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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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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26일 22시 43분 등록

10대 풍광

 

# 1) 2012년 11월 11

드디어 그날이다. 직장인들의 꿈을 이루는 그날.

나는 당당히 팀장님 앞에 섰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동료들과도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나의 짐을 정리하여 사무실 문을 나섰다. 후배들이 따라왔다. 모두가 아쉬운 표정이었다. 서운했지만 그만 들어가라며 돌려보냈다. 인사팀에 들려 나의 사원증을 반납했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 정문으로 향했다.  마지막 보안 검사를 마치고 정문을 나섰다. 이제 10년 동안 몸 담았던 회사와 진정한 이별이다. 시원섭섭하다. 아니 뭔가 모를 두려움과 설렘이 동시에 느껴진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또 하나의 멋진 드라마를 꿈꾸며. 나는 천천히 회사와 멀어졌다.

 

# 2) 2013  10월 10

마냥 조용하다. 산 속에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노트북 하나와 가방 하나를 매고 나는 주왕산 주산지에 올랐다. 작은 책을 하나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번 책은 내가 내는 4번째 책이다. 이번에는 10년 동안 회사에서 배운 이야기들을 책으로 담고 있다. 주제는 그 속의 사람들이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엔지니어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호수를 바라보며 노트북을 꺼냈다. 새소리와 함께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장단을 맞추고 있다. 행복하다. 내가 느끼고 보았던 엔지니어들의 이야기가 편안하게 노트북에 담긴다.

 

# 3) 2013년 12월 1

메일이 한 통 와 있었다. 내 책을 읽은 독자의 편지였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단다. 그러면서 그의 고민에 대해 털어놓았다. 취업을 앞두고 있으나 그것이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래 전 내가 하는 일을 꿈꾼다고 했다. 내가 그의 롤 모델이 되어 있다고 너무나 행복했다. 그리고 답장을 썼다.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라고 했다. 꿈을 꾸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으며, 그 꿈을 꾸면 언젠가 비슷하게 닮아간다고 했다. 내가 알고 있는 노하우를 담아 그에게 보냈다. 몇 달 후에 다시 메일을 받았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합격을 했다는 것이었다. 내 메일이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흐뭇한 미소가 내 얼굴 전체로 터졌다. 누군가에게 꿈을 주고 희망을 선물한다는 것. 이것이 내가 사는 이유인가 보다.

 

# 4) 2014년 12월 29

강남의 호프집을 찾았다. 오랜만에 옛 회사 동료들과의 만남을 위해서였다. 선배와 후배 5-6명이 반갑게 나를 맞아주었다. 오고가는 시원한 맥주 속에서 이야기가 싹트기 시작했다. 회사이야기며, 상사들, 자신의 미래 이야기에 대한 얘기들이 이어졌다. 다들 지쳐있었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내가 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 크리에이터 일을 하면서 나는 작가이자,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내가 관심있는 분야나 경험했던 분야들의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정리하여 1년에 1권 정도 책자를 만들고 있으며, 프리랜서 기자를 하며 멋진 여행지며 역사 탐방, 그리고 해외 오지들을 다니고 있었다. 모두가 부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모두가 이런 삶을 살 수 있다며 건배를 외쳤다. 사실 누구나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단지 용기가 문제일 뿐.

 

# 5) 2015  4월 5

사진기를 꺼내 할머니의 얼굴을 담았다. 그리고 뷰파인더를 통해 찍은 사진을 할머니에게 보여드렸다. 주름살이 뚜렷하게 보이는 할머니. 쑥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사진을 드려다보았다. 지금 나는 글이 함께하는 사진 화보집을 만들고 있다. 제목은 ‘행복 풍경’이다. 삭막해지는 오늘날 우리 시대의 행복을 가치를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누군가 그랬다. 진정한 행복한 소소함에서 시작된다고 그 소소함을 글과 함께 사진기에 담고 있다. 어제는 농구장의 열광하는 모습을, 그리고 내일은 수능 끝나고 나오는 학생의 표정을 담을 생각이다. 100가지 멋진 행복 풍경 . 이제 30가지 풍경만 담으면 책자는 마무리할 수 있다.

 

# 6) 2015년 5월 15

오늘은 강연이 있는 날이다.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할 때마다 항상 긴장의 연속이다. 사실 많은 강연을 들어왔지만 내가 기억하는 강연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나 역시 그런 시행착오를 겪기는 싫다. 재미와 감동 모두를 청중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람이다. 수십장의 슬라이드 노트를 다시 확인하고 확인했다. 오늘의 주제는 ‘한국 기업의 리더십’이다. 내가 그동안 보아왔던 경영층들의 이야기들과 숨은 이야기들, 그리고 지금까지 발전할 때까지의 중요한 의사결정 순간과 그 과정을 보여줄 것이다. 또한 최근에 이슈가 되는 내용들을 그 속에 담길 수 있도록 철저하게 컨셉화 시키고 중간중간 웃음을 만들 수 있는 요소들도 가미했다. 이제부터 나는 연극배우가 된다. 모두가 무대 위에 나에게 빠지도록 연기할 것이다. 드디어 프리젠테이션이 시작되었다. 긴장감과 함께 짜릿한 긴장이 다가온다.

