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나를

5천만의

여러분의

2010년 3월 29일 17시 03분 등록

최선이 아닌 길에 올랐다.
최선이라 최면을 걸며 오늘도 신나게 걷는다.

걷다가 뒤를 돌아본다.
저 멀리 앞쪽도 한번 쳐다본다.
예전 같으면 화가 치밀텐데

배부르고 등따신 지금
최면은 참 쉽다.

모든것이 상대적이고 생각 나름이라더니
얼마전 겪은 한차례의 풍랑은
현재가 평화로움을 새삼 깨우쳐주었다.

성급하지 않게 차분하게
그러나 꾸준하게 찾겠다.

나를 흥분시키는
나를 웃을 수 있게 하는
그런 무엇을

=========================================================================
OO야!

금요일에는 오랜만에 만나 수다떨어서 즐거웠다.
추운데 잘 들어갔는지, 엄니 아부지한테 혼나지는 않았는지?
뜨개질 잘하는 친구 덕에 덜 혼났나?   ^^

치아 교정 잘 되었더라.  교정해서 그런가?  점점 더 이뻐지네...^^
30살라도 아직 고등학생 같아 보이니까 네가 마음만 30대가 아니면 되겠다.

지난번에 아플 때를 얘기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너를 보고
말보다 훨씬 힘들었음을 느낄수 있었다. 맘이 아팠다.
그렇게 힘들고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꾸억꾸억 출근버스에 오르게 되는 것이 우리네 삶인가도 싶고.

말 많은 다른 친구들이 끊임없이 쏟아내는 바람에 네 얘기를 많이 못들었지만
잠깐 잠깐의 네 얘기에서 네가 참 답답해 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잠시 너도 잘 아는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잘 아는 것 처럼 나는 퇴사를 두번이나 생각했었다.
그 때마다 나를 잡은 것은 가족이라 생각했었다.
나는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이며, 아들이며, 아빠다. 심지어 제부에, 이모부에...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 시선들속의 기대가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나의 자유는 오로지 상상속에서 뿐이고 실천은 절대로 할 수 없었다.

최근 여유가 주어졌고, 생각지도 못했던 목디스크 판정과 친구의 쓰러짐등의 사건들이 있었다.
또 한명의 죽마고우는 회사에서 불합리한 처우에 힘들어 하다가
고향으로 내려가 PC방을 차렸고, 한달에 1800만원씩의 수입을 기록하며
나름의 여유를 즐기며 살고 있다.

내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라고 말했던 것...
그냥 아무생각 없이 유행가의 후렴구를 따라하듯 그렇게 하는 말이 아니다.  

대학교 2학년된 한 복학생이 고민을 얘기하는데,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는데, 아버지와 할머니를 걱정하더라.
"내가 이것이 잘 못되면 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떻게 될까?"
난 그 친구에게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 보라했다.

네가 재미있어 하는 일은 뭐지?
여행 좋아하나? 맛있는거 먹고, 여기저기 풍물을 보며 돌아다니는 것?

우리와 같이 범생으로 자란 사람들은 부모에게 선생님께 친구에게 사육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 같이 결혼한 사람은 사육권을 부모에게서 아내와 아이들의 손에 넘겨주었을 뿐이지 여전히
죽을 때까지 사육당하는 것은 계속되는 것 같고.
즐기고 놀고 하고 싶은 것을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결정을 할 때면 내 주인님께 물어봐야 하는 것.
내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서도 주인님을 찾아야 하는 것.
사실 더 큰 문제는 이 길 앞에 갈림길이 있는지도 모르고 가고 있다는 것.

목디스크의 통증이 한참 심할때는 누우면 혼자 일어나기도 힘들어서 아내를 도움을 구했지.
의사가 했던 목디스크가 스트레스 기인이라는 말이 떠오르고, 이러다가 심각하게 되면 어떻하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전신마비인 친구가 있어서 그런 생각이 더 쉽게 들었지.
결론은 그거였어. 이렇게 살다 죽으면 정말 억울할 텐데. 차라리 죽으면 모르지 정신 멀쩡한데 불구가 되면 지금까지 나는 없이 타인을 위해 살아온 인생이 얼마나 한이 될까?

그래서 아내에게 말했어.
'고백할게 있는데, 나 상무 못될것 같아. 아니 안 될 수도 있어. 그냥 공무원처럼 다닐래. 그래도 괜찮지?'
이 말 꺼내기 참 힘들었다.  지금까지 나에 대한 기대의 끈을 싹뚝 잘라버리는 것이었거든.
힘들었던 만큼 효과도 컸다.   (아내가 돈벌러 간단다!  ㅋㅋㅋ  농담^^)

내 마음에 자유를 부여한 큰 의식이었다.

그런데 더 웃긴 것은 내가 그 때 자른 끈은 내가 아내에게 묶어놓은 끈이었다는 것이야.
나의 부모님에게 착한 아들, 말 잘듣는 아들로 통하던 그 끈을
결혼하면서 아내에게도 하나 만들어 묶어 두었지.  아이들이 생기면서 하나씩 더 만들었고.
난 남들에게 얘기하면 부러워 하는 그런 회사를 다니는 남편과 아빠로 살겠다는 마음의 끈.

그 끈을 자르는데, 아내는 '누가 상무되라고 빌었어? 자기 하고 싶은거 하고 살아' 라고 하더라.

너와 네 부모님을 묶고 있는 그 끈은 뭐지?  누가 묶었을까?
끊으면 아플까?

네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
굿이라도 하는 심정으로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다.
무엇보다도 네가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다음에는 암모니아 99% 홍어로 한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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