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나를

5천만의

여러분의

  • 상현
  • 조회 수 105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7년 2월 26일 01시 05분 등록

※ 성격유형(MBTI / 에니어그램)

    - MBTI : INTP(아이디어뱅크형)

    - 에니어그램 : 4번(예술가)과 5번(사색가)이 비등

 

 

o 몸무게 75kg 달성(20176)

아버지의 전설을 접한 건 사촌형과 마을 어귀의 정자를 지날 무렵이었다.

저거 아냐?” “뭐요?” “작은아버지가 왕년에 저거 들었다는 거

마을의 수호신인양 콘크리트 받침대에 정좌한 바위는 100kg이 족히 넘어 보였다. 아버지의 DNA를 대물림했는지 힘 꽤나 쓸 일엔 그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소싯적엔 그랬다. 그가 직선의 힘에서 곡선의 부드러움으로 노선을 바꾼 건 순전히 요추 4~5번 디스크의 고장 탓이었다. 발레 스트레칭이 연출하는 우아한 선에 매료되었다는 그에게서 세월의 무상함을 읽었다면 그래서일 거다. 세월의 순리를 따르며 좀 더 자유로운 길을 모색하던 그는, 저승의 문턱을 넘기에 거느적거리지 않을 몸과 마음을 갖기로 결심했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 그는 생각한다. 몸은 주인이 품은 자유를 짐작할 수 있는 표상 같은 거라고. 하루는 동선의 행적이다. 행적을 모으면 선들의 실록이 된다. 그는 자신이 붓이 된 느낌이 든다. 이왕이면 날렵한. 그의 몸이 사뿐사뿐 좌표를 옮기며 공간과 만날 때마다 선이 만들어진다. 그림 제목으로 선들의 최후를 떠올리다가, 그는 실없이 웃었다. 일생의 역작이 잭슨 폴록보다는 우아해야 할 텐데...

 

o 집시족 여행(20181)

일정을 계획하지 않은 20일간의 여행. 다만 시작과 끝을 정한 여행. 그는 가족과 함께 그것을 꼭 경험해보고 싶었다. 우울증 증세가 있던 아내가 집시족 여행 후 많이 밝아졌다는 회사 동료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 그들은 캠퍼 밴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낯선 섬에서, 영하 10도가 넘는 강가에서, 때론 마음씨 좋은 쥔장이 내준 사랑방에서 서로의 체온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살았다. 그는 내심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여행 3~4일차에 딸아이가 아빠, 고독이 나쁜 것만은 아니네하는 말에 안심했다. 멀지 않아 은퇴를 맞을 그, 곧 입시경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딸아이, 통합교육이 언제까지 그를 받아줄지 예측하기 어려운 아들, 그리고 그 모든 걱정거리를 머릿속에 담고 있을 아내에게 집시족 여행은 각각 무엇을 남겼을까. 보이는 것은 준비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우주의 선한 기운을 믿어보는 수밖에.

 

o OOO, 임대주택시장의 신흥 메이저로 우뚝(201812)

근속연수 21년차. 군대로 치면 병장 말년에 만난 일이 이런 희열을 안기다니. 오늘 아침 모 경제신문에 그의 업무와 관련된 기사가 떡 하니 실렸다. 그의 인생을 바꾼 인연은 그의 희망사항과는 별 연관이 없었다. 주로 샛길로 잠입해 뒤통수를 치는 형태로 그의 인생에 개입했다. 헌데 이번엔 달랐다. 그가 다니는 회사는 IT기업이다. 이동통신사로 불렸지만 컨버전스 시대에는 길동이나 순자처럼 촌스럽기 짝이 없다. 하여간 세련된 회사답게 구글, 애플,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기업을 벤치마킹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게 회사의 관심사인데, 그가 건설 사업에 뛰어들자니 기가 찰 노릇이었겠지. 게다가 건설판은 거친 동네라는 선입견이 콱 박혀 있으니 관심을 갖겠냐고. 근데 그건 그들의 착각이고. 그는 두 해가 넘는 시행착오 끝에 인지도 낮고 비싼 솔루션을 방문판매하듯 파느라 피똥 싸는 상황을 타개할 사업구조를 완성했다. 오늘 기사가 그걸 입증했다. 각각의 인빌딩 솔루션을 단일 패키지 상품으로 묶고 건설사, 투자신탁 등의 사업자를 밤낮없이 설득한 보람을 찾은 순간이었다. 이제 회사와 아름다운 졸혼을 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o 소설집 출간(2018)