 

# 7) 2016년 7월 7

나는 지금 모하비 사막 한 복판에 있다. 지금 뿌연 먼지를 내며 위장막을 씌운 차 한 대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차량 해외 혹서기 테스트에 대한 기사를 부탁해서였다. 차량의 주행 상태과 과정, 그리고 테스트 드라이버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곳을 토대로 또 하나의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토리텔링이 시작되었다. 현지 마케팅과 광고 담당자가 나와서 내 작업을 지원해주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글은 우리나라의 잡지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 마케팅을 위해 새롭게 활용될 예정이다.

 

# 8) 2016년 9월 15

사막 저 멀리 해가 지고 있다. 정말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다. 그 풍경을 배경삼아 나와 내 아내가 있다. 1920일간의 호주 캠핑카 여행. 예전에는 상상치도 못했던 여행이다.

떨어지는 해를 보며 나는 와인 한 잔을 따랐다. 그리고 아내에게 건넸다. ‘사랑해’ 그 말과 함께 부드러운 키스와 함께 와인을 마셨다. 이것이 내가 진정으로 꿈꾸던 여행이다. 오늘은 이곳에서 캠핑을 하고 내일을 에어즈락에 오를 생각이다. 그 위에서 호주 대사막의 풍경을 확인해볼 생각이다. 여기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정리했고, 내일 나의 블로그에 올릴 예정이다. 행복하다.    

 

# 9) 2017년 10월 10

따사로운 햇살에 눈이 부시다. 정말 나들이 하기 너무 좋은 날씨다. 내 아이의 손을 잡고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아이에게 야구를 가르쳐 볼 생각이다. 어린 시절 야구를 좋아했지만 공간도 부족했고, 같이할 수 있는 아이들도 없어서 제대로 해보지 못했던 나였다. 잔디밭에 올라서 서로 공 던지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수가 잦더니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했졌던 모양이다. 30-40분 공 던지기를 하니 슬쩍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의 아내의 목소리가 저 멀리에서 들려왔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시원한 음료수를 가지고 왔다. 함께 잔디 위에 앉아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웃음꽃을 피웠다. 회사생활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여유가 그대로 느껴진다.

 

# 10) 2020년 1월 1

 

앗 이게 왠 일인가. 인터넷을 들어가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최근에 출판했던 나의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이었다. 나의 10번째 책이다.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다니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다. 한 순간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 그 분에게 메일을 한 통을 썼다. 바로 구본형 선생님에게. 10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리고 정말 감사한다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이번 일을 통해 나는 다시 한 번 너무나 당연한 진리를 깨달았다. 누구든지 꿈을 그리면 언젠가는 그 꿈을 닮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제 나는 많은 선배들이 내게 꿈을 나눠졌듯이, 나 또한 누군가의 인생선배가 되어 그들에게 꿈을 선물해줄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 살아 숨쉬는 그 날까지….

 

 

2010년 426

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지난 23일 동안 나는 꿈을 그렸다. 끊임없이 머리 속을 헤매고 다니는 꿈의 조각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오늘 하루 그 그림을 가슴 속 깊숙이 되새기며 한 시간, 한 시간을 보냈다. 일상 속에서는 여지없이 바쁜 업무와 회식이 이어졌다. 하지만 과거와는 다른 기분이었다. 명확해진 나의 꿈. 그 꿈 때문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난 믿는다. 세상에 못 이룰 것은 없다고. 이제 신발 끈 동여매고 그 곳을 향해 달릴 것이다.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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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2010.04.27 06:18:45 *.142.196.35
부천에는 맛난 치킨집도 있고, 삼겹살도 있고, 원두커피도 있고, 웰빙두부집도 있고, 수제비도 있고, 비빔밥도 있고, 스파게티도 있고, 막걸리도 있고, 소주도 있고....  없는게 없지요. 우리회장님 오시면 영광입니다. 
풍광속 그림처럼 카메라를 비서삼아, 캠핑카를 기사 대용으로 세계를 누빌 완승의 풍광에 별 다섯개 보낸다.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거야.  처방전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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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훈
2010.04.27 11:52:54 *.194.155.61
우연찮게 동침(?)을 하게 된 완승이형.
스토리텔러답게 형의 글은 잘 정리되어 있고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여행 마지막 날 형의 10대 풍광을 몰입해서 듣다가 갑자기 주산지가 가보고 싶어졌어.
머지 않아 한번 가보야겠다.
형...지금 이시점에서 30%를 잘 정리했다면 이제 남은 70%도 빨리 잘 정리하시길...ㅋㅋ
무슨 뜻인지 알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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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 홍정길
2010.04.27 18:08:24 *.28.190.230
뭐하나 부족함이 없는 모습에 놀랐어!
그리고 여긴 왜 왔을까하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로...
앞날이 훤하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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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7 23:40:42 *.226.153.99
멋진 우리 공장장님 풍광이
버전업 되어가면서 더욱 더 구체화되고 실현되리라 믿어용
씩씩하고 멋있게
잘 지내시고 계시겠지요?

새벽에 일어날라믄 지금 자야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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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경
2010.04.28 07:37:48 *.33.117.247
완승씨, 완승씨의 10대 풍광을 듣고 나니 내가 조언이랍시고 했던 말들이 너무 부끄럽더라.
다시 조언해도 될까? 당신의 글은 회사 홍보팀에서 썩히기는 너무 아까워.
1인 기업으로 보다 빨리 우뚝서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네.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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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영
2010.05.01 09:47:39 *.146.113.178
너무 멋진 풍광들이네요~
꼭 좋은 결실 맺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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