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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9일 06시 11분 등록

2013년 12월 9일.


무엇이 선후인가로 헛갈렸다. 다행이다. 


그림은 재현이라고 한다. 꿈풍광을 쓰고 그리는 것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그것이 이미 일어난 것처럼 말하는 것이라면 그것 또한 재현이다. 세상에 이미 있는 것을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말하는 것처럼, 꿈그림은 세상에 이미 행해진 것을 그리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선후를 헛갈려했던가 보다. 


보르헤스는 시간의 미로에서 그가 아주 긴 시간동안 그가 무엇인가를 하고 그가 살고 늙는다면, 영원히 늙지도 않은 세계에서는 그는 어느 나이 대의 모습(삶)인가를 물었다. 그것에 대한 답은 '그가 된 그 순간의 모습'이라 했다. 단테의 신곡에서 지옥에서 파울라와 그의 연인이 항상 그 모습인 것과 같이.

보르헤스 소설 속에서 어느 군인이 자신이 혁명전사이길 꿈꾸었다. 그는 과거에 혁명전사를 제압하는 군인이었다. 그리고 그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미친 사람이 되어 버린 듯이 혁명군 편에 섰다. 그는 오랫동안 그것을 꿈꾸었고, 나중에야 그것을 이루었다. 후세에 사람들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헛갈려했다. 그 자신 또한 마찬가지였다. 


꿈을 이룬다는 것과 그 혁명전사의 이야기를 나란히 두면, 시간은 이상한 것으로 이미 그 사람이 되고, 나중에 그것을 하나씩 펼쳐 보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는 꿈풍광이란 것을 적나보다. 이미 일어난 모습을 보고서 그것을 마음에 간직한 채 살아가면서 그것을 하나씩 세상에 꺼내 놓는다.  

꿈꾸는 우리는 한 순간에 전체를 느끼고 볼 수 있다. 

순간와 영원, 전체와 하나가 같은 것이 되게 하려면 그속에서 나와서 그것을 만들어야 한다. 마음 속에 만들어 진 것을 밖으로 꺼내 놓는다.


◆ 선후가 뒤바뀐 풍경들

#1. 1인 기업

2014년 달력에 그해의 일정을 기록해 두었다. 가을에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그 과정과 결과물을 겨울에 전시했다. 자신의 미래 모습을 담은 것을 제작했다. 우리는 그것을 하는 순간 이미 그 사람이 되었다. 전시회에서는 꿈그림의 주인공들과 그것을 응원하는 활동을 한 시각화 작업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개인의 꿈과 개인의 꿈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 더 큰 꿈으로 다시 태어났다.


#2. 써머힐 방문
교육을 중심에 둔 지역 공동체를 꿈꾸는 멤버들과 함께 몇 군데의 학교를 탐방하고 있다. 그동안에 사례 조사를 통해 알아온 학교를 직접 방문한다니 너무나 설레였었다. 나는 여러 학교 중에 써머힐을 방문하였다. 대안학교에 대한 꿈을 심어준 학교를 돌아볼 수 있었다.  학생들의 안내를 받아 학교 곳곳을 둘러보았고, 수업에도 참여했다. 자치회에 참여하고, 식당의 공동생활을 직접 경험하고, 농장체험을 함께했다. 그리고 일주일간 학교 밖 마을에 머물면서 학교와 연계한 활동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이때 본 것, 느낀 것은 자세히 기록하였다. 학교와 지역 공동체의 발전을 연결시켜 구상하게 되었다.


#3. 자신의 꿈과 나란히 선 사람들

'무엇이 하고 싶어요?'

'꿈이 뭐예요?'

나는 위험한 질문을 했다. 그것은 또한 유쾌한 것이기도 했다. 꿈을 꾸는 사람이 자신과 세상을 바꾼다. 나는 꿈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현재에서 실행할 궁리를 해나갈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나는 그림으로 그들을 응원했다.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했다. 그 그림들을 모아서 2014년 겨울, 전시를 했다. 우리는 서로가 꿈의 지지자가 되었다.  