담뱃가게 아저씨 나폴레옹이 출간됐다. ‘생후 599개월차 인생에 깃든 세상, 사람이 부제다. 철학자 김용규가 추천사에 그의 생각을 센스 있게 포착해 풀어 놨다. 그는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에서 영감을 얻은 김에 철학자에게 추천사까지 부탁할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추천사의 일부를 발췌해 본다. ‘쉰 살을 지천명(知天命)이라 했죠. 여기서 하늘은 이기도 하고 내면의 목소리기도 합니다. 하늘의 명을 따른다는 건 내면의 목소리를 경청하게 되었다는 말과 같죠. 정현종 시인은 이를 두고 사람이 온다는 건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오는 것이라 표현했고요. 한 사람의 인생에는 한 뿌리로 시작해서 수많은 가지로 뻗어나간 사람들의 흔적들이 있습니다. 그는 이 시대가 지닌 감성과 경험을 고유의 감각과 직관으로 훌륭히 소화해냈습니다. 인상적인 똥이었습니다.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네요.’

 

  o 가족 음악회(2019)

플롯 구력 5년차 아내, 체르니 30을 마친 딸, 알함브라궁전의 추억을 뜯고 싶지만 현실은 코드 맞추며 스트로크하기 바쁜 그가 뭉쳤다. 아들은 핸드벨을 맡았다. 한 달간의 피나는 연습 끝에 피아노음을 기초로 하나하나의 악기가 층층이 쌓이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에는 가까운 지인들을 초청해야겠다.

 

o 남자는 씨만 뿌리는 생이 아니다(2020)

자본주의의 최전선에서 기능과 역할에 함몰된 삶을 살아가는 남성들이여. 남성 스스로 생명의 길을 찾아야 할 때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자기연민과 무한 경쟁의 늪에서 벗어나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연대에 나서자

 

o 딸아이와 공저(2020)

일찍이 자신을 알고 내면의 힘을 믿는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시작이었다. 대담집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중 신화학자 이윤기와 딸의 대담이 롤모델이 되었다 성인이 된 딸아이는 과학기술의 발달덕에 더욱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곳은 인간이 주체로 살아가기 어려운 디스토피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보다 연대가, 타인의 이목보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행복의 길이 될 것이다. 딸아, 운명 앞에서 용감했던 안티고네를 잊지 말거라.

 

o 내 집 짓기(2022)

몸이 지구라면 집은 지구의 위성, 달이다. 그는 한 때 문과와 이과가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겠다 싶어 건축과를 꿈꿨다. 불행히도 공간지각력과 손모가지가 섬세하지 못해 포기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 취향이 물리적으로 반영된, 집에 대한 로망은 여전하다. 지하에 청음실을 만들고, 서가에 꽃힌 책을 뽑으면 비밀의 서재로 통하는 장치를 설치할까. 아이들을 위해서 필히 다락방을 둬야지. 이따금 찾아오는 친구들과 한 상 나눌 수 있게 텃밭도 조성해야겠고. 빗소리를 듣다 스르르 잠이 드는 원두막은 옵션이다.

 

o 발달장애인이 놀고 일할 수 있는 일자리 만들기(2025)

발달장애 아이를 둔 부모는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갈 때를 상상하면 마음이 심란해진다. 돈도 없고 일도 없는 노인들이 하루 종일 골방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라. 그들은 비루한 시간을 때우는 궁여지책으로 현실과 가상이 전도된 생을 산다. 발달장애인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런 삶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뿐, 그들도 일반인이상의 감각과 감정을 지니고 있다. 베어베터, 오티스타, 굿윌스토어 등 그들을 위한 일자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미술 등에 재능이 있거나,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꽤 되는 극소수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이 놀이고, 일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는 직장. 그는 자기 아이를 두고 볼 수 없어 꿈을 꾼다. 아들래미 하나라도 건사할지, 번듯한 직장이 될지 두고 볼 일이다.

