼 내가 하고 싶었던 세계 일주는 10년간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 여행이 끝나고 나면 나는 훨씬 더 많은 것을 포용하고 넓게 바라보는 시야가 생길 것이고, 그 마음을 담아 10년간 기다려 왔던 나의 꿈 Food medical Attendant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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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궁 밖으로 나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한 발짝 움직였습니다.
처음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에는 긴장도 많이하고 호기심 가득하게 마음이 무거웠는데
지금 내려가는 기차에서는 이렇게 10대 풍광을 올리면서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갑니다.

2박 3일간 좋은 추억,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2박 3일간 열심히 나를 생각해준 나 자신에게도 감사합니다.

                                                                       - 내려 가는 기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