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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5일 08시 31분 등록

나의 직업 나의 미래 version 6.1

봄을 시샘하는 찬바람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옷장 속에 넣어두려던 겨울옷을 다시 꺼내 입으며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러운 마음을 정리했다.
한 해가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만 간다.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몸은 하나라 신경쓰이는 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6년 전 꿈 프로그램에 참가한 후 연구원을 하면서 시작하던 해부터 마음먹었던 ‘공부하는 삶’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야 하는데...
아쉬운 건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남는다.
그래도 오늘 하루 열심히 살고, 삶에 충실하게 자신을 바칠 뿐이다.

1. 마실, 품에 안다.

2006년 3월, 한정식 마실을 처음 시작할 때 정말이지 손에 땡전 한 푼 갖지 못하고 문을 열었다. 보증금을 한꺼번에 주지 못하고 6개월에 걸쳐 나눠 줄 만큼 힘들게 시작했는데 4년만에 내 건물이 되었다.
작년부터 다른 일을 준비하던 건물주가 무엇인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졌다.
매수할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가격차이가 너무 커 포기했는데 매입자가 나서지 않아 다시 협상을 하게 되었고, 가격이 맞지 않아 건물주랑 무던히도 신경전을 벌였으나 결국 시세보다 더 얹어주고 매입을 결정하였다.
이왕 구입할 거라면 손해 본다 생각하고 사라는 주위의 의견을 들었다.
어렵게 갚아가고 있는 부채를 생각하면 그 보다 더 많은 빚을 언제 다 갚나 싶기도 하지만 맘 편히 장사할 수 있는 것이 속편하고 좋기는 하다.

서울에 가게를 내고 싶은 생각이 더 많았고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당분간은 이곳에만 집중해야 할 것 같다.
한정식전문점으로서의 이미지를 잘 만들어 내고, 지역에서 좋은 식당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되겠다.
설 연휴가 끝난 다음 날 직원들과 함께 고사를 지내면서 노력하고 연구하는 마실, 고객중심의 마실, 직원들과 함께 하는 마실, 협력업체를 배려하는 마실, 지역에 도움이 되는 마실이 되겠다는 5가지 약속을 하였다.
메뉴개발팀도 한 명을 더 충원해 두 명이 업무분장을 하면서 제대로 시작할 것이다. 백세주마을같은 큰 기업에도 R&D 인력이 3명밖에 되지 않는다.
나는 삼성보다는 애플같은 기업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그래서 우리와 인연을 맺은 외식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레스토랑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2. 배움과 나눔의 새로운 도전, 외식경영연구팀

2010년 1년 동안 함께 모여 공부하고 탐구하면서 한 권의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하여 외식전문가가 되고 싶은 5명의 겁 없는 도전자들의 모임.
작년 연말 상견례를 마치고 2월 초, 천안에서 모여 한 잔 술과 함께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다.
마음이 너무 앞선 것은 아니었을까? 또는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은데 일부터 저지른 것은 아닌가?
수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 벌리기 좋아하는 선수가 어디 갈까^-^

모임부분은 연구소에 정기적으로 글을 올려 행적을 나타내기로 하고, 자체적으로 하는 공부와 탐구활동은 별도의 카페를 만들어 내부토론용으로 활용하기로 하였다.
책을 읽고 정리하는 부분은 너무 오랫동안 끌게 되면 지칠 수 있는 우려 때문에 최대한 여름이 오기 전에 마무리하기로 하였고, 봄부터 여름까지는 탐구활동을 집중하기로 하였다.
공부하는데 대한 개별적인 부담을 줄이고 전부가 함께 공유하고 참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식으로 책을 읽고 정리하면서 앞으로 만들게 될 책의 목차를 논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였다.
그러면서 하나 둘 각자 의견들을 정리하고 개괄적인 모양을 그려내면서 개개인들의 학습역량을 높이는 데 서로가 힘이 되어 주기로 하였다.
3월에 다시 만나 그 동안의 과정을 다시 한 번 더 정리하기로 하였다.

두 번째 책은 출판사에 원고를 넘겼는데 사정으로 여름경 내자고 연락이 왔다.
4월에 출간하는 하는 것으로 얘기를 나눴었는데...
어쨌든 출판사에서 그렇게 연락이 왔다.