자신이 만든 로켓을 우주로 보내겠다는 태영이의 꿈을 그린 것과, 세계에서 제일가는 기업을 만들고 경영하겠다는 금오와 아프리카에서 질병을 퇴치하겠다는 영수의 꿈, 사람간의 교류가 우선시되는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지산이의 꿈과 우리나라 최고의 식물학자가 되겠다는 민영이의 꿈을 그린 그림을 둘러보았다. 테마파크, 청소년 문화센터, 로봇박사도 눈에 띈다.

내 꿈을 그린 그림 옆에서 내 꿈의 지지자이자 가장 든든한 동반자인 남편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4. 중국 북쪽지역 여행 
배를 타고 중국에 닿았다. 토지의 주인공들이 배를 타고 도달한 곳에서 부터 여행은 시작되었다. 소설 속의 시대배경으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광할한 공간이 주는 압박감은 시대를 넘어서 느낄 수 있었다. 서희와 길상이 일행을 따라서 소설의 무대가 된 곳으로 천천히 이동해갔다. 그곳에 서서 나는 그들이 몇년에 걸쳐서 성장한 것을 그대로 흡수하여 그들처럼 바람을 맞으며 섰다. 자신의 두발로 서서 자신의 얼굴로 바람을 맞을 만치 굳건하게 성장하고 싶었다. 광야는 계속해서 내게 말을 걸었다. 하루 종일 달려도 계속되는 지평선은 나를 내면의 세계로 이끌었다. 나는 막막한 광야에선 넓은 공간에서 느껴지는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맘껏 즐겼다. 그리고 경의선(철도)을 타고 옛 서울에 도착해서, 현재의 서울에 도착했다.


#5. 배움과 공유

배움을 멈출 수는 없다. 배움은 너무나 재미난 일이다. 자신이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될 기회를 스스로에게 주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배움의 장을 펼치는 것 또한 신나는 일이다. 학교는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이 한 곳에 있는 것이다. 건물이 아닌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선 장이 펼쳐지는 것. 그곳에서 같이 하고 있음을 아는 것. 

최근에 탐구한 꿈을 시각화 하는 것과 동기부여에 관련하여 모은 자료를 정리하였다. 자발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실험하였고, 자발적 동기부여를 지속할 시각화작업을 찾아냈다. 실험내용을 토대로 꿈을 향해 다음단계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액션, 안전지대를 탐구했다. 각각의 실험은 책의 각 장으로 구성되었다. 이것들을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하여 다시 실험하며 검증하고 있다. 실제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시각화하며 도약하고 있다. 각 단계에서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이들은 가속을 내기 시작했고 그 과정을 공유했다. 나는 이 과정을 두번째 책으로 내었다.


#6. 비젼스쿨 졸업식
비젼스쿨의 졸업식의 변함없는 레파토리이자 가장 신나는 행사가 진행중이다. 자신의 꿈을 형상화한 작품을 학교 박물관에 놓는 것이다. 졸업생들은 자신의 꿈을 표현한 조형물 옆에서 V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는다. 같이 사진을 찍자는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많은 사진을 찍었다.


#7. 여행과 만남

Love Virus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다. 많은 아이들을 개인이 후원하기 어려워서 여럿과 함께할 궁리를 했다. 100명의 어린이를 후원할 방안을 짰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엽서를 받은 사람들이 후원에 동참해주었다. 1

나는 로드리큐와 체탄을 만나러 다녀왔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하는 체탄에게는 운동화와 축구공을 선물했다. 도르리큐는 선생님이 되어서 자신이 즐겁게 배웠던 것처럼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아이들이 20살이 되는 때에 만나자고 약속했다.


#8. 꽃놀이
아버지 좋아하시는 겉절이, 어머니 좋아하시는 버섯, 남동생 좋아하는 소세지, 치킨, 막내 좋아하는 과일,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싸가지고 나들이를 갔다. 벚꽃이 좋은 언덕에서 하루 종일 놀았다. 왁자하게 시끄럽게 놀다가 해지는 것을 보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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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9 11:12:52 *.252.203.12

오랫만에 이 꿈풍광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꿈벗 어게인이란 글이 공지되면서 말이죠. 

꿈풍광을 업데이트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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