 

o 통일 한국의 성장에 기여하는 프로그램 시작(2027)

흩어진 것을 묶기도 하고 때로 묶여 있는 나를 풀어놓기도 하는 끈 또는 매듭

변경연 연구원 면접시험 사전 미션으로 지리산에 사는 박남준 시인을 찾아갔다. 시인은 들고 간 자신의 시집에 사인을 해줬다. 알쏭달쏭 뭔 말인지. 관상촉이 있단 소문을 듣고 내심 기대를 했는데 신탁의 내용이 오리무중이었다. 실마리가 풀린 건 6~7년이 지나서였다. 그는 자신에게 맥락을 짚어내는 재능이 있음을 알았다. 관계없을 것 같은 사물과 사물을 맥락의 다리로 연결하는 힘. 그는 자신이 작가의 운명을 타고 났음을 안다.

 

이 대목에서 묶여 있는 나를 풀어놓기도 하는 끈에 주목하자. 맥락은 나와 타인이 공감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자신의 잠재태를 수면위로 잡아채는 죽비 같은 것이다. 그는 어째 살아생전에 통일이 될 것 같은 예감을 받는다. 그것도 10년 안에. 통일이 실현되면 시인의 메시지는 어떤 팩트로 귀결될까. 그 때를 대비해서 복채를 두둑이 준비해놔야 하는 거 아닐까.

IP *.66.16.51

프로필 이미지
2017.05.22 13:37:53 *.216.19.34

오빠의 소설, 빨리 읽고 싶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9 더 비움으로 더 채워진 나의 꿈, 나의 신화 해피맘CEO 2017.02.26 2422
468 나는 다시 10가지 꿈을 꾼다 file 차칸양(양재우) 2017.02.26 1010
» 10대 풍광 : 9년만의 개정판 [1] 상현 2017.02.26 1054
466 10대 풍광 - 꿈을 토핑한 인생 [5] 꿈벗정양수 2017.02.25 1078
465 [꿈벗 42기-사이다]이해경 10대 풍광(version 1) 경쓰 2017.02.22 935
464 [꿈벗42기-사이다]홍정길 10대 풍광 (Ver 3.1) [1] 송암 홍정길 2017.02.08 1007
463 [꿈벗 40기]소풍과 파도 이승희-10대풍광 file 은석 2016.12.31 943
462 [꿈벗 41기] 윤현석 - 10대 풍광 (Rev.0) Norway 2016.10.20 989
461 [꿈벗 41기] 권정무 - 10대 풍광 VER. 1 꿈벗41기권정무 2016.10.18 929
460 [꿈벗 41기] 방세영 - 10대 풍광 VER. 1 [2] Jenicah 2016.10.13 1068
459 [꿈벗 40기] 정산 변은경 10대 풍광 [2] 방콕오렌지 2016.07.24 1272
458 [꿈벗 40기 - 효산, 김동우 10대 풍광] [2] 효산-김동우 2016.07.22 1129
457 10년의 회고 [2] 정수일 2016.07.11 939
456 2007 10대 풍광 Revisited in 2016 file [2] 김호 2016.07.09 1018
455 [꿈벗 40기_소풍과 파도]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 [2] 윤정욱 [꿈벗 40기] 2016.07.06 1045
454 [꿈벗 38기_국가대포] PAX Gianny 2014.11.03 1640
453 꿈을 꾼다는 것은 그것이 된다는 것 [1] 타오 한정화 2013.12.09 2979
452 꿈벗1기 재수강?몇기] 숲기원의 꿈은 [2] id: 숲기원숲기원 2013.11.09 2615
451 Again 10대 풍광 - 나의 직업 나의 미래 [3] 자로 2013.10.30 2901
450 [꿈벗39기_황급비율] 10대풍광 [1] [3] 시루봉 2012.11.17 3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