3. 카페비즈니스, 본 궤도에 오르다.

내가 쓴 글에 매료되었다던 그가 레스토랑을 정리하고 천안에 내려왔을 때를 기억한다. 대박식당이란 단어와 식당비즈니스라는 매력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그가 지쳐 이곳을 떠나려 했을 때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8개월 동안의 고통과 번민과 갈등을 이겨내고서야 드디어 본 궤도에 오른 카페비즈니스는 지난 해 면요리전문점을 기획했던 과정에서 탄생한 파생상품과도 같은 것이다.
파스타전문점을 하려고 자리를 알아보던 중 우연찮게 알게 된 자리가 너무 아까워 인수해서 시작한 것이 지난한 과정의 출발이었다.
금융위기, 신종플루의 발생으로 유동인구가 줄어들고 씀씀이 자체도 아예 사라지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꼬였고 겨울 내내 우리들의 발목을 두고두고 잡았다.

그도, 나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할 때쯤 아주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반응이 없어도 지속적으로 시도했던 아이디어들이 정말이지 포기하려고 했을 때 조금씩 반응들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힐을 대신하는 슬리퍼, 창문에 낙서, 종이꽃 만들어 달기, 팩스와 프린트서비스, 독립된 공간의 보장,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장소활용, 저렴한 비용으로도 높은 만족도를 주는 피자와 음료 등등.
불량(?)스러운 아이들의 편안한 해방구와 같은 공간으로서의 카페를 만들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오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맹수의 등에 꽂는 창과 칼만이 마케팅의 전부가 아니라 유혹과도 같은 올가미도 마케팅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왜 잊고 있었을까?

드디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이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그것보다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폭주족, 강남역, 소녀시대, 아이팟... 그들이 원하는 아니 그들이 바라는 그것이 존재하는 곳에 그들은 열광하고 스스로 모여들기 시작하고 있다.

4. 세 번째 서울 도전기, 아쉬운 교훈

상계동에 오픈한 ‘마실 노원점’의 대박이후 자신감 있는 행보는 서둘러 또 하나의 조리교육세미나로 이어졌다.
월간 외식경영과 함께 준비한 첫 조리세미나는 ‘전주콩나물국밥’ 강좌였다.
성실하고 실력있는 한식요리전문가와 두 번씩 전주를 방문해 레서피를 작성하고 시연을 준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수강료에 비해 너무 평범한 조리세미나라는 것이었다. 일부 고객은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고, 급기야 주최측에서는 참석자 전원에게 미흡한 준비에 대한 사과까지 해야 했다.
인터넷을 뒤지면 그 정도 레서피는 한 시간이면 수십 개를 찾아낸다는 어느 수강생의 항의에 할 말을 잊었지만 지금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조리교육을 준비했고 이 정도면 각자 변형된 나름대로의 콩나물국밥을 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제대로 된 콩나물국밥 하나를 전수받으려도 이천만원을 달라고 하는 세상인데 그 가격의 1%도 채 안 되는 가격에 그 모든 것을 요구하는 그들의 바램이 지나친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만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교육내용이 불충분한 것일까? 아직도 고객을 모르는 것인가?

교육관련 시도도 벌써 세 번째다. 모두 다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더 이상 교육사업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하고 싶어도 내가 잘하지 못한다면 모두가 힘들고 어려워한다. 결국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서울은 참 어렵다.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언젠가 또 한번 정열을 불사를 곳이기도 하다.

5. 마실프랜차이즈의 롤 모델 ‘예치과 네트웍’

연구원 시절 예치과 대표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는 좋으신 분이구나 하는 정도로만 알았고 더 이상 그분과 나와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았다.
한정식전문점 마실이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10호점을 넘기게 된 지금에 와서 다시금 예치과 브랜드를 떠올리게 되었다.
우연의 일치마냥 예치과네트웍과 우리 마실은 오직 소프트웨어만을 가지고 프랜차이즈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다. 외식업계에서 우리와 같은 아이템으로 가맹사업을 하는 곳이 없어 이렇게 하는 것이 괜찮은 것인지 잘 모른다. 다만 우리 방식은 힘은 들지만 우리 돈이나 시설투자나 하는 것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쉽게 시작할 수도 있지만 정리할 때도 손해보는 것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처음엔 그것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막상 어느 정도 규모를 넘어가게 되니까 은근히 긴장도 되고 장기적인 계획아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치과브랜드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우와!!! 대단하다.
연구해볼만한 대상이었다.
환자중심서비스, 투명경영과 건전한 경영, 전문병원시대를 연 예치과네트웍은 의료업계의 대표브랜드가 되었으며 국내 50여개의 네트웍병원가맹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 소련, 미국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병원경영의 모델로 꼽히고 있다.
한정식으로 세계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는 롤 모델로 예치과를 선정했다.
진부한 프랜차이즈방식을 거부하고 소프트웨어가 중심인 지금 시대의 흐름에 맞는 스마트한 프랜차이즈비즈니스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IP *.152.8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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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10.03.05 08:33:39 *.152.82.64
맑은님!
수정하다 보니 글이 삭제되어 버렸습니다.
책은 여름경에 나온다고 합니다.
댓글이 사라져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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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3.05 14:58:47 *.36.210.155
오직 생생하게 살아있는 글쓰기를 하고 있는 변경연의 산증인! 간만에 일행과 아우님을 만나 반가웠답니다.

2006년 12월, 내가 처음 찾은 마실은 한 사람의 벗이 열심히 꿈을 향해 가는 곳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하나하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며 성실히 완수하는 모습을 우리 변경연홈피에 쏟아내는 것이었습니다.

1) 대학시절 운동권 등의 활동을 하느라 마무리 하지 못했던 학사를 우선 마치더니,
2) 사부님의 추천과 함께 서강대학교의 최고경영자들을 위한 전문 석사과정에 진학하여 마친 후 (이때도 사부님께서는 간간히 그의 댓글에 비싼 등록금내며 간판따려 하지 말고 성실히 임하라 일침을 가하시고는 하셨지요)
3) 곧바로 외식경영연구팀을 구성하여 지속하는 한편,
4) 변경연 연구원의 졸업장인 책을 당당히 출간하기도 하였습니다.
5) 그 후 여기 저기 대학에 출강도 해가며
6) 마실의 경영노하우를 프랜차이즈화 하더니 (- 현재 10여 지점 가맹 중)
7) 급기야 까페까지도 섭렵을 해나가며 경영적 수완과 영역을 아낌없이 펼쳐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8) 무엇보다 마실을 완전히 장악하여 땅과 건물의 소유주까지 되어 18명이나 되는 직원을 건사하며
 보다 안정된 상태에서 꿈에 박차를 기하고 있는 모습에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2010년 3월
천안 역사에 우리를 맞으러 나오는 마실장의 차량이 바뀌어진 데에도 놀랐습니다. (지난해 바뀌었다는데 몰랐음)
"다음 번에는 더 좋은 외제 승용차로 바뀌겠네." 하니 "사부님께서 아직 안 바꾸시어 ..."  하는 농담을 할 정도이니.

까페 탐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시험중인 자신의 까페를 서슴없이 오픈해 준 것도 놀랍고 고마운 일이며,
무엇보다 다시 들르게 된 마실의 변모에 감개무량함을 잊지 못합니다. 하려고 들면 진작부터 인수했을 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지만, 불과 4년만에 꿈꾸던 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린 마실의 운영과 성실한 노력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끊임없이 업 그래이드시키고 새로운 버전을 내놓으며 요모조모 자신의 꿈을 성실히 키워가는 모습에 반하여, 너무 기분이 좋아 융숭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전혀 미안하지 않고 기쁠 뿐이었습니다. 부러운 한편, 도대체 나는 뭘하고 있나 반성과 부끄러움으로 어찌해야 좋을지 고민이 되기도 하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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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10.03.08 09:05:45 *.149.87.148
자로형님...천안 방문 참으로 의미있었습니다.
카페의 경영현장에서 듣는 현장 소리는 아주 현실적이었습니다.
원가에서 부터 고객, 사업에 대한 이야기까지...어느 하나 놓칠게 없더군요.

예치과의 비즈니스는 한때 회사에 있을때 리뷰한적이 있었는데
'병원경영 지원회사(MSO : 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모델이었던거 같아요.
생각하시는 방향과 잘 맞는듯 합니다.

오는 4월 4일(일) 오후 2시 '까탐'미팅에 오셔서 도움 말씀 주십시오.